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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곧 입찰 실패한 끝에... 그리고 또 한 번 과잉번역에 대하여

주로 네이버 블로그에서 글을 써왔고, 최근에는 워드프레스로 이전 중입니다.

번역가와 캣툴에 관한 한, 가장 많은 글(책 한 권 분량)이 담긴 블로그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네이버
https://blog.naver.com/mkimcpa

워드 프레스
www.gongbone.com



자, 주초부터 꼬인 후, 이후 약 3, 4만 단어 입찰 모두 실패함.웃기는 것은 샘플을 보니 몇 년에 걸쳐 내가 해온 작업인 거인데 입찰 회사에서 같은 문건 나옴. 그런데 우습게도 얘네들이 예측하는 시간당 임금 터무니 없음. 그냥 내 방식으로 시간당 임금 훌쩍 올려쳐서 시간 맞추는 방식으로 입찰함.
MT 붙는다고 나왔으나 난이도 내가 하도 하여서 나한테는 쉬우나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이 잡으면 그 문서의 용도와 중대성을 고려할 때 분명 난이도 90% 넘는 번역물임. 그 내용은 거론하기 어려우나 사실 국내 금융번역으로는 최고봉이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내용이며, 글자 하나만 들이밀어도 누구나 당장 알 수 있는 프로젝트임.
아무튼 내가 받던 요율도 있거니와 이런 입찰에 내가 뛰어들 일도 아니고, 싫기도 하고.. 그냥 남이 가져가는 것 지켜보았음. 그리고 내가 바로 입력하고도 몇 시간 내내 해당 물건 낙찰 안 되는 것 보았으나, 아무튼 입찰에 실패함. 더 싼 가격에 채간 것 틀림없음. 그렇게 다 놓치고 혹시 단어 물량 더 있으면 나한테 떨어지는 것 있으려니(이 문건은 보통 3, 4만 단어 됨) 기다렸으나 목, 금요일 입찰 없었음.그러다가 어떻게 오늘 1만여 단어 또 나타남. 마침 월 초 바빴던 일도 손 털고 사흘 동안 짜투리하여서 콘디션도 좋은 터... 내릴까 망설이다가 내 가격 넣음. 역시 포스트에딧임... 저쪽서 두 시간 넘게 기다리더니 PO 떨어져서 "흠, 웬일?" 결국 다른 번역가들 캐파 넘쳤나? 이 문건 중요한 부분에선 오역 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의뢰처에서는 수백만 달러, 아마 더 될 것, 달린 문건임.
암튼, 일 들어가서 보니 대뜸 앞에부터 문건 제출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 이름부터 틀림. 어떻게 아느냐 하면 며칠 전 번역가가 번역한 내용이 TM에 있음. 아뿔사...토요일인데 PM 놓치면 곤란하니 이메일 보냄.  내가 이 번역 건은 내가 몇 년에 걸쳐 100만 단어 리드로 번역하였는데 들어가자마자 보니 가장 중요한 기관 이름 번역부터 틀렸다. 회사 이름을 XXX 서비스라고 번역하였는데 문자 그대로 이 기관에 한글로 서비스란 이름 붙이는 거 생전 처음 본다. 이전 번역 존중하고 해야 하는지 ADVISE 해달라고 함.아울러 내가 이 부문 어떤 어떤 회사거 해줬다고 이력 알림. PM도 내 이력서 봤다고 함. 고민 때라고 준 듯.
아무튼 PM 답장 왈, 이전 문건 보니 몇 개 없는 것 같으니 네가 판단하는 대로 번역하라고 함. 사실 이 문건(이번엔 작성자가 다른 회사이고 처음으로 이런 문건 작업하는 회사라서 내 기존 에이전시 아닌 이 에이전시로 빠진 거 같음)은 내용이 모두 유사하며, 철저한 자기 회사 PR로 이뤄지는데 사실 회사들마다 선호하는 용어가 다르기도 함(아주 쉽게는 위험, 리스크부터 다름). 그래서 컨시스턴시 심히 걱정되어서 직전에 한 TM 있으면 내가 받아서 참고용으로 쓰면 좋겠다고 PM에게 재회신함. 그랬더니 이건 새 문서의 시작이라서 TM양이 많지 않다면서 사실 앞서 한 작업에 고객이 "UNHAPPY"하였다고 함. 역시 그래서 오늘도 이빠이 올려친 게 나한테 떨어진 거임.
얼마나 그렸을까?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이런 이유임. 내가 입찰할 때 포스트에딧이라도 잘 안 나올 거로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워낙 자신 있는 부문이라서 그간 나름 노느니 일하자 싶어 포스트에딧 요율(그래도 물론 비싼 수준이겠으나)에 준하여 입찰에 참여하였으나 하나도 못 땄음. 오늘 낙찰되어서 파일 열어 MT 수준 확인해보니 못쓸 만한 수준은 아니나 이전에 언급한 것처럼 놀라운 수준 결코 아니고 전혀 안 되는 문장도 상당 수 됨.
참, 이 바닥이 레드오션이라는 증거...첫째 이거 입찰로 처리할 문건 아니라고 생각함.둘째, 이건 일감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감히 내가 적은 가격 이하로 받아서는 안 될 문건임. 이유는 두 가지, 실력이 되어서 제대로 하려면 시간당 임금 안 나옴. 난이도 높아 아무나 할 수 있는 것 아님. 이런 문서 적당히 개기면 워낙 돈 많이 오가는 문건이어서 바로 잘림. 그리고 얼마 안 되는 돈 되고 돈 제대로 받아야 마땅한 작업임. 이런 일 제대로 받지 못하면... 어떤 번역이 값지고 보람이 있으려나?
결국 건지기는 하여서 주말 동안 끝내고 짭짜름하게 시간이나 제대로 채우면 되겠으나 여전히 시계 돌려야 하지 않을까 싶음. 아무튼 망가진 시장의 단상이 씁쓸함. 

