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 설문조사 번역 그리고 군더더기
여기저기 동시 진행하고 있는 작업이 있어, 정신이 좀 없는 터에 좀 우습고 나름 번역 통찰력을 제공하기도 하고 약간의 깔때기 날릴 기회여서 글을 올림. 가급적이면 하루에 한 건 정도는 글 올리는 것이 목표이므로 머리도 식히고 공유할 겸 올림.
단어 수는 1만 5천이 넘으나 6, 8, 10일 마감되므로 체력이 문제지, 시간상으로는 충분하다. 당근 10일 마감분이 가장 분량이 많고 나머지는 대략 2-3천 단어짜리들인데 난이도 높지 않음. 아무튼 순차적 작업을 택한 이유는(사실 좀 헷갈림, "세요" 쓰는 번역물과 "십시오" 쓰는 번역물이 있어서...
그럼에도 작업을 동시 진행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으나 무엇보다도...
어제 언급했듯이, PM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기 위함. 나야 여유 있다고 생각하지만, PM 입장에서는 다름. 그래서 일단 손을 대주는 것이 안전함. 일이 많아 마감 시한 늦은 파일을 너무 손을 안 대면, 겁먹은 PM이 파일 분배함. 물론 드문 경우이지만 두세 번은 경험한 적이 있음. 그런데 이게 마감 시한이 순차적이고 각기 좀 빡빡한 일정으로 PM이 생각할 것이므로 지금 3개의 파일을 작업 중임. 그중 하나는 시간 재는 거라서 가급적 시간을 돌릴 필요도 있음.
지난주에 올림픽 관련 번역 건 의뢰왔는데 난 편집임. 여기 어딘가에 올림픽으로 치심, 파란만장했던 스토리 하나 있음. 전임 번역가의 개번역, 남은 기존 번역가와의 다툼, 에이전시 사장님의 미련한 개입 등... 시간 많으시고 안 읽으셨으면 읽어보시라.
"제목은 유보"로 검색하시면 나올듯
암튼... 오늘 일 대충 털었으니 내 글 쓰자. 연이어 터져줘야 하는데 일감 털었으니 월 후반부는 한가하겠다.
올림픽 끝난 후론 뭐 한 달에 한 번도 안 오고 분량 적음. 오랜 만에 연락 와서 보니 에디트 건, 내가 존경한다는 다른 번역가가 번역. 마치면 나한테 연락 와야 하는데 안 옴, 며칠 잊고 있었음.
자, 그런데 유사 종목의 일을 다른 에이전시로부터 하나 받았는데 급하다고 온 약 4천 단어 문건임. 바빠서 열어보지는 못 하다가 열어 보니 바로 같은 일임.
잊고 있었던 먼저 언급한 회사 잘린 건가? 흠... 아무튼 잊고 있던 이메일을 뒤져봄... 혹시 이멜 놓쳤나?(원래 여기 하도 원시적으로 작업해서 이멜 쓸데없이 날아들어 다른 폴더 지정하여 시시때때로 알림 울리지 않게 처리했는데, 여전히 고치지 않았음). 아무튼, 이상하네... 원래의 에이전시는 스포츠 부티크라서 레이트가 더 높은데... 근데 왜 잘렸지? 우리 둘 다 잘 썼는데... 레이트 문제인가? 아, 우리에 앞서 짤린 개번역가 때문이겠지(이럴 땐 책임 돌림 ㅍㅎㅎ), 그 사내 크게 사고 쳤음. 문제인 즉슨 당시 무지 바빠서 에이전시 측이 내가 두어 차례 경고했음에도 떡하니 웹사이트에 드러나는 메뉴를 비롯하여 곳곳에 크게 박힌 것들, 에이전시 측이 끝내 안 고쳤음. (이 사연 복잡하니 관심 있으시면 이전 글 보시기 바람). 실전적으로 많은 것을 함의하고 있어 볼 만함.
아무튼 담배 피고 돌아와서 먼저 언급한 에이전시 메일을 확인해 보니 에이전시가 자사 고객으로부터 받는 대로 다른 번역자에게 보낸다고 번역가 AVAILABILITY 확인한 메일이었음. 나한테 왜 여지껏 에딧 요청이 안 왔 왔는지 알았음. 취소된 거임. 흠, 아무튼 유쾌하지는 않았음. 정말 원래 에이전시 잘린 건가?
