오늘은 실전적인 형태로 어떤 캣툴이 사용되고 있는지 정리하여 설명하려 한다. 나, 즉 공장 번역가의 실제 사용 사례를 들어 설명해볼까 한다. 몇몇 내가 정기적으로 일을 받는 회사들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이해가 될 것이다.
1. Agency 1큰 글로벌 회사다. 기업 문건 많다. 이 에이전시의 고객들, 이름만 들으면 누구나 아는 유명 회사들이다. 번역료 짜다. 그래서 번역가 풀 별루다. 요즘 사고 난 것 구제해주고 한 회사만으로 일감 부쩍 늘었으니 내가 구경도 못한 일 한참 더 많을 거다. 그리고 요즘 IT 양대 산맥 회사 중에 흘러나온 것 이 회사가 수주해서 프로젝트 2인에 들어가게 됐다. 한 달 전부터 시작할 때 됐다더니 아직 프로젝트 오리무중이다.
이 회사 전적으로 Trados 써오다가 요즘 고객 요구인지 smartling 작업도 이따금 온다. 요즘 trados 전적으로 쓰는 회사, 내 고객 중에 유일하다.작업 파일 ttx로, tm은 tmw로 온라인에 올려놓으면 번역가가 다운로드해서 작업한다.ttx와 tmw는 초보에겐 생소하겠으나 트라도스가 2007년 버전까지 사용하던 구닥다리 포맷이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이 회사에서 일하는 번역가들의 상당수가 2007년 버전 쓰고 있다는 이야기다. 왜 그럴까? 비싸고 구태여 바꿀 필요 못 느낀다는 거다.
나는 트라도스 2009를 쓴다. 현재의 트라도스 UI도 포맷도, 다 2009 버전부터 여기에서 출발했다. 2009 버전부터는 파일 포맷이 번역물은 SDXLIFF, TM은 SDLTM 포맷인가로 바뀌었다.
참고: 그리고
이 회사 일감 좋은데 드럽게 짜다. pm들 좋다. 사장이 문제다. 결제 조건 익월 30일에 정확하게 들어온다.90% 트라도스, 10% 스마트링앗 트라도스 필요하겠네? 더 읽으시라!
2. AGENCY 2이거 내가 상대하는 에이전시 중에 제일 크다. 원래 번역 회사가 아니다. 다른 일로 전 세계적으로 굴뚝 서비스 비즈니스를 하는 포천 500이다. 자사 고객들 상대하다가 숟가락 하나 더 놓는다고 번역 사업부 만든 케이스다. 이 회사 고객은 다 포천 500이고 자기들도 포천 500이니 단가 다르다. 이 에이전시 씨잘데없는 회사 번역 아예 안 한다. 대기업이니... 단가 낮은 번역물을 아예 취급 안 한다. 당근 번역물의 내용도 내 취향엔 재밌다. 최근에 회사 3개로 쪼개면서 번역 사업부 분사시켰다.
자, 이 회사, 트라도스 갖고 있다. 그런데 트라도스 안 쓴다. 그냥 문서로 보낸다. 이 회사 트라도스에 거부감 갖고 있다. 왜 아느냐 하면, 내가 대기업 보험사 번역을 해주는데 PDF로 온다. 와, 그거 트라도스에 임포트하면
고로 정리하자면 이 에이전시 원칙적으로 트라도스 안 쓴다. 싫어한다. 왜 그럴까, 득보다 실이 많은 거다. 결제 조건 청구일로부터 30일 이전. 칼이다.
3. 고객 3여긴 내가 직거래하는 금융회사다. 처음에 ACROSS 쓰다가 구려서인지 오래 전에 스마트링으로 갈아탔다. Smartling 못 마땅하나... 번역 요율 좋고 회사 내부 pm들 정말 좋다. 계약직인데 월급 잘 받나보다.
여기 TRADOS 안 쓴다. 전에도 안 썼다.결제조건 익월 15일-25일. 물론 결제 칼이다
4. 고객 4이 회사 "꼬몽딸레부"(검색어) 글에서 다룬 회사다. 거의 전적으로 MemoQ 쓴다. 여긴 문서 보내는 일 절대 없다. 포맷 드러운 거 다 정리해서 캣툴에 올려준다. 고로 번역가는 "오로지" 번역만 하면 된다. 여기서 언급한다. 절대 포매팅하지 마라. 포매팅 요구하는 회사랑 일하지 마라. 버릇 나빠진다.(국내에선 언감 생심). 팁 하나 들어간다. 포매팅 때문에 엄청 시간 걸리는 척해라. 납품 시한 최대 끌어라. 급하면 자기네들이 한다. equifex와 뭔가 또 하나 다른 툴 쓰는 데 이름이 기억난다. 99% MemoQ다. 훌륭한 회사다. 번역 요율 fair하고 특히 시간당 버젯 정말 fair하다. tm들 좋다. 개인적으로 MemoQ 제일 좋아한다. 스마트캣 쨉도 안 되는 것은 물론이고 돈 주고 살 거면 MemoQ다. 이 회사 유명한 회사 건도 이따금 한다. 주로 IT인데 다양하다. 최근에 게임 회사 회의 동여상 한 것도 이 회사다. IT 냄새 풍겨서 좋다. 포맷 전혀 신경 안 쓴다. 그것만으로 여기 1류 에이전시다.