번역팁 하나 넣자.마침 이러한 문건을 처리하면서 과잉 번역에 대한 한 마디. 나는 줄곧  과잉 번역을 이 블로그에서 기회 날 때마다 지적질하는 편인데... 이는 사실 모든 B2B 문건에 해당되는 사항임. 
대표적인 예가 "위험"이란 단어. 업계 사람들 "위험"이란 단어 별로 안 씀. 그 반증은 무엇이냐 함은 이러한 문건은 괴관과 질의 응답 식으로 진행되는데 국내 기관 측이 아예 "리스크"란 단어를 씀. 매번 따라오지 않지만, 이 서류의 제출을 요구하는 측인 국내 기관이 아예 "리스크"라고 씀. 아주 대표적인 예이지만 General Partner나 Limited Partner를 아예 다짜고짜 GP, LP로 명시함.나는 일단 한번은 무한책임파트너, 유한책임파트너로 기재한후, GP & LP로 밀고 감. 이외에도 사모펀드 이런 용어도 건너뛰고 PE라고 언급함, PE가 많이 나오면 나 역시 사모펀드 한 번 보여주고 그냥 PE라 기입함. GP, LP를 무슨 사전에서 찾아서 XXXX조합원이라고 적는 것도 봤으나 사실 틀리는 용어라서 외우지도 못함. 이는 미국 LLC란 법인체(PE는 몽땅 LLC라고 봐도 무방함)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서 나온 용어임. 과거 LLC 세무 보고 직접 했던 경험자로서 내가 정확히 아는 바임.아무튼 B2B에서야 말로 과잉번역하는 것은 업계 전문가들을 무시하는 처사이므로 각별히 조심해야 함.
ps: 나의 지극히 편파적인 의견일 수는 있으나, 내 블로그이니 만큼 의견 공유 차원에서...과잉 번역하면 매우 "촌티" 나는 번역이 있다고 나는 주장하고 싶음. "위험"은 danger이지, 적어도 금융과 관련하여서는 risk는 아니라는 것이 나의 "편향"된 의견임. 특히 b2b 문건에서는... 10여 년간 리스클 써왔지만, 올해 초 딱 한 번(놀라웠음) 리스크를 위험으로 바꿔달라는 요청 받았음(B2C 문건이었음), 놀라웠음. 취향은 각양각색이라고 생각했음.