아무튼 작업을 쭉 하다보니 이유를 곧 알게 되었음. 이 문건은 원청 고객의 문건이기는 하나, 설문조사 문건임. 이 설문조사는 늘 특정 주제를 놓고 1점에서 7점 사이 매기는 머캐탕 조사인데, TV, 영화, 엡사이트 등 온갖 설문조사란 다함. 내가 한 것도 이래저래 50건은 넘을 것이며, 그것도 여러 에이전시에 골고루 다하였음. 아마 이웃 중에 베테랑 계시다면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것임(아마 구글의 한 사업부 아닐까 싶음). 이것도 고정적으로 하던 것들인데 내용이 쉬운 편이어서 짭짤한 번역 건이었는데 많이 사라졌음. 한 때 많이 했음. 보통 마케팅은 버젯이 빵빵해서 돈이 되는 건데 이런 것들까지 50원에 하는 게 이해가 안 감. 아무튼 저가 수주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런 문건임. 요즘은 연 2회 정도 하는 거 같음.
아무튼 자의적인 추측이기는 하나 결국 이 문건은 원청 고객보다는 마케팅 회사가 자사의 시스템에 올릴 문건이니 마케팅 회사 쪽에서 하기로 한 모양임. (그냥 보여주는 게 아니라 설문 조사 결과로 통계를 잡아야 하는 것이므로).
사실 얘네들은 나한테 걸려서 횡재한 셈임. 이 문건 원래 쉬우나, 용어가 무지 많음. 원래 캣툴도 안 쓰고 작업했던 것이니, 당연히 새 에이전시에서 제공하는 스타일가이드나 용어집이나 TM 없으므로 CONSISTENCY 문제 심각했을 듯. 가령 CLEAN SPORTS, ANTI-DOPING 등... 살짝 보기만 했는데도 엇갈릴 용어 많음.
그래서 새로 문건 준 에이전시 이메일 확인해보니 전체에 뿌린 건데 아마도 내가 제일 먼저 회신한 것 같고 스포츠 전문 후까시(아, 이 아재 용어, 사실 이런 거 쓰는 사람 영화번역은 어차피 떠나는 게 양심적임, ㅋㅋ) 넣어서 보낸 것도 작용했을 듯. 이 주제도 한번 다뤄야 할 소재임. 나이와 함께 늙는 단어 선택... 10년 후엔 더 낙후되어 있겠지?
아무튼 그나마 레이트 때문에 군소 에이전시 일감 줄었어도...
그래도 내 길목은 살아있네!란 생각이 든다.
연이은 깔때기... ㅋㅋ 젠장, 번역 너무 오래 했나 싶다... 이것도 좋으니... 에잇...며칠 전의 "작은 승리" 글도 그렇구... 젠장, 아무튼...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내가 줄곧 하던 난이도 높은 금융번역 일정상 도무지 처리 못하여 한 번 빠졌더니 해당 에이전시 바로 고객한테 잘린 적있다. 다음 분기 문건을 다른 금융 전문 에이전시를 통해서 받아서 안다.그땐 단가 올라갔다. 그때도 내가 길목은 잘 잡구 있구먼 했는데...
PS 겸 번역팁
번역을 많이 하시면 이 설문조사 만나시게 될 거다.
내용 얼핏 쉬운 듯해서 마구 쓸 수도 있는데 깜박하면, 그 서양애들의 "아 다르고 어 다른" 부분이 곳곳에 숨어 있다. 따라서 의역하면 마케팅 설문조사의 취지를 변질시키는 경우 많다. 비싸게 의도를 갖고 만든 문구 버무리면 안 된다. 법률 문서처럼 직역하시라...
설문조사 관련 나의 개인 취향...
설문조사다 보니
Plese do this, do that 많이 나온다.
그리고
하시기 바랍니다, 해주십시오 .라고 길게 쓸 필요없다.
"하십시오"로 충분하다. "바랍니다"를 쓸 자리가 있으니 그런 표현이 있는 것이겠으나 내가 본 90%의 경우, 군더더기다. 영어식 표현을 빌자면 문장에 아무런 "가치"를 주지 못하면서 글자만 늘어진다.
최고로 정중하겠다고 연거퍼 경어를 쓰는 거 더더욱 금물이다.
그담에 "xxxx는 무엇입니까?"
이런 데선 faq와 마찬가지로 "xxx란?" 이렇게 처리해도 무방한 유형의 주제가 많다. 은행측 설문조사면 몰라도... 때로는 기존 번역된 것이서 넘어가다가 어느 시점엔가 나도 저렇게 쓰게 되었는데 못마땅하다. 그거 고쳐대는 인간 있어서 엑셀 시트로 무식하게 점수 먹이면 fail 나온다. 그래서 나도 그냥 굳이 "란?"으로 끝나는 것이 읽는 사람 입장에서도 가독성 뛰어난데 "무엇입니까?"라고 쓰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과잉 번역의 사례이다. 그리고 뭐랄까... 너무 소극적인 번역이다. 이 주제도 한번 다뤄볼 만한 주제이다. 오늘은 여기서...
