캣툴 개요(2) - 온라인 캣툴

국내는 아직 트라도스에 머물고 있으나 이미 해외에서는 클라우드 캣툴이 도래한 지 오래다. 이미 3, 4년 전부터 제한된 기능의 온라인 번역 도구가 사용돼 왔다. 당시에는 트라도스와 같은 전통적인 캣툴에 비교할 때 그 기능성 측면에서 제한적이었기에 낮은 수준의 캣툴이었고 트라도스와 같은 툴의 사용에도 적대감을 가졌던 전통적인 번역가들에게 기능성과 UI 측면에서조차도 열악했던 온라인 번역 도구에는 필자를 포함하여 다수의 번역가들이 불만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다. 버벅임도 상당했고 숏컷 키의 부족, 잦은 크래시 등등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고, 실제 번역 시간이 오프라인 작업 시 대비 30~50% 정도 더 소요되기 일쑤였다. 아무튼 혐오의 대상이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캣툴도 마찬가지다.
주요 고객이 요구할 경우, 마냥 거부할 수도 없는 터여서 울며겨자먹기로 온라인 캣툴을 접하기 시작했다. 사실 무엇을 클라우드 캣툴로 구분하느냐는 것이 문제인데, 사실 나는 그 시초를 클라이언트 개념의 캣툴로 본다. 일단 메모큐가 내가 가장 먼저 접한 그런 유형의 캣툴이었고 이어 Across를 사용하게 되었다.

클라이언트 개념의 캣툴은 이러한 방식으로 작동된다.
1. 일단 캣툴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한다
2. 그것을 구매하면 마음대로 자신의 프로젝트를 그곳에서 처리할 수 있다
3. 각 에이전시(번역회사)가 자신의 서버를 운영하며 거기에 프로젝트를 업로드한다
4. 에이전시가 번역물의 명칭을 이멜로 통보한다(보통 서버에서 직접 한다)
5. 번역가가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열고 자신에게 배정된 작업물을 다운로드한다(번역가 PC에서 작업)
6. 작업 과정 중에 서버와 자동 연동된다. TM 또한 실시간으로 연동된다.
7. 작업을 마치면 번역가가 FINISH, DELIVER 등의 버튼을 클릭하여 에이전시에 납품한다
8. 따로 PM에게 알려줄 필요가 없다

트라도스의 경우는 과거 이러했다(요즘 버전은 트라도스 업데이트를 요구한 에이전시가 없어서 업데이트 버전을 구매 안 하여 모른다, 아마 메모큐와 동일하리라)
1. 에이전시가 고객으로부터 파일을 받으면 이를 트라도스 파일로 변환한다.
2. 변환한 파일을 번역가에게 여러 형태로 전달한다 (이메일, 에이전시 소유 웹사이트 백엔드, 드랍박
    스, FTP 등등, 다 사라지고 있는 추세)
3. TTX, SDLXLIFF가 번역물이고 과거에 번역한 적이 있는 고객인 경우, 과거 번역이 모조리 담긴
   SDLTM을 보낸다
4. 번역가는 이를 받아 자신이 보유한 트라도스에서 받은 파일을 열고 SDLTM(트랜슬레이션 메모리)
   를 붙이고 작업한다
5. 작업을 마치면 SDLXLIFF 파일이나, TTX 파일을 그대로 보낸다, TM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으나 어
   차피 작업물을 보내면 업체 측에서도 업데이트할 수 있으니 보통은 요구하지 않는다(감수 절차도
   있고 하니)

자, 위에서 봤듯이 클라이언트 개념이 에이전시 PM들에게 훨씬 효율적일 수밖에 없다. 글로벌 에이전시들이 한국어까지 내려오면(애플과 비슷하게 2, 3차 출시국쯤 될 거다), 한 번에 최소 4, 5개국어 이상 작업을 해야 하는데 그걸 일일이 이메일로 주고 받는 것은 엄청난 부담이다.