미스터 구의 번역 실력

이번엔 내 얘기 아니다.
흠... 역대급 기계번여의 실력에 혀를 내두를 뿐.
기계번역은 들쭉날쭉하여 피해 볼 때도 있고 주제가 비트코인인 만큼 난이도도 있고 그리 잘 번역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여, 8500여 단어를 20시간으로 넉넉하게 잡고 입찰하여 받아냈으나...
토씨 하나까지 검색하고 천천히 작업하고 문장까지 바꿔주는 정성을 쏟았음에도 불구하고 14시간에서 마무리해야 할 것만 같다. 오늘 건은 경이에 가깝다. 인간 번역보다 나았다. 괴상한 문장 군데군데 있었으나 오히려 황당하게 나오니까 캐치하기도 쉬웠고 전반적으로 DEAD ON 문장이 대부분이었다. 헐...지겨워서 더 못 잡고 있을 지경이다. 
역대급이었다. 작년에 한번 인간 번역이라고 줬으나 아주 황당하게 틀리는 문장이 군데군데 있어서 포스트에딧인데 말 안하고 주었나 의심했던 건이 하나 있었다(그 에이전시가 당시 MT를 테스트 중이어서 의심했다).당시 프루핑이라고 하여서 작업을 하였는데 도무지 인간 번역가라고는 보기 어려운 것이, 그 전체적인 퀄리티에 비해 완전 황당한 번역이 실수라고 보기엔 너무 많아서 기계번역을 의심했던 것이었다. 아무튼 놀라운 것은 시간당 임금에 이상이 없었다는 것이었다.
작년 하반기에 포스트에딧을 검토도 하여야 할 것 같았고...한 댓 건을 시도해 봤고 얼추 번역료의 70-75% 가량 받으면 시간당 임금에는 차질이 없겠다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당시 무슨 패션 사이트 하나를 맡았는데 사실 번역 건 만큼 시간이 소요되어서 후회한 바도 있기는 하다.대략 작년 10월경이었던 것 같다. 알파고가 한 2년 사이인가, 이세돌을 꺾은 후, 커제와 대결하는 시점에는 4점이 늘었다고 하니... 사실 번역도 작년 10월과 지금은 엄청난 차이이며, 그걸 실제로 느끼고 있다.
흠. 우선 이 건이 놀라왔던 것은 꽤 유명한 코인 회사이기는 하지만(네이버에 검색이 꽤 많이 나왔다), 그렇다고 공식 문건이 번역된 것 같지는 않았다.
사실 이 문건은 매우 잘쓴 문건이다. 군더더기가 없으며 문장 구성이 간결하고 TO THE POINT다. 사실 글은 이렇게 써야 한다(부끄럽다). 아주 잘 썼다. 미스터 구 기계번역가가 정말 잘 소화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씨잘데없이 긴 문장이 없다. 변호사들이 배워야 할 덕목이다. 이전에 내가 모셨던 사장님의 글 재주에 대해서 별도의 글을 한번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추후에...
기계의 한계를 감안해서, 황당한 문장을 드러내준다면 이 정도 번역하기 어렵다. 보통 감수 가격은 외국의 경우, 잘 주는 곳은 대량 번역료의 35%를 준다. (초기에는 50%까지 받았으나 요즘 50% 주는 곳 없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심지어 내가 본 블로그에서 자주 까대는 스웨트샵 에이전시에서는 단어당 1.6센트란 가격까지 봤고 2.5센트 이하가 얘네들의 프루핑 가격이다. 민망한지 1천 단어당 15센트란 식으로 기재해서 보낸다. 거기 사고 난 건 내가 처리했다고 올린 바 있다. 거기 번역가들 당연 저가 번역가여서 품질 안 좋다. 그래서 아예 감수 건 날아오는 것 지메일에서 필터링 시켜 버렸다. 거기 감수 건은 무조건 안 한다. 
