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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에게 용어집이란?

번역가로서 작업을 하다 보면 용어집을 만들기 마련이다. 특히 로마자의 한글 표기법은 인간의 암기력으로는 불가능하다. 아는 단어도 생각이 안 나는 경우가 허다한데 하물며 저기 폴란드의 소도시명을 떠올린다는 것은 도대체가 불가능한 이야기다. 게다가 자국 발음으로 표기하기로 한 이후부터는 지명이나 인명 같은 경우는 아주 유명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예 매번 검색해야 하는 지경이다.

번역을 업으로 일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베네수엘라-베네주엘라, 말레이시아-말레이지아조차 헷갈릴 지경이었다. 날을 잡아 아마 온종일 작업했을 것이다. 로마지명 사전인가 뭐 그런 것이 워드로 작성된 것이 있어서, 그것을 다운로드받아 엑셀로 변환하여 용어집을 만들었다.

이런 용어집을 CAT-TOOL에 담아 번역 작업을 하게 되는데 해당 문장에 용어집에 담긴 단어가 포함되어 있으면 CAT TOOL에서 그것을 표시한다. 그러면 대개는 단축키를 이용해 그 단어를 번역문에 가져오도록 되어 있다.

물론 번역 작업 중에도 용어를 추가할 수는 있는데 번거롭고, 작업 도중에 일일이 넣는다는 것도 번역 속도에 미치기 때문에 우선 작업부터 마치느라 변변한 용어집을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오히려 용어집이라기보다는 해당 번역 작업에 반복해서 나타나는 긴 단어나 문구를 넣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용어집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예: 가령 회사의 이름을 영어로 표기해 달라는 요청이 많은데 그럴 경우에 회사 이름이 가령 Samsung Electronics Inc., USA라고 하면 그 이름을 자판을 영어로 바꾸고 저 많은 알파벳을 쳐야 한다. 가령 해당 작업이 마케팅 자료라서 번역 문건에 20여 차례만 나온다고 하더라도 번역 작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Samsung Electronics Inc., USA란 단어를 용어집에 넣어야 한다. 이쯤 되면 용어집이 아닌 회사명이라든가 영어로 유지해야 하는 제품명 같은 것들이 용어의 자리를 차지하는 입력용 툴로 둔갑하기 일쑤이다.

그렇다고 용어집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다만 나 개인의 문제인지는 모르지만, 내가 중점적으로 일하는 몇몇 분야(즉 금융용어, 보험용어) 또는 정기적으로 작업을 하는 고객의 작업에 자주 사용하는 용어집을 제외하고는 변변한 용어집을 갖고 있지 않다. 사실 번역 경력에 비춰볼 때 용어집이 너무 빈약한 축이었다.

사실 용어집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은 작업에 돌입하기 전에 작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용어집은 사실은 번역가에게 있어서는 사전과 같은 존재이다. 물론 전자사전을 통째로 넣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겠으나 일단은 그런 사전을 구하기도 어렵거니와 둘째는 그것을 프로젝트마다 사용한다면 그 분량이 과다해 컴퓨터와 소프트웨어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다. 따라서 예를 들자면 업계별로 나눠 용어집을 구성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

그래서 2017년 12월 말 연말에 일이 한가한 틈을 타서 용어집을 만들어 보기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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