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일기 3월호? (1)

주로 네이버 블로그에서 글을 써왔고, 최근에는 워드프레스로 이전 중입니다.

번역가와 캣툴에 관한 한, 가장 많은 글(책 한 권 분량)이 담긴 블로그 중 하나라 생각합니다.

네이버
https://blog.naver.com/mkimcpa

워드 프레스
www.gongbone.com




계속 일이 이어졌다. 3월초부터 4만 5천 단어를 처리하고 녹초가 된 상황에서 3천 단어 정도의 보통 프로젝트가 줄곧 이어져서 이달엔 거의 10만 단어 가까이 소화한 것 같다. 상당한 양이다. 워낙 3월 상반기에 너무 많고도 지루한 양을 소화하느라 녹초가 된 터여서 이후 이어진 업무량도 더디게 처리되다 보니 매우 힘겨운 한 달이어서 블로그 글 작성은 엄두도 못 냈다. 오늘 글은 이름하여 뒤늦은 3월호다. 오늘 글은 중급의 캣 유저나 제대로 이해할 글이다.


그간 다양한 툴을 사용했다.

Smartcat
가장 많이 사용한 것은 일단 고객이 워드 포맷으로 보내온 4만 5천 단어 가량의 작업을 하면서 사용한 스마트캣이었다. 스마트캣의 약점과 장점을 일상적인 사용의 관점에서 확인할 기회가 되었다. 이 정도의 분량을 작업하다 보면 아무래도 일치하는 문장이 많다. 따라서 concordance가 정확히 나타나야 하는데 내가 입력한 시점과 tm에 반영되는 시간에 문제점이 있는 것인지 안 나타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 작업이 다 끝나고 보니 다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 가령 93%의 매치가 나오고 우측 아래 Match Difference란 곳에 원문과 tm 93% 매치의 문장 차이가 나와야 하는데 내가 작업하는 동안 제때 나오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건 아주 심각한 문제다. 아직 시스템상 불안해서인가, 아니면 내가 세팅을 잘못해서인가 잘 모르겠으나 시스템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잘 납득이 안 가는데 시스템 속도는 매우 좋았으므로 아무래도 뭔가 tm 불러오는 데 문제인 것 같다. 사실 불편해서 한동안 찾아봤으나 원인을 찾지 못했다. 한번 더 찾아봐야겠으나 이전에도 매뉴얼도 대략 살펴봤으나 찾을 수 없었다. 6, 7년 된 트라도스에서도 여전히 새로운 기능과 단축 키가 나타나는 형국이니 캣툴이 가히 만만치는 않은 것 같다. 시스템 문제가 아니라면 UI의 문제임이 틀림없다. 내가 못 찾으면 남 탓... ㅋㅋ 아무튼 그렇다. 사실 4만 5천 단어를 하다 보면 CONCORDANCE가 절대적으로 중요해진다. TM만 갖고는 어렵다. 그리고 일단 TM에 나타나면 (50% 매치가 표시되게 설정해 놓고 작업했음) 우측 하단에 나오듯이 두 문장의 차이를 보여주면, 그대로 TM COPY하고 틀린 부분만 수정하면 되므로 엄청나게 능률적이다. 그리고 군데군데 앞에 나왔던 단어인데 뭐라고 번역했는지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때 CONCORDANCE를 쓴다. 그런데 스마트캣의 경우는 50% 이하를 TM(우측 상단)에서 보여주는 옵션이 없다. CONCORDANCE는 열린 파일에서만 보여준다. 전체 TM을 보지 못한다. 무엇보다도 이것이 심각하다. 내가 이번에 한 작업은 17파일이었는데 효율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있는지 웹도 검색하고 매뉴얼도 봤지만 찾지 못했다. 