자, 그러한데 이 기계번역, 감탄사! 절로 나온다.자, 포스트에딧도 감수라고 보자.이번 포스트에딧의 감수에 소요된 시간의 관점(황당한 부분 제외, 이건 솔직히 시간이 별로 안 걸림)에서 1급을 넘보는 번역가가 처리한 것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1급이라 함은 매우 잘하는 공장번역가, 2급이라 하면 걍, 어찌저찌 이골로 넘어가는 번역가, 3류부터는 기레기라고 가정할 때다. 그러니까 1급 바로 밑이다(다시 말하지만 황당한 부분 드러내고 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감수 시간의 관점에서다. 어순 복붙하고 그러는 게 꽤 있으니까(이건 어정쩡한 인간 번역가들이 더 심하다).
번역가를 까려는 것은 아니다. 워낙 단가가 낮고 기계처럼 한가한 게 아니라 생업에 종사하는 프리랜서들이니 어쩔 수 없다. 아주 결과만 놓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지난주에 약간 밑졌다는 문건의 얘기를 해보자. 미국 대학에서 외국인 학부형들에게 보내는 서신이다. 원문이 드럽다. 친근감 있게 쓴다고 쓴 것인데 정말 못 쓴다. (그리고 이건 갖고 감수자가 시비 걸었다고 했다. 뭐 35점인가? 이전에 쓴 글 있다. 아무튼 그 건은 감수하려면 똑바로 감수하라고 리버털 써서 잘 해결되었고 오늘 이 큰 작업도 계속 받고 있는 것이다(본 블로그 방문객 중에 처음 번역계에 진출하셔서 감수 작업 받으신 분들은 본 블로그에서 "감수"를 키워드로 검석하셔서 꼬오오오오옥 읽어보시기 바란다). 이 건이 몇 번 했고 쉬운 내용이어서인지 아무튼 포스트에딧으로 뜨는데 기계가 전혀 번역 못 한다.난이도는 아주 낮다. 자녀들한테 어떻게 조언하고 학교 서비스는 뭐고 이런 정도다. 기계 번역 거의 못 쓴다. 그리고 원문이 드러워서 번역문을 완전히 한국화하기 전에는 절대 좋은 번역문이 나올 수 없다. 아마 원문 작성자가 쓴 중요한 단어는 깡그리 바꿔야 할 수준이다.
이렇듯 기계번역의 결과는 난이도와는 무관하게 들쭉날쭉한다.우선 원문이 좋고 특히 전문용어가 많이 들어가면 기계번역이 상당히 잘 처리한다.그리고 문장이 길면 길수록, 더 잘 처리한다. 문장에 들어간 정보가 많기 때문에 기계 번역이 그 정보를 활용하여 상관성이 높은 문장을 찾아내는 것임에 틀림없다.
기계번역이 가장 어려울 부분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영화다. 단답형의 대사가 대부분이니 정보가 부족해서다. 게다가 존대말 구분 못하는 건 치명적이고.
얘기가 자꾸 샌다.
정리하자.미스터 구 기계번역가가 코인 문건을 학부모 통지문보다 훨씬 더 잘 번역한다. 미스터 구가 잘 쓰여진 원문과 난이도 있는 전문 문건은 왠만한 번역가 뺨친다(감수에 소요되는 시간의 관점에서)....
자, 혹시 모르는 분을 위하여...포스트에딧은 번역회사가 미리 기계번역을 하여서 감수시키는 프로젝트를 말함.
중요한 이야기를 빼먹었다.젠장 6시간 피 같은 돈 날아갔다. 한두푼이 아니다. 이 추운 시기에....더 열받는 건 번역회사가 남으니까 나한테 일 준 거였단 말이다. 그런데 솔직히 더 비도덕적이 되었다가 사고 날 수도 있으니 시간당 임금을 더 올려쳐야겠다.사실 번역가 한계 지점에 가까운 금액에 입찰했는데... 시간 남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과연 통할지...

