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시아? 그리고 꼬몽딸레부... 제목은 재밌게!
낙서장은 일상의 소소함을 적는 공간이다. 블로그를 어느 정도 운영하다 보니 나름 윤곽이 잡혀가는 것 같다. 맨 처음에 콘텐츠부터 채우자고 동영상 올려놓고 두서없이 글을 올려왔는데 대략 어떻게 나눠야 할지 가늠이 되기 시작한다.
아무튼 번역가의 일상의 소소함 한 토막.
한 7천 단어 분량의 작업을 했는데 PM이 난데없이 두 아이템을 봐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내용이 이러했다.
한국, 중국, 홍콩 등의 북아시아 국가들의 M&A 기류는....
영국 PM의 지적은 대충 이러했다. 이곳은 East Asia 아니냐는 거였다. 원문을 보니 North Asia였다. 하지만 얼핏 듣자니 PM의 지적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면 원문 오류인가?
그런데 뭔가 찜찜했다. 내가 이 회사 번역을 3년 째 해오고 있는데 이상했다. 그래서 혹시 작성자가 이번에 north east asia에서 east를 빠뜨린 거 아닌가 찾아봤다. 이럴 때 캣툴의 concordance search 기능을 쓴다. 이전에 봤던 이것과 유사한 문장을 찾아보니 한결같이 North Asia였고 이번에 번역한 것처럼 북아시아를 썼다. 아무튼... 그래서 동아시아로 바꿨는데 아무래도 찝찝해서 잘 생각해 보니 홍콩이 끼어서 그렇지, 동아시아보다는 북아시아가 맞는다. 동서로만 본다면야 동남아시아도 동아시아 아닌가? 그걸 우리가 과연 원문을 무시하면서까지 동아시라고 하는 것 맞는가?. 우리는 우리 지역을 동북아시아라고 평한다. 극동이지, 인도차이나 반도도 동아시아다(인도 쯤을 기준점으로 보면). 그래서 PM과 이렇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그 PM도 대단하다. 7천 단어 속에서 이걸 보다니, 풋!) 아무튼...
필자 왈
I changed those.
One note though, at least Korea is the far east but it is often referred to Northeast Asia locally as opposed to south-east Asia. So I am not sure whether it is wrong to call them North Asia,
Vietnam for instance is a south east asia country (probably with India in the middle) and we are Far East in the North. So I wonder if we must really change this since the source says North and we obviously had been translating as North. You might want to give it a second thought. Let me know of your decision.
PM 왈
Oh okay. In that case, would be able to revert then?
You should be able to submit the job as usual.
...
이 포스트 쓰면서 웃긴 게 한 가지 있다. 이멜도 공장 번역가답게 개판으로 쓴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대문자 제대로 쓰기도 귀찮고, of 도 if로 찍고... 저렴하다. ㅍㅎㅎ. 정신 좀 차려야겠다. 어제 처음 "공장 번여가"란 용어를 사용했는데 맘에 든다.
여기서 팁 하나 들어간다. PM에게 실력(이건 실력도 아니지만)을 과시할 기회가 왔을 때 하라!
PM의 이른바 리스펙트를 얻으면, 즉각적인 효과는 없어도 사고 난 번역 프로젝트는 꼭 물으러 온다. 저가 번역가들이 망친 프로젝트를 내 프로젝트로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지적질하는 방법보다는 훨씬 신사적인 방법이다.
아 그리고 좋은 예가 있다. 여기 블로그 어딘가에 "구글 번역 실전기"라고 있다. 국내용으로 올린 건데 최근 postedit에 관심이 많은 회사가 있는데, 후속 프로젝트(당시 2백만 단어 논의 중)에 들어가려면 내가 첫 프로젝트에 사용한 방법을 데모해 줄 수 있겠냐고 해서 마침 내가 국내용으로 올려놓았던 동영상을 알려주고 이런 식으로 만들면 되겠냐고 했더니 들어와서 보곤 내부에서 공유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만 4명이 봤다. 미국에도 지사가 있으니 그쪽은 섞여서 추적은 안 된다. 사실 $300에 새 프로젝트 진행 동영상 내부 승인까지 났었다... 그리고 파일럿 때는 마이크로소프 번역 엔진을 썼는데 내가 구글 번역 쓰라고 했더니 한 달인가 있다 나한테 3가지 기계 번역 보고 어떤 게 제일 좋냐고 물었는데... 지금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구글 쪽이었다(Neural 포함해서 2종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프로젝트 나가리, 장장 몇 개월에 걸쳐 진행될 프로젝트였는데 올 한 해를 해결해줄 대박 건이었다. 아쉽다. 하지만 아무튼... 점수 많이 얻었다. 프랑스어는 모르니... 그것 보면서 뭐라고 했을까? ㅎㅎㅎㅎ 메시~가 고작이니, 무슨 말인지도 모르지만 "꼬몽딸레부" 이러면서 보지 않았을까. 웃긴다. 내가 처음 만든 동영상이라서 허접인데... (제목을 수정하면서 혹시 욕일까봐 검색했더니 안녕하세요구먼).
유감스럽게도 그 대형 프로젝트는 일단 유보. 이 뒷담화는 매우 놀랍다. 다음 기회에 전하겠다.
참고: 이 프로젝트는 XTM 캣툴로 했고, 오늘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SDL World Server로 처리했다. SDL은 트라도스 판매 회사이며 월드서버는 축소한 온라인 캣툴이다. 두 캣툴 모두 무료로 사용한다. 번역회사가 제공하며 나는 무료로 이용한다. 사흘 전엔 또 다른 캣툴 MATECAT을 이용했다. 이를 설명하는 이유는 트라도스가 초보 번역가에겐 절실하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아무튼 번역가의 일상의 소소함 한 토막.