사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는 클라이언트 모델이 클라우드보다 편한다. 개인 PC에서 작업하므로 스피드도 좋고 개인 TM도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다. (사실 CAT 툴의 효용성은 TM에서 나온다. TM만 설명하려 해도 시리즈를 쓸 수 있을 터이니 차차 다루겠다.) 그러나 기가바이트 온라인 시대여서 그 차이점은 사실상 없는 상태이다. 문제라면 아직 클라우드 캣툴의 역사가 길지 않아 툴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방대한 TM에 기계번역까지 붙인 터여서 버벅일 때도 분명 있다. 물론 트라도스도 버그가 많아서 TM이 크거나 번역 파일이 크면 크래시하는 경우도 많다. 트라도스로 오프라인 작업하다가 파일이 말성부려 번역가 커뮤니티 사이트에 문제 해결을 긴급히 요청하는 글은 널려 있다.

서론이 길어졌다. 거의 본글이 된 것 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클라우드 캣툴을 논의하자.
처음에 온라인 도구를 기피했던 필자지만 한둘 주요 고객의 클라우드 도구 사용 요청에 응할 수밖에 없었던 터여서 쓰기 시작하던 것이 이제는 완전한 대세가 되었다. 6년 전 7, 80%가 트라도스를 통해 이뤄졌다면 이젠 거꾸로 7, 80%는 트라도스를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는 정도가 되었다.

정확히 안 세어봐서 모르겠지만 내가 사용하는 클라우드 캣툴은 아마 10개는 될 것 같다. 간단히 기억나는 대로 간단한 평을 여기에 열거해 보고 빠진 게 있으면 추가하겠다. 늘 쓰는 것이 아니라 작업 진행 중에만 활성화되므로 일을 하게 될 때마다 공유가 가능한 자료라면 일정 부분 캡처해서 별도로 사용법을 소개하겠다.

1. 스마트캣(Smartcat)
지존이다. 트라도스가 하는 것 다 한다. 한 달 가량 열심히 써보고 지금 트라도스에서 마이그레이션
중이다. 내가 쓰는 법을 몰라서 그런지 딱 한 가지 CONCORDANCE가 잘 안 잡힌다. 조만간 날 잡아
서 확인할 예정이다. 게다가 충격은 완전 "**********공짜***********"다, 혼자 몰래 쓸까 하다가 국내 번역 동호회 들어갔는데 안타깝게도 "트라도스 사야 하나요? 살까요" 이런 질문이 자주 올라오길래, 그냥 스마트캣을 카페 회원들에게 알리고 이 글을 마치고 업로드할 동영상을 동호회에 올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처음 접한 후 근 1년이 되었음에도 그리 열심히 쓰지 않았는데 동영상 올리는 과정에서 기능 알리느라 좀 연구하다 보니 "엥, 이거 뭐 완전 트라도스 뺨 치잖아"란 생각이 들어서 이후 몇 번 시도하다가 아예 그곳으로 이주하려고 한다. 기가 막힐 정도로 놀랍다. 나중에 알아보니 러시아에서 개발한 캣툴이다. 이 회사는 pdf 컨버전툴로도 상당히 인정받는 회사다. 역시 원폭 만드는 나라는 기술력이 있다(북한 걱정됨). 이 부분이 약간 걱정이 되는데 "러시아", 흠 일단 기밀유지는 의심스럽고, 이거 KGB 아니야? 둘째, 이러다가 돈 받겠지, 이런 걱정이 있다. 일단 부지런히 백업하면서 작업할 거다. 둘째 문제는 당장 내라고 하면 관두겠지만, 어느 정도 쓴 다음에 내라고 한다면 기꺼이 살 의향이 있을 정도로 훌륭하다. 아무튼 공유 과정에서 나도 1년간 신경도 안 썼던 자신이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되고 공유 활동하다 보니 블로그에 이르게 됐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하고 나 자신 얻는 것도 많다.

2. 메모큐
클라우드 버전을 5, 6개월 전에 써봤는데 엄청 후졌다. 베타 버전 수준이다. 그러나 이 회사의 오프
라인 버전을 볼 때, 곧 캐치업할 것으로 믿는다. 트라도스의 구시대적 소프트웨어에 자극을 준 회사
란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오프라인과 UI는 똑같다시피하여 러닝 커브 제로. 아무래도 클라우드로 전
환하는 과정에서 기술적 문제, 그리고 기능 이전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

3. Smartling
  내가 꽤 일찍 접한 풀버전급의 클라우드 캣툴, 두 고객과 이 툴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솔직히 그 기간에 비해 발전이 너무 느리다. 한국어만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입력이 엉망진창이다. TM 활용도와 CONCORDANCE는 양호한데, 젠장 작업 공간이 개판이니 시간 낭비가 너무 심하다. 사실 오늘도 작업하면서 욕 나왔다. 오늘 별도로 다루겠다.