심야 번역공장

이제 자기 전에 짤막한 글이나 하나 올리고 눈 붙여야겠다.요즘 아시아권 일감은 급감(중국하고 인도에서 대량 저가 번역건 가져가서 그런 것 같다). 미국은 항상 유지하는 데 몇 년 부진하던 유럽권으로 물량 이동, 유로화가 싸서 그런가 보다. 내가 번역일 처음 시작했을 때 유로화 1,600원, 파운드화 1800원-1900원 오가셨다. 대략 영국이 업무 개시하는 한국 시간 5시부터 일 들어온다. 번역은 영국이 역시 미국과 함께 최강자... 해가 지지 않는 나라, 망해도 여전히 한가닥한다. 번역이란 것 자체가 아마도 영국에서 제일 먼저 발달했을 터...
암튼, 해외 에이전시와의 작업에서 부담되는 것은 작업 시간이다. 빠르게 응답하여야 하니 잠 자다가도 일 받게 알림하고 잔다(알림 발라서 쓰잘 데 없는 이메일에 안 깨게 하려면 5, 6개월에 한 번은 몇 시간 씩 날잡아 이메일 발라줘야 한다). 처음 바를 때는 거의 1주일 걸렸다. 폰도 중요하고 앱도 중요하다. 공장 번역가의 고달픈 삶이다. 10만, 5만원짜리 하고 마칠 때쯤 되니 이번엔 마이애미다. 시세이도 화장품, 음 로레알은 많이 해봤지만, 시세이도는 첨이다. 암튼 다 transliteration이지, 웬만한 것 다 영어 발음 그대로 찍는다. 특히 컬러는... 과거 tm이 짱짱해서 concordance로 찾아보면 거의 다 나온다. 질 좋다. 이쯤하면 번역 아니고 붙여넣기다. 아무튼 인건비 나오는 거니 한 시간 쳐주고 4만원. 요즘 이만하면 선방이다. 한글말 고운말 극도로 강조하시는 분들, 야코 죽는 분야, 바로 패션과 화장품이다. 가끔 보면 업계 새내기 번역가 중 패션, 화장품 번역에서 열심히 번역해서 흉칙해지는 경우가 있다. 검정, 빨강, 분홍 이렇게 쓰면 물론 안 된다. 국내 쇼핑몰도 다 블랙이라 쓰는데 어찌 그런 번역가가 있는지 모르겠다. 왜 우리 말 고운데 이런 패션, 스타일 사이트에선 한글을 안 쓸까? 구려서다. 워낙 가난했던 나라여서 영어 쓰면 근사해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그건 모든 것에 애국주의 불어넣는 사람들 일이고... 아무튼 한글 써서 구린 부분들 많다. 상황에 맞게 쓰면 된다. 그러니 "우리말 고운 말" 이런 것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도 태극기 부대 수준이라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렇게 따지면 아마도 북한 말이 제일 곱겠지


상업적 문서 번역가의 세계: 번역가의 자세와 덕목

사이드바 "번역가"에 글을 올릴까 한다. 특별히 계획을 세우고 블로그를 쓰기 시작한 것도 아니어서, 올리는 내용들이 중구 난방이다. 

사실 번역가의 요건, 이런 것들은 나무위키만 보아도 상당 부분 커버가 된다. 번역가가 작성한 내용 같지는 않으나 틀리는 말은 없는 것 같다.

나는 실용적인 측면에서의 번역가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며칠 전 서울대 경영대를 나오고 약사가 되었다가 생명공학 전문 번역가가 되신 분의 기사를 접한 바 있다. 이분이다. 많은 공감을 한다. 


나 역시 다양한 배경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되었고 건강이 허락된다면 80까지 계속 번역하고 싶다.
 
이 정도면 자격증만 없다뿐이지 번역"사"급이다.이 정도의 신념은 가져야 번역사가 될 수 있다. 90% 이상은 그냥 번역가다. 그게 그건진 모르겠으나 나의 관점에서는 다르다. 이 분의 글에서 공감한 부분 하나를 짚고 넘어가겠다. 


“ 하루 10시간을 투자해야, 전문서적 4~5페이지를 번역 할 수 있어요. 참고 논문 및 문헌 검토까지 필요한 지적 노동입니다. 한달 수입이 200만원이 채 되지 않아 하는 사람이 거의 없어요. 결혼과 재테크를 생각하는 젊은 나이라면 쉽게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사실 나도 다니던 외국계 회사가 경쟁력 부족으로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게 되자 구직에 나서기보다는 원래 나의 커리어 출발점이었던 글쓰기로 돌아오게 되었다. 다니던 회사의 경쟁력이 아무래도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 같아, (회사가 철수하기) 2년 전부터 외국 사이트에 이력서를 한 번 올려 놓았는데 어느날인가 나의 이력을 보고 블룸버그 파생상품 설명서를 요청하는 번역회사가 있었다. 안 된다면 안 하고 말지 15센트인가를 불렀는데 맡겼다. 당시 10시간이면 6천 단어를 할 수 있었으니 하루 100만원이었다. 요즘 같아선 상업 번역에서 15센트 부르면 미친놈 취급받을 일이겠으나... 아무튼 그 후 번역에도 돈이 되는 분야가 있구나 싶어 낮에는 회사를 다니며 유명 번역회사들에 이력서를 뿌려봤고 하나 둘 시험을 봐서 여러 곳에서 일하게 되었다. 워낙 속도 하나는 귀신인지라 어렵지 않게 소득을 올리게 되었고 재미도 있었다. 아무튼 회사를 철수하게 되던 해에 번역도 절정에 달해 진짜 잘 벌었다. 다들 들으면 놀랄 정도다. 당시 워낙 벌어서 오히려 회사를 그만 둔 후, 그 정점을 못 찍고 있다. 사실 50을 넘기면 외국회사 일자리도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는 만만하지 않으며, 또 바쁜 회사에 들어가면 번역하기도 힘들고... 이 나이에 무슨 발 뻗을 일 있다고 새 회사 들어가 비위 맞추고 적응하는 것도 내키지 않아 커리어의 황혼길에 기왕 번역도 닦아놓았고 체질에 맞는 번역을 스스럼없이 택하게 되었다.