며칠 달렸더니... 일하기 싫다... .
단어 수는 1만 5천이 넘으나 6, 8, 10일 마감되므로 체력이 문제지, 시간상으로는 충분하다. 당근 10일 마감분이 가장 분량이 많고 나머지는 대략 2-3천 단어짜리들인데 난이도 높지 않음. 아무튼 순차적 작업을 택한 이유는(사실 좀 헷갈림, "세요" 쓰는 번역물과 "십시오" 쓰는 번역물이 있어서...
그럼에도 작업을 동시 진행하는 데는 여러 이유가 있으나 무엇보다도...
어제 언급했듯이, PM에게 마음의 평화를 주기 위함. 나야 여유 있다고 생각하지만, PM 입장에서는 다름. 그래서 일단 손을 대주는 것이 안전함. 일이 많아 마감 시한 늦은 파일을 너무 손을 안 대면, 겁먹은 PM이 파일 분배함. 물론 드문 경우이지만 두세 번은 경험한 적이 있음. 그런데 이게 마감 시한이 순차적이고 각기 좀 빡빡한 일정으로 PM이 생각할 것이므로 지금 3개의 파일을 작업 중임. 그중 하나는 시간 재는 거라서 가급적 시간을 돌릴 필요도 있음.
지난주에 올림픽 관련 번역 건 의뢰왔는데 난 편집임. 여기 어딘가에 올림픽으로 치심, 파란만장했던 스토리 하나 있음. 전임 번역가의 개번역, 남은 기존 번역가와의 다툼, 에이전시 사장님의 미련한 개입 등... 시간 많으시고 안 읽으셨으면 읽어보시라.
"제목은 유보"로 검색하시면 나올듯
암튼... 오늘 일 대충 털었으니 내 글 쓰자. 연이어 터져줘야 하는데 일감 털었으니 월 후반부는 한가하겠다.
올림픽 끝난 후론 뭐 한 달에 한 번도 안 오고 분량 적음. 오랜 만에 연락 와서 보니 에디트 건, 내가 존경한다는 다른 번역가가 번역. 마치면 나한테 연락 와야 하는데 안 옴, 며칠 잊고 있었음.
자, 그런데 유사 종목의 일을 다른 에이전시로부터 하나 받았는데 급하다고 온 약 4천 단어 문건임. 바빠서 열어보지는 못 하다가 열어 보니 바로 같은 일임.
잊고 있었던 먼저 언급한 회사 잘린 건가? 흠... 아무튼 잊고 있던 이메일을 뒤져봄... 혹시 이멜 놓쳤나?(원래 여기 하도 원시적으로 작업해서 이멜 쓸데없이 날아들어 다른 폴더 지정하여 시시때때로 알림 울리지 않게 처리했는데, 여전히 고치지 않았음). 아무튼, 이상하네... 원래의 에이전시는 스포츠 부티크라서 레이트가 더 높은데... 근데 왜 잘렸지? 우리 둘 다 잘 썼는데... 레이트 문제인가? 아, 우리에 앞서 짤린 개번역가 때문이겠지(이럴 땐 책임 돌림 ㅍㅎㅎ), 그 사내 크게 사고 쳤음. 문제인 즉슨 당시 무지 바빠서 에이전시 측이 내가 두어 차례 경고했음에도 떡하니 웹사이트에 드러나는 메뉴를 비롯하여 곳곳에 크게 박힌 것들, 에이전시 측이 끝내 안 고쳤음. (이 사연 복잡하니 관심 있으시면 이전 글 보시기 바람). 실전적으로 많은 것을 함의하고 있어 볼 만함.
아무튼 담배 피고 돌아와서 먼저 언급한 에이전시 메일을 확인해 보니 에이전시가 자사 고객으로부터 받는 대로 다른 번역자에게 보낸다고 번역가 AVAILABILITY 확인한 메일이었음. 나한테 왜 여지껏 에딧 요청이 안 왔 왔는지 알았음. 취소된 거임. 흠, 아무튼 유쾌하지는 않았음. 정말 원래 에이전시 잘린 건가?
아무튼 작업을 쭉 하다보니 이유를 곧 알게 되었음. 이 문건은 원청 고객의 문건이기는 하나, 설문조사 문건임. 이 설문조사는 늘 특정 주제를 놓고 1점에서 7점 사이 매기는 머캐탕 조사인데, TV, 영화, 엡사이트 등 온갖 설문조사란 다함. 내가 한 것도 이래저래 50건은 넘을 것이며, 그것도 여러 에이전시에 골고루 다하였음. 아마 이웃 중에 베테랑 계시다면 한 번쯤은 해보셨을 것임(아마 구글의 한 사업부 아닐까 싶음). 이것도 고정적으로 하던 것들인데 내용이 쉬운 편이어서 짭짤한 번역 건이었는데 많이 사라졌음. 한 때 많이 했음. 보통 마케팅은 버젯이 빵빵해서 돈이 되는 건데 이런 것들까지 50원에 하는 게 이해가 안 감. 아무튼 저가 수주의 대표적인 케이스가 이런 문건임. 요즘은 연 2회 정도 하는 거 같음.