4. XTM
요즘 부쩍 마케팅이 활발해졌다. CAT TOOL에도 기계번역이란 업계의 화두와 함께 벤처 자본이 몰리는지 요즘 여기저기 떠든다. 이건 내 고객 중 최소 두 곳이 사용하는 데 어쩌면 서너 곳일지도 모르겠다. 이건 오픈소스 툴로 아는데 아마 그 변형을 사용하는 에이전시가 두어 곳 더 있는 것 같다. 내가 확신하는 두 곳마저도 UI가 판이하게 다르다. 내주에 한 에이전시에서 뉴럴 기계 번역인가 탑재했다고 자랑하는데 전화 컨퍼런스 회의에 신텅한 상태다. 내가 경험한 바에서는 두 곳 다 UI가 불편하다. 버벅인다. TM 기능에 분명 문제가 있고 찾기도 불편하다. 과하게 많이 실었다.

5. Transifex
이 툴은 동영상까지 가능했다. 그 점빼고는 그리 인상적이지 못했다. UI는 깨끗했으나 전통적인 캣툴을 쓴 사람으로서는 UI가 그리 흡족하지는 못했다. 단축 키를 많이 쓰는 필자로서는 넓게 펼쳐지고 과하게 많은 정보를 보여주는 UI가 화면에서 이동하는 데 불편했다. 메모큐를 주로 사용하는 에이전시가 이 툴을 쓴다. 이렇듯 큰 에이전시도 다른 툴(그것도 클라우드 캣툴)을 사용하는 상황인 만큼 번역가에게는 하나의 캣툴만이 아닌 여러 개의 툴을 사용하는 것을 필수이다. 아마도 에이전시의 고객이 그곳에서 회사 문건을 운영해 온 탓일 것쯤으로 짐작한다 (참고로 위에 언급한 스마트링을 사용하는 에이전시 중 한 곳은 트라도스, 스마트링, 클라우드 개념(이름은 모름, XTM이나 기타 오픈소스 캣툴의 아류일 수 있음)의 툴, 세 가지를 사용한다. 서너 달 전에 처음으로 한국어에 도입한 것 같다. 나한테 써본 적 있느냐고 물었길래 그렇다고 하니 금세 일이 왔다)

6. 그밖에 자체 개발한 온라인 툴을 가진 곳들이 있다. 이곳은 일종의 영업 기밀이므로 공개하기는 어렵다. 자체 툴인만큼 자신만의 장점도 있으나 캣툴이란 것이 자체 개발용으로 버텨낼 수 있을 만큼 한가로운 소프트웨어가 아닌 만큼 기본적으로 열악하다. 물론 TM, 글로서리는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으나 트라도스나 메모큐 대비 30% 시간이 더 걸린다. 대신 한글 철자법 이런 것이 없는 경우도 있어 캣툴 핑계대고 대략 넘겨버린다. 이런 에이전시의 일은꺼려진다.
-그중 한 곳은 자체 툴을 포기했는지 요즘 메모큐를 활용한다.
-다른 한 곳은 굴지의 번역회사인데도 금융번역을 자체 개발 툴로 사용하는데 악몽이다. 금융번역이어서 철저한 기밀유지를 전데로 원본도 복사를 못 한다. 워낙 예전에 개발한 터여서인지 작업물 분량이 커도 페이지를 분리하지 않아, 정말 큰 파일 걸리면 악몽에 악몽이다. 돈 많이 줘서 한다.

7. 이밖에도 앞서 오프라인 캣툴 설명에 포함했던 Wordfast도 Anywhere 버전인가 있는 모양인데 고객 따리 삼천리 길인만큼 써볼 기회가 없었다. 써보신 분이 있으면 코멘트 남겨주시면 고맙겠다.

대략 8, 9개의 캣툴을 거론한 것 같다. 추후 더 있으면 업데이트하고 실전기도 간략 동영상으로 올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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