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양심 있는 해외 번역 에이전시의 업계에 대한 개탄의 글

https://pixabay.com/users/falco-81448/
주로 네이버 블로그에서 글을 써왔고, 최근에는 워드프레스로 이전 중입니다.

번역가와 캣툴에 관한 한, 가장 많은 글(책 한 권 분량)이 담긴 블로그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네이버
https://blog.naver.com/mkimcpa

워드 프레스
www.gongbone.com









상업적 번역가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시각, 그리고 업계를 일면 질탁하는 논조가 한 개인 번역가의 공허한 외침이 아님은 여러 자료를 통해 뒷바침된다고 나는 믿는다. 몇 가지 외국의 자료를 검색하려 틀림없이 망가졌을 스페인어 번역 관련 키워드 "spain translator rates have gone down"을 입력했더니 금세 원하던 내용이 발견됐다. 두 번째 나오는 링크를 눌렀더니 놀라울 정도로 내가 최근 작성한 내용과 유사한(아니 똑같다) 내용의 글을 적은 사람이 있어 작성일을 확인해보니 2017년 5월경에 작성된 것으로 외국 한 번역 에이전시 관계자(사장일듯)의 글이었다. 맹세컨대 이 글은 처음 접했다. 내가 말해온 것과 너무 일치하고 설명 방식 또한 유사해서 놀라울 정도다. 이 사람은 에이전시 관계자이니 매우 양심적인 사람이다. 어제 기계 번역을 번역가 시험이라고 슬금 보내 나를 불쾌하게 만들었던 에이전시와는 너무도 대조적이다.

https://www.redlinels.com/translation-rates-race-bottom




이미 스페인어와 같이 영어로 번역이 용이한 쪽에서는 초토화된 것이 사실인 듯하다. 다음의 한 문장에서 내가 이 블로그에서 세밀하게 설명한 내용을 압축하여 설명하는 몇 문장이 있다.

If I’m right, then a translator working full time—8 hours a day, 5 days a week, 52 weeks a year—would gross $26,000 annually. This, for someone with 10 years of experience and a master’s degree?

That number assumes a daily output of 2,000 words. (While it’s true that some translators are faster than this, I don’t know any translator who never takes a day of vacation…)

번역(필요 없겠으나): 내 계산이 맞다면 번역가가 풀타임으로 주 5일, 8시간, 연간 52주 일한다. 그의 세전 연봉은 $26,000이다. 10년의 경력과 석사 학위를 지닌 사람에게 이것이 과연 온당한 연봉인가? 이 수치는 번역가가 일간 2천 단어를 번역한다고 가정하여 산출한 수치이다. (일부 번역가들이 이것보다는 빠른 것이 사실이나, 1년 내내 휴가 안 가는 번역가를 한 명도 나는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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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제까지 써온 글과 차이점이라면 나는 시간당 3천단어를 기준으로 잡았고 이 필자는 2천 단어로 잡았고 휴가(우리나라에서 이건 사치니까)까지 고려하였으니 그리 틀리지 않으리라. 사실 번역가 수입 그래프니 이런 것들을 찾을 목적으로 검색한 것인데, 그것은 향후 올리기로 하고 이것으로 갈음하려 한다.

정리:
난 이세돌 팬이다. 설마하면서도 이세돌이 알파고에 질지도 모를 것을 예감했다. 구글이 허투루 망신당할 싸움이나 하는 회사가 아니다. 미국의 똑똑한 기업들이 대체 그렇다. 난 10년 전만 해도 바둑이 아시아인의 높은 IQ를 입증하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믿어왔고 설마 컴퓨터가 바둑에서 인간을 이기리라고는 생각 못 했었다. 이세돌이 패한 후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농담처럼 이런 말을 했다. "나는 이세돌보다 머리가 더 좋네, 이직 기계가 못 이기는 번역을 기계번역보다 더 잘하고 있으니." 전적으로 농담이다.

자, 이제는 기계가 지적 산업의 영역인 의학, 법률은 물론 번역에까지 뛰어들었다. 사실 어찌보면 놀라울 것 없다. 지금 번역가가 마주하고 있는 현실은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진행되어 온 사회 현상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공장의 기계가 바로 그것이다. 대표적인 사례 컨베이어 벨트로 시작하여,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해 온 각종 기계가 개발되어 단순 노동자들을 대체했다는 사실에 이의를 달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게발할 웬만한 제조 기계는 다 발명된 터, 인간의 단순 지식을 넘어선 고급 지식의 영역에까지 소프트웨어가 침범하고 있는 것은 슬프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로봇세 물리자고 했던 사람이 빌 게이츠였던가?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한 것으로 안다. 오죽하면 게이츠가 그런 말을 했을까? 사태의 심각성을 읽은 것이고 통찰력과 소신이 담긴 말로 나는 생각한다.

회사 재직 시절 대기업 타이어 거래처가 인도 공장 계획은 접었다며 던진 우스갯소리가 기억 난다. 거기는 컨베이어 벨트가 필요없대요. 인건비가 하도 싸서 그냥 사람 쭉 븉여서 세워놓고 쭉 옮기는 게 더 싸대요. 물론 과장된 농담이었으나... 그런 인도도 7, 8년이 지난 일이니 애플이 진출한 것이리라.

세상은 이렇듯 변한다. 적응해 나가는 방법을 찾으면 된다. 단기적인 일단의 대책은 가격 고수다. 앞서의 글에서 나는 번역의 물량이 상당한 두 업체의 단가 조정 요청을 묵살했다고 적은 바 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세상에 경험은 늘었는데 연봉 25% 깎자고 나오는 회사 계속 다니겠는가? 일감 더 준다고? 같은 연봉에 가뜩이나 빡센 일, 더 빡세게 일하라는 건데... 말이 좋아 일 더주는 거지 일감으로는 35% 줘야 이른바 "똔똔"이며 절대 일 더 주지 않는다. 프리랜서 번역가도 하나의 회사이자 인격체이다. 가격 후려치기의 대상이 되어서 그것 따라가다 보면 원청업체 바꿔야지 아니면 다스 하청업체 신세 된다. 글을 좋아하고 출근 안 해도 되는 장점이 있지만, 그것이 본인에게 하찮음으로 바뀌면 다른 길을 찾는 것이 금전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올바른 선택이다.

그렇다고 망했네, 이런 이야기는 아니다. 일개 개인으로서 과연 다가오고 있는 변화(안 오면 좋고)에 대처하는 훌륭한 방법은 간간이 서로 논의해보면 좋을 것 같다.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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