한편 QA가 한국어에 최적화되지 않아서인지 거의 모든 박스마다 느낌표가 나타난다. 무언가 이상이 있다는 것인데 눌러보면 한국어와는 무관한 것이 많다. QA 조건을 한번 손질하였으나 안 먹은 건지 별 변화가 없었다. 이것도 시간 나는 대로 잡아가야 한다. 캣툴에 익숙해지는 필수 조건이다. 제일 좋은 방법은 매뉴얼 시작부터 끝까지 읽기... 나는 일단 "텀벙" 뛰어들고 막히면 보는 스타일이다. 건방진 축에 속한다.
아무튼 상업 번역가는 일정에 쫓기는 만큼 적당히 넘어간다. 물론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면 모르겠으나 마감 시한과 리스크 사이에 적절히 균형을 찾아야 한다. 하기사 어느 자칭 고수 번역가는 concordance 쓸 필요가 없고 자기 엑셀에서 검색한다니... what????? 그에 비하면 이 정도 넘어가는 것은 훌륭한 자세라고 자위해 본다. 캣툴을 처음 구매한 사람이고 시간이 남는 번역가라면 질기게 찾아서 캣툴을 익혀야 한다. 요즘은 거의 그럴 일 없고 그러기도 귀찮아졌지만, 처음에는 이틀 씩 찾은 일도 있었다. 시간이 남아서였기보다는 마감 시한과 리스크 사이에서 균형을 찾느라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반면 오늘은 메모큐로 작업하고 있는데 메모큐는 정말 이 측면에서 훌륭하다.
아래 그림을 보자. 86% 매치다. 우측 칸에는 86% TM 매치(100% 매치로 나타나는 것은 내가 이 문장을 86% 매치를 보고 번역하여 TM에 반영된 것임)를 보여주고 TM 속 문장과 내가 지금 번역할 문장의 차이점을 빨강 글씨로 보여준다. 빨강 글씨는 웹주소다. 그러니 80% MATCH를 타깃에 번역해서 넣은 후, 차이점을 비교해서 괄호와 URL을 입력해주는 것으로 이 문장의 번역은 끝난다. MEMOQ의 경우, 이 기능을 따로 배울 필요가 없게끔 처음부터 직관적으로 보여줬다. 따로 배울 필요가 없었다. 실제로 MEMOQ에서 발견한 기능을 TRADOS에서 나중에 찾아 배우는 경우도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아울러 MEMOQ는 전체 TM을 참조한다. SMARTCAT에도 그러한 기능이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아닌 것 같다. 이 기능을 찾으려 검색하던 중, 어느 번역가가 스마트캣의 한계로 바로 이 점을 지적하여 더 찾는 것을 포기했다. 언젠가 반드시 스마트캣이 극복해야 할 문제다(어쩜 업데이트했으나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그리고 이번 작업을 하면서 부수적인 기능이 따라왔는데 흥미로웠다(이 기능은 트라도스에도 있지 않은가 싶다. TM Alignment인데 원래 번역 외 기타 작업은 안 하는 터라 들어본 듯하다). 이 작업은 과거의 이용약관을 유럽 개인정보보보호법의 변경으로 인하여 개정하는 작업이어서 이전 이용약관을 토대로 작업해야 하는데 이 회사가 이전 이용약관을 tm으로 처리하지 않아, 다시 번역하는 비용을 아끼기 위하여 이전 약관의 원문과 번역문을 memoq에 놓고 일단 문장을 잘라, 연결되지 않는 부분을 짝짓기하는 그런 기능이었다. 상당한 분량이었으나 대부분은 맞았고 안 맞는 문장은 추가로 잘라서 번역문과 맞추는 작업이었는데 시간당 번역비 나오는 수준으로 두 시간 만에 끝냈다. 그리고 이어서 그 tm을 개정된 약관에 적용해 번역하는 작업인데 아주 우수하게 맞는다. 
오늘 부분은 내용이 중급 수준이어서 이해하기 까다로울 수도 있다. 다듬을 시간은 없으니... 죄송...
스마트캣Concordance의 문제는 반복 문구가 많은 큰 프로젝트를 처리하는 데는 사실 치명적인 약점이다. 다만 다른 부분에선 완벽했고 실상 필자 역시 Concordance를 제대로 쓰기까지 3년 넘게 걸린 듯하다. 따라서 캣툴 초기 사용자가 이것 때문에 망설일 이유는 전혀 없다. 특히 트라도스가 비싸다는 점을 고려할 때 스마트캣은 차고도 넘치는 대안이다.
메모큐역시 내가 가장 선호하는 오프라인 캣툴이다. 실은 오프라인이랄 것도 없다. 상시 접속되어 있으므로...
Tip: 번역툴과 관련하여 검색할 때는 영어로 구글에서 검색하라. 국내에 고급 자료 거의 없다. 외국 번역가 사이트 proz에 가면 다 있다. 나도 다 검색으로 깨우쳤고 답을 못 찾은 적 없다. 외국 번역가들 중엔 엔지니어 출신이 아닌 사람이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을 아는 "도사"들이 있다. 번역가가 한글 검색하고 있으면 안 된다. 그리고 외국 콘텐츠가 읽기 어려워서는 더더욱 안 될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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