한 7천 단어 분량의 작업을 했는데 PM이 난데없이 두 아이템을 봐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내용이 이러했다.
한국, 중국, 홍콩 등의 북아시아 국가들의 M&A 기류는....
영국 PM의 지적은 대충 이러했다. 이곳은 East Asia 아니냐는 거였다. 원문을 보니 North Asia였다. 하지만 얼핏 듣자니 PM의 지적이 맞는 것 같기도 했다. 그러면 원문 오류인가?
그런데 뭔가 찜찜했다. 내가 이 회사 번역을 3년 째 해오고 있는데 이상했다. 그래서 혹시 작성자가 이번에 north east asia에서 east를 빠뜨린 거 아닌가 찾아봤다. 이럴 때 캣툴의 concordance search 기능을 쓴다. 이전에 봤던 이것과 유사한 문장을 찾아보니 한결같이 North Asia였고 이번에 번역한 것처럼 북아시아를 썼다. 아무튼... 그래서 동아시아로 바꿨는데 아무래도 찝찝해서 잘 생각해 보니 홍콩이 끼어서 그렇지, 동아시아보다는 북아시아가 맞는다. 동서로만 본다면야 동남아시아도 동아시아 아닌가? 그걸 우리가 과연 원문을 무시하면서까지 동아시라고 하는 것 맞는가?. 우리는 우리 지역을 동북아시아라고 평한다. 극동이지, 인도차이나 반도도 동아시아다(인도 쯤을 기준점으로 보면). 그래서 PM과 이렇게 이야기를 주고받았다(그 PM도 대단하다. 7천 단어 속에서 이걸 보다니, 풋!) 아무튼...
필자 왈
I changed those.
One note though, at least Korea is the far east but it is often referred to Northeast Asia locally as opposed to south-east Asia. So I am not sure whether it is wrong to call them North Asia,
Vietnam for instance is a south east asia country (probably with India in the middle) and we are Far East in the North. So I wonder if we must really change this since the source says North and we obviously had been translating as North. You might want to give it a second thought. Let me know of your decision.
PM 왈
Oh okay. In that case, would be able to revert then?
You should be able to submit the job as usual.
...
이 포스트 쓰면서 웃긴 게 한 가지 있다. 이멜도 공장 번역가답게 개판으로 쓴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대문자 제대로 쓰기도 귀찮고, of 도 if로 찍고... 저렴하다. ㅍㅎㅎ. 정신 좀 차려야겠다. 어제 처음 "공장 번여가"란 용어를 사용했는데 맘에 든다.
여기서 팁 하나 들어간다. PM에게 실력(이건 실력도 아니지만)을 과시할 기회가 왔을 때 하라!
PM의 이른바 리스펙트를 얻으면, 즉각적인 효과는 없어도 사고 난 번역 프로젝트는 꼭 물으러 온다. 저가 번역가들이 망친 프로젝트를 내 프로젝트로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지적질하는 방법보다는 훨씬 신사적인 방법이다.
아 그리고 좋은 예가 있다. 여기 블로그 어딘가에 "구글 번역 실전기"라고 있다. 국내용으로 올린 건데 최근 postedit에 관심이 많은 회사가 있는데, 후속 프로젝트(당시 2백만 단어 논의 중)에 들어가려면 내가 첫 프로젝트에 사용한 방법을 데모해 줄 수 있겠냐고 해서 마침 내가 국내용으로 올려놓았던 동영상을 알려주고 이런 식으로 만들면 되겠냐고 했더니 들어와서 보곤 내부에서 공유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만 4명이 봤다. 미국에도 지사가 있으니 그쪽은 섞여서 추적은 안 된다. 사실 $300에 새 프로젝트 진행 동영상 내부 승인까지 났었다... 그리고 파일럿 때는 마이크로소프 번역 엔진을 썼는데 내가 구글 번역 쓰라고 했더니 한 달인가 있다 나한테 3가지 기계 번역 보고 어떤 게 제일 좋냐고 물었는데... 지금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구글 쪽이었다(Neural 포함해서 2종이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프로젝트 나가리, 장장 몇 개월에 걸쳐 진행될 프로젝트였는데 올 한 해를 해결해줄 대박 건이었다. 아쉽다. 하지만 아무튼... 점수 많이 얻었다. 프랑스어는 모르니... 그것 보면서 뭐라고 했을까? ㅎㅎㅎㅎ 메시~가 고작이니, 무슨 말인지도 모르지만 "꼬몽딸레부" 이러면서 보지 않았을까. 웃긴다. 내가 처음 만든 동영상이라서 허접인데... (제목을 수정하면서 혹시 욕일까봐 검색했더니 안녕하세요구먼).
유감스럽게도 그 대형 프로젝트는 일단 유보. 이 뒷담화는 매우 놀랍다. 다음 기회에 전하겠다.
참고: 이 프로젝트는 XTM 캣툴로 했고, 오늘 또 하나의 프로젝트는 SDL World Server로 처리했다. SDL은 트라도스 판매 회사이며 월드서버는 축소한 온라인 캣툴이다. 두 캣툴 모두 무료로 사용한다. 번역회사가 제공하며 나는 무료로 이용한다. 사흘 전엔 또 다른 캣툴 MATECAT을 이용했다. 이를 설명하는 이유는 트라도스가 초보 번역가에겐 절실하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