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번역 상단메뉴로 승격

사실 내가 이 번역 다이어리 블로그를 운영하게 된 것은 문서 번역가들을 위한 것이었고 그것을 설명하기 위해 영상번역을 언급했고, 고독한 미식가로 구글 번역가 툴킷을 활용하여 1초짜리 자막 완성기를 심심풀이로 국내 번역 카페에 올렸던 터여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그걸 콘텐츠 채울 겸 아무래도 관심사 높지 않을까 하는 촉에서 퍼다 놓은 정도였다. 그런데 블로그 개시 1개월 됐나? 방문객이야 미미하지만, 트래픽의 40~50%가 영상 관련 검색 과정에서 유입된다. 그리고 놀라운 것이 SUBTITLE WORKSHOP을 영어로 검색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는 거다. 나는 실제로 12, 3년 전에 서브타이틀 워크숍을 처음으로 접했던 걸로 생각한다. 요즘 이렇게 묵은 걸 올려도 되나 싶었는데 해외에서는 여전히 무료 자막 소프트웨어로는 톱10 안에 확실히 드는 것 같아. 그냥 올려놓았다. 그런데 제작사가 신경을 안 쓰는 지, 내리고서 영상, 오디오 잡는 데 한 두 시간 걸렸다. 아무튼 영상 번역이 캣툴보다는 인기 있는 단어인 모양이다.
사실 나는 영상 번역뿐만 아니라 영상 쪽에 아주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필자는 미국서 살다가 국내에 벤처 하러 들어왔다. 하다 보니 국내 온라인 DVD 업체로는 단연 1위였다. 2002-2006년까지의 일일 것이다. 3대 메이저 영화사 국내 온라인 총판(그중 하나는 온, 오프라인 총판 모두)까지 맡았다. 인터넷 초기였기에 CJ MALL 현대몰 비롯하여 국내 8대 메이저 쇼핑몰(쿠팡이 없던 시절)에 우리가 운영하던 사이트가 그대로 꽂히기도 하였다. 게다가 나와 미국서 룸메이트 생활까지 했던 나의 육촌 형(이 형님 얘기만 해도 파란만장하다)은 국내 외화 수입 업계의 대부라 불릴 정도로 외화 수입 전문가다. 아마도 한창 미국 영화가 망했던 7, 8년 전 한때는 국내에 수입되는 비 메이저 영화사의 영화는 그 형의 손을 거쳐 80% 이상 수입되어 왔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거다. 사실 그 형 덕분(탓?)에 DVD 온라인 총판에 이르게 되었고 전체 DVD 사업은 아시다시피 초기에 잘 나가다가 메이저사의 시장 이해 부족으로 지금은 모든 메이저사(워너는 남았을지 모르겠다)가 국내에서 철수해 버렸다. 망하는 산업에 들어가면 망한다. ㅋㅋ. 하지만 아주 신명 나게 일했던 시간이 있기도 했다. 아무튼 나는 커리어의 황혼기에 전업 번역가가 되기는 했으나, 사실상 평생을 이런저런 류의 번역(영화 출시 광고 카피도 그런 셈이다)을 해온 셈이며, 이 부분에서 내가 번역 입문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나름 도움이 될 부분이 있을 것 같다.






전 세계 유일의 인디아나 존스 dvd 박스세트


DVD 출시는 사실 영상업계에선 정말 전쟁터였다. 메이저 타이틀 스파이더맨, 인디아나 존스, 진주만, 그밖에 수도 없이 많은 배너 카피를 내가 직접 썼다. 국내 쇼핑몰에 뿌려진 주요 타이틀의 출시 풀 사이즈 배너는 아마도 필자가 쓴 것이 대부분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다. 사실 큰 돈이 걸린 문제였으니... 위에 뜬금없이 인디아나 박스세트와 진주만의 사진을 건 것도 그래서다. 참고로 저 인디아나 박스세트에는 프랭클린 가죽 커버 다이어리가 들어갔다 (당시 프랭클린이 국내 입성하던 시기라서 가능했다). 다이어리 커버만도 당시에 한 3, 4만원 했던 걸로 기억 난다. DVD 시장의 끝물이라서 재미 못 봤다. 하지만 전 세계 유일의 인디아나 존스 박스 세트였다. 참고로 국내(미국에서도 늦었다. 그 루커스 옹의 고집 때문에)서 늦게 출시돼 성질 급한 국내 DVD 매니아들 가짜만 수만 장 몇 년에 걸쳐서 다 사 버렸다, 국내에서는 수량이 생각보다 훨씬 적었다. 그래서 홍콩에 있는 CDWOW란 당시 전 세계에서 아마존 다음으로 가장 잘 나가던 CD, DVD 사이트에 내다 팔았는데 한국서 1년 간 판 것보다 사흘 만에 영국과 유럽에 더 팔았다. 아무튼 재밌었다.

요즘 기계 번역의 여파가 하도 거세서 이젠 고객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찾아나서야겠다 싶어 이력서 띄우고 마케팅 경험으로 이력에 첨부하는 과정에서 풀 배너 찾으려다가 배너는 못 찾고 DVDPRIME이란 사이트에서 우연히 발견했다. 와! 아직 살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 사이트가... 건투!!!
그리고 육촌형, 따라서 영화 수입하는 데도 몇 번 가서 세계 영화 업계의 이면을 진하게 봤다. 칸(아 깐느지?), 베를린, AFM(미국 LA)도 다 가봤다. 영화제란 흔히 생각하듯이 일반인이 단순히 영화를 보는 곳이 아니다. 영화 파는 곳이다. 이 부분은 차차 얘기할 기회가 있겠다.

원래 옛날 얘기하면 아재 티 팍팍 나는데... 응답하라 84인가? 하지만 이 때가 덕선이 시대는 아니다. 불과 15년 전 이야기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영화 방면에 상당한 지식이 있고 영상 번역도 줄잡아 3백 편은 경험한 터이니 아마도 매우 유의미한 글들을 적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 boring한 캣툴보다는 영상 쪽이 흥미로우니 나의 영상 노하우를 공유할 생각이다. 일단 상단 메뉴의 About을 상단에서 퇴출하고 영상번역으로 앞서 올린 글의 카테고리를 바꿔본다. 즐거운 읽을 거리가 몇 있을 거다.

또 다시 면책조항: 약간은 글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되었지만, 글의 품질은 무시하고 보시라. 워낙 글을 많이 쓰고 공장번역가로서 내 글 솜씨의 70%만 해야 공장 번역이 의미가 있다는 생각에 돈 받고 쓰는 글도 적당히 쓴다. 따라서 여기에 올리는 글은 글이라고 보시지 말고 친구하고 얘기한다고 보시면 된다. 아예 이 면책조항을 템플릿 아래 심어놓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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