아무튼 이 회사 trados 절대 안 쓴다. 결제 조건: 여기 60일이었는데 최근에 얘기해서 30일로 바꿨다. nice하다.
5. 고객 5이 회사 인터넷 플레이인데 유구한 역사 갖고 있다. 사실 요즘 튀어나오는 인터넷 플레이 회사와는 차원이 다르다. 번역가들에 주는 정보도 상당히 실하고 업계 리더이다. 이 회사 포스트에딧 한 3, 4년 전부터 실시했다. 물론 나는 거부해서 그 당시에 한국 번역가 없었는지 풀 레이드 받고 했다. 아마 스페인어 적용할 때 깡그리 한 것 같다. 요즘은 주로 한영이다. 이 회사 자체 캣툴 쓴다. 2000년에도 있었던 회사인데 회사 소개로 유추해 보건대 인터넷 본격화되던 시점에 투자받아서 연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번역계의 제프 바조슨가? 아마존... 돈은 못 벌었지만 사장이 IT나 영업 쪽에서 온 사람일 거다. 인터넷 에이전시의 선구자쯤 되겠다. 원래부터 싼 가격에 수주하고 시장 확대에 전념했던 회사인 듯. 그래도 내가 높게 평가해주는 것은 당시에 똑똑한 사람들 인터넷에 진출한 사람들 많다. 개척자 정신 있는 회사다. 자체 캣툴 무료로 배포한다. 지켜볼 회사다. (따로 한 번 다루겠다. 오늘 웃기는 이멜 받아서)
이 회사 PM들 쿨하다. 결제 조건 최고다. 이 달 일한 거 내달 10일 안에 받는다. 훌륭하다.
이 회사 트라도스 전혀 안 쓴다.
6. AGENCY 6여기 일감 들쭉날쭉... 하지만 질 좋다. 다양하다. 가끔 큰 거 터지는데 손님 층 다양하다. 소매와 도매를 겸하는 에이전시라 위에 언급한 회사들보다는 번역물의 질이 한끗 부족하다.
여기 모든 번역물 다 입찰하지는 않는다. PM들이 선호하는 번역가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비싸서... 내가 처음 들어갔을 때 1파운드가 1800-1900원이었다. 몇 년 참다가 브렉시트 나고 도저히 안 되겠어서 올려달라고 해서 요율 올렸다. 회사 괜찮아서 참았으나 내가 유지하는 마지노선 이하로 방치해둬서 안 되겠다 싶어 조정했다. 일감이 줄 수도 있다고 했으나 괜찮다고 했다. 오래 참았으니 올려 달라고... 그래서 많은 일 못할지도 모른다. 이 화사 주로 자기네 캣툴 사용한다. 자질구레한 것들 워드로 하지만, 20, 30단어 정도다. 아마 여기가 XTM의 변종을 쓰는 것 같은데 확실하진 않다. PM들 나이스하다. 여긴 결제 조건 익익월 10일이다. 그래서 준1류다.
고로 여기 역시 트라도스 전혀 안 쓴다.
6. 에이전시
굴지의 운수회사가 전 세계 망 갖고 있다 보더니 번역이 필요해서 번역사업부 만든 걸로 안다. 아무튼 지금은 분사에 분사를 거듭했다. 주로 마케팅 번역을 한다. 세계적 물류회사이니 대기업 소매 상품 WAREHOUSING 서비스까지 해서인지, 마케팅 번역도 한다
고로 여러분이 일반적으로 아는 트라도스 안 쓴다. SDL 월드서버인가, 제목이? 아무튼 위에 언급한 쿨한 회사와 마찬가지로 월드서버는 "클라우드"란 단어
고로 이 회사 여러분이 아는 트라도스 안 쓴다. 있는데 안 쓴다.
일감은 많지 않으나 주로 ONGOING CLIENT다. 돈 알아서 잘 준다. 굴뚝회사라서 분사한 회사 중 하나는 60일, 다른 하나는 30일. 자기네가 책정한 가격인데 요율 제일 세다. 알아서 주는 이유는 회사 이름 보면 아는데 "작가"란 글자가 들어가 있다. 주종목은 마케팅, 제일기획급인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유명한 마케팅 회사로 회사 광고 이런 것 가끔 터진다.