기왕이면 좀 재미있는 일을 하고 싶어 외국 서적 번역 족을 알아보았다. 나는 해외 특정 업계 관련 책도 한 권 낸 적이 있다. 와이어드 잡지에도 몇 달 기고하다가 시간이 없어서 관두었고, 모 경제지에도 두어 번 실린 적 있다(안 찾아온다고 잘림). 그래서 번역서를 내더라도 출판 가능 품질의 서적을 내는 데 최소 석 달이 소요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당시 알아본 바로는 과거 경력이 없는 사람은 300만원 정도로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자식들이 대학 진학을 앞둔 마당에서 불가했다. 그래서 나는 전공 분야를 살려 상업적 번역가의 길을 선택했고 워낙 번역 일에 이골이 난 터여서(난 평생 번역가나 다름없는 삶을 살아왔다). 마침 번역가의 정신 자세랄까, 이 서재에 상업적 번역가의 길에 대해 설명하려던 차였는데 위에 소개한 선생님의 말과 비교하여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 이 글을 작성한다. 

서론이 길어졌다.  

아무튼 나는 상업 번역에서 대해 논의하고자 하며, 상업 번역가와 서적 출판 번역가의 덕목은 완전히 다르다. 그 차이점을 위의 양 번역사 님께서 올린 7가지 덕목과 비교하여 어떻게 다른지 설명하고자 한다. 다시 말하지만, 토를 다는 것이 아니라, 상업 번역과 장인 정신을 갖고 하는 전문 서적이나 문학 서적의 번역가의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1. 번역은 영어 실력이 아니라, 국어실력으로 하는 것이다.
    상업 번역에서는 영어 실력이 7:3 정도로 더 중요하다. 물론 그 3에도 최소한의 수준이 있으나...
2. 읽히지 않는 번역은 번역이 아니다.
    맞다, 그러나 출판 번역보다는 그 "읽힘"의 기준이 훨씬 낮다.
3. 사전(辭典)보다는 감(感)에 의지하라.
    감으로 한다고 함은 검색 과정에 그럴 것이다. 이 부분은 기자가 정확히 표현하지 못한 것 같다.
4. 원문에 오류가 있으면 당연히 고쳐야 한다.
   이건 너무 당연하다. 상업번역에선 더 중요할 거다. 자주는 아니지만, 흔히 한다
5. 과학 번역은 해석이 아니라 해설이다.
   과학 쪽은 문외한이라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6. 최고의 번역은 번역한 티가 안 나게 하는 것이다(天衣無縫).
   당연하다. 그러나 솔직히 아직 그런 글 못 봤다. 특히 상업적 번역에서는 최대한 번역한 티가 안 나게 하면 된다. 
7. 책 한 권을 번역한 후에는 그 분야의 전문가 행세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바람직하다. 그러나 한 업종의 문서 번역을 많이 하다 보면 1년 쯤 되면 전문가 행세는 따라온다.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그것도 기본 지식이 있는 경우다.

그러면 여기서 문서 번역가와 출판 번역가의 차이점은 한 가지로 귀결된다. 바로 번역의 "품질"이다.
춮판은 품질의 측면에서 차에 비유하자면 포뮬라 1이다. 자동차 경주에도 여러 급의 대회가 있기는 하지만, 일단 시속 150KM에서 버벅대는 승용차는 경주 대회에 못 들어간다. 책 역시 작가 차원에서도 아무나 내는 것은 아니다. 그런가 하면 글 쓰는 이 중에는 기자도 있다. 기자의 글은 상업적 글이므로 허투루 쓰는 기사도 넘쳐나며, 온라인 미디어가 많은 요즘에는 문법적으로 틀리는 글도 정말 난무한다. 문서 번역, 즉 내가 말하는 '상업 번역'도 딱 이 부류에 속한다고 보면 되겠다. 문서 번역은 차로 말하면 그냥 승용차다. 포뮬라 1 대회에 나가는 글을 쓸 수도 없고 어차피 상업 번역을 선택했다면 거기에 어울리는 글 수준은 승용차면 되는 것이다. 시속 150KM에서 버벅대기는 하더라도 고장 안 나고 120km만 무난하게 뽑아주면 된다. 물론 개중에는 BMW를 요하는 번역이 있을 게다. 