아무튼 자의적인 추측이기는 하나 결국 이 문건은 원청 고객보다는 마케팅 회사가 자사의 시스템에 올릴 문건이니 마케팅 회사 쪽에서 하기로 한 모양임. (그냥 보여주는 게 아니라 설문 조사 결과로 통계를 잡아야 하는 것이므로).
사실 얘네들은 나한테 걸려서 횡재한 셈임. 이 문건 원래 쉬우나, 용어가 무지 많음. 원래 캣툴도 안 쓰고 작업했던 것이니, 당연히 새 에이전시에서 제공하는 스타일가이드나 용어집이나 TM 없으므로 CONSISTENCY 문제 심각했을 듯. 가령 CLEAN SPORTS, ANTI-DOPING 등... 살짝 보기만 했는데도 엇갈릴 용어 많음.
그래서 새로 문건 준 에이전시 이메일 확인해보니 전체에 뿌린 건데 아마도 내가 제일 먼저 회신한 것 같고 스포츠 전문 후까시(아, 이 아재 용어, 사실 이런 거 쓰는 사람 영화번역은 어차피 떠나는 게 양심적임, ㅋㅋ) 넣어서 보낸 것도 작용했을 듯. 이 주제도 한번 다뤄야 할 소재임. 나이와 함께 늙는 단어 선택... 10년 후엔 더 낙후되어 있겠지?
아무튼 그나마 레이트 때문에 군소 에이전시 일감 줄었어도...
그래도 내 길목은 살아있네!란 생각이 든다.
연이은 깔때기... ㅋㅋ 젠장, 번역 너무 오래 했나 싶다... 이것도 좋으니... 에잇...며칠 전의 "작은 승리" 글도 그렇구... 젠장, 아무튼...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는데 내가 줄곧 하던 난이도 높은 금융번역 일정상 도무지 처리 못하여 한 번 빠졌더니 해당 에이전시 바로 고객한테 잘린 적있다. 다음 분기 문건을 다른 금융 전문 에이전시를 통해서 받아서 안다.그땐 단가 올라갔다. 그때도 내가 길목은 잘 잡구 있구먼 했는데...
PS 겸 번역팁
번역을 많이 하시면 이 설문조사 만나시게 될 거다.
내용 얼핏 쉬운 듯해서 마구 쓸 수도 있는데 깜박하면, 그 서양애들의 "아 다르고 어 다른" 부분이 곳곳에 숨어 있다. 따라서 의역하면 마케팅 설문조사의 취지를 변질시키는 경우 많다. 비싸게 의도를 갖고 만든 문구 버무리면 안 된다. 법률 문서처럼 직역하시라...
설문조사 관련 나의 개인 취향...
설문조사다 보니
Plese do this, do that 많이 나온다.
그리고
하시기 바랍니다, 해주십시오 .라고 길게 쓸 필요없다.
"하십시오"로 충분하다. "바랍니다"를 쓸 자리가 있으니 그런 표현이 있는 것이겠으나 내가 본 90%의 경우, 군더더기다. 영어식 표현을 빌자면 문장에 아무런 "가치"를 주지 못하면서 글자만 늘어진다.
최고로 정중하겠다고 연거퍼 경어를 쓰는 거 더더욱 금물이다.
그담에 "xxxx는 무엇입니까?"
이런 데선 faq와 마찬가지로 "xxx란?" 이렇게 처리해도 무방한 유형의 주제가 많다. 은행측 설문조사면 몰라도... 때로는 기존 번역된 것이서 넘어가다가 어느 시점엔가 나도 저렇게 쓰게 되었는데 못마땅하다. 그거 고쳐대는 인간 있어서 엑셀 시트로 무식하게 점수 먹이면 fail 나온다. 그래서 나도 그냥 굳이 "란?"으로 끝나는 것이 읽는 사람 입장에서도 가독성 뛰어난데 "무엇입니까?"라고 쓰기 시작했다.
또 하나의 과잉 번역의 사례이다. 그리고 뭐랄까... 너무 소극적인 번역이다. 이 주제도 한번 다뤄볼 만한 주제이다. 오늘은 여기서...
며칠 달렸더니... 일하기 싫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