7. 기타 양질의 에이전시몇몇 더 있으나, 나의 요율 고집 덕분에... 좀 일감 줄었으나 잊을 만하면 터져들 준다. 일감 넘칠 때 가 발 기존 고객 외에 이런 곳에서 일감이 몰려올 때라고 보면 되겠다.
아 그리고 하나 빼먹었다. 어제 5월호 (3)에 올렸을 거다. 원래 무지 좋았던 부티크 번역 에이전시를 먹어버린 인터넷 플레이 회사. 이제는 선별적으로 돈 되는 거 주워먹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인수된 회사 무지 좋았다. 최고였다. 그 회사 캣툴 있으나 번역가한테는 워드로 아주 번역하기 좋게 해서 보내주던 회사다. (참고로 나는 캣툴을 사용했다. 소스만 떼어다가 그거 번역한 담에 뽑아서 타깃 칼럼에 넣어줬다. 그만큼 캣툴은 유용하다.) 그런데 이 회사 완전한 인터넷 플레이 번역회사랑 합병하고는 100% 입찰제로 바뀌었다. 그리고 시간 재는 둥 꼴갑 떤다, 근데 이쪽 요즘 자질구레한 일들 매일 뜬다. 내 요율 넣으면 일 못 먹는다. 아무튼 앞서 언급했든 9천 단어 횡재하는 수도 있으니 예의주시할 일이다. 그 일 마치고 200단어 이런 거 3번 넣어봤는데 실패. 이곳도 물론 자체 클라우드 캣툴이다. 트라도스 안 쓴다.
트라도스 쓰는 곳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8. 기타 듣보잡대충 정기적으로 작업하는 곳들을 넘어가면 그 다음은 듣보잡이다.... 아마 내가 청구한 회사, 줄잡아 한 50개는 될 거다. 조그만 회사들이 요율 때문에 떨어져 나갔다. 듣보잡 캣툴 안 쓴다, 예전엔 가끔 쓰는 곳 있었는데 요즘 사라졌다고 봐도 될 정도다. 걍 문서 보낸다.
나야, 뭐 가격 고수하니, 사고 날 때 금융번역 필요할 때 온다. 내가 몇 차례 씹었던 홍콩 회사가 이런 부류다.
듣보잡의 특징 이렇다. 감수 과정이 없거나, 손님 문서 그대로 보낸다(포맷 번역가한테 뒤집어 씌우는 거다). 물론 일반 요율도 나쁜데 포맷까지... 듣보잡도 트라도스 안 쓴다는 이야기다. 결제 조건 나쁘다. 결제 텀 길고, 제멋대로 결제 방식 지정하는 데도 있다. 페이팔밖에 안 된다거나, 와이어 수수료 5만원 떼는 넘들, 듣보잡은 항상
사실 듣보잡 수준에서 TRADOS 번역회사 버전 사서 그걸 유지보수한다는 거 자체가 어쩜 역량상 불가능할 거다.
트라도스의 신화는 사실 나의 입장에서는 깨졌다. 이건 실제 사례다. 이렇게 정리하면 과연 트라도스가 꼭 있어야 하나요? 독자가 판단할 일이다. 아마도 기술번역하는 분들이나 이의를 달까? 엄청난 트라도스 TM이 쌓여 있어서 오도가도 못해서 그러는 건 아닐까? 아무튼 요즘 양대 IT 회사에서도 요즘 외부로 물량 흘러나오는 조짐 있는데 단가 우습다. 별도의 글에서 다룰 일이다.
여전히 국내에선 트라도스 쓰는 걸 벼슬 생각하는 번역가들 있다. 동호회 게시판이라든지, 아마도 국내 변역업계가 거기 머물러 있어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영업 기밀이라면 기밀이랄 수 있는 이야기 많어 털어놓았다.
물론 내가 예외적
PS: 면책조항새로 들어오는 분들 위해서 다시 면책조항 써야겠다. 이따금 들어와서 글 정리하다 보면 오타 작렬. "번역 다이어리" 블로그는 공장번역가가 짬 나는 대로 쓰는 글이다. 정보 위주에서 적다보니 거의 쭉 써내려간다. 사실 이 정도 글 쓰는데도 한 시간은 걸린다. 질보다는 양을 추구한다. ㅋㅋ. 친구랑 대화 나눈다고 생각하고 추릴 것을 추리고 버릴 것은 버리시라. 하도 오타, 비문이 많아, 대충 빨강으로 고쳐봤는데... 면책조항 갖고 될 일은 아니다. 조금 더 신경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