자,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무엇일까?
우선 위 1번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나는 원래 경력 상 수치를 좋아한다. 일반 번역가의 하루 평균 (8시간) 번역 소화량은 2,500 단어에서 3천 단어로 본다. 외국의 통계이니 영한의 경우 각별히 빠르다고 보기는 어렵다. 1년의 합법적인 근로 시간은 공휴일 포함하여 52주 X 주 40시간, 즉 2,080시간이다. 2,000시간이라고 치자. 평균 번역가라면 연간 60만 단어다. 말이 평균이지 이게 최대다. 상업 번역을 하다 보면 가끔은 톡톡히 어려운 작업이 걸리고, 최상의 콘디션이 아닌 날도 있기 마련이다. 요즘 국내에선 단어당 30원까지 부르고, 많아야 60원인 듯하다. 50원으로 보자. 3천만 원이다. 여기에서 위 1번에 언급한 차이점이 여실히 드러나는 것이다. 따라서 속도와 단가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루에 4, 5천 단어를 해야 한다. 그래야 5, 6천은 벌 것이 아닌가? 이 정도 하려면 회사 근무 강도와는 차원이 다르다. 8시간~10시간 초집중, 붙박이로 일해야 한다. 기업 업무 강도가 세다 해도 번역에 비해선 널널하다. 회사에선 업무 처리 능력 있으면 두 시간 놀아도 티 안 난다. 이쯤 되면 "상업" 번역이란 말이 무색하다. 차라리 "공장" 번역이다. 그렇다면 속도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자, 평균이 3천만 원이라 치자(이건 개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 전반의 제도적 문제라 생각함), 영어 실력 있어, 한국어 문장력 있어, 이런 사람이 과연 그 돈에 만족할까? 그러면 속도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영어 독해력이 뛰어난 것이 우선이다. 빨리 이해해야 빨리 쓰지 않겠는가? 공장 번역에서 가장 비효율적인 부분이 아는 단어임에도, 더 좋은 단어를 찾는 데 소비하는 검색 시간이다(오죽 검색을 많이 하면 이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INTELLIWEB을 변역가에겐 최고의 툴이라 하겠는가?). 자, 그렇다면 강도 높은 노동에서 3천만 원의 굴레를 벗어나는 두 번째 방법은 단가를 80원에서 100원으로 올려 받는 것이다. 이 부분에 가야 품질이고 뭐고 따질 만하다. 그리고 이 부분은 번역 부문에 관한 상당한 기본 지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오늘은 이쯤에서 마무리할 생각이다.
위의 수치, 즉 수입과 일 평균 번역 단어 등에 대한 근거로 삼을 자료도 추후 싣고 문서 번역 업계에서의 품질을 이어가도록 하겠다.

PS: 
면책조항: 사람을 수입으로 평가하려는 것이 아니다. 인간이 꼭 BMW만 탄다고 대수가 아니라는 것은 익히 잘 알고 있는 사람이다. Tico의 영역도 분명히 존재하며 "공장 번역가"로서의 노하우를 공유할 뿐이다. 이 글들은 엄격한 의미에서는 "상업 번역"이 아닌 "비상업적 번역"을 그것도 "공장 번역가"가 작성하는 것이므로, 이것저것 섬세하게 문장력 발휘하면서 쓸 여유를 가지지 못한 점 죄송하기도 하다. 역시 "편협"의 소지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의도한 바가 아님을 미리 양해 구하며, 단지 논하고자 하는 부분만 표현하는 것이므로 증권회사의 이른바 "Insight", 아니면 "찌라시"(그게 그거지만)로 읽으시고 취하실 것만 취하시되, 거슬리시는 것은 버리시라. 

사실 검토도 안 하고 올려 죄송하다. 그래도 이따금 쓴 글 되돌아 보고 눈에 띄는 게 있으면 고치기도 한다. 다만 나무위키처럼 지우지 못할 따름이다. 공장 품질이다. 친구와 맥락만 읽어주시면 된다.

PS2: 구글 블로거에 올리려고 손봤다. 역시 비문 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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