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스페셜 4회: 온두라스전 촌평, 막대기 축구, 둘 다 참 못하더라,
여전히 하나도 나아진 게 없구나. 기성룡이 빠진 것 감안하더라도. 어차피 나머지 빠진 선수들은 경기 전체에 영향력을 미칠 만한 선수는 하나도 없으니...
그냥 60위권 팀들의 경기 수준이었다. 이게 월드컵을 3주 남긴 대표팀의 수준이라니.조직력 무. 어차피 기성룡과 손홍민이 전부인 팀이니...
1. 골키퍼요즘 국대 실력이 하도 한심해서 경기를 안 봐서 그런지, 저 골키퍼는 누구인가? 저 친구가 주전인가? 흠, 아무튼... 이렇게 말하자. 새 골키퍼 월드컵 주전으로 데려가는 거 아니다. 스페인전 김진현 꼴 나기 딱 좋다. 이영표의 해설이 정곡을 찌른다. 골키퍼한테 급하지 않으면 백패스하지 말아라. ㅋㅋㅋ
충고: 골키퍼 조현우구나. 막판에 보니 펀칭하러 나왔는데 그대로 빠져서 아웃되더군. 골키퍼의 제1 덕목 펀칭하러 나오면 죽든살든 볼은 건드려야 한다. 그래 좋다. 어차피 국대 rebuilding해야 하니 좋은 경험될 거다, 미리 배워놓자. 부탁이 하나 있다. 지금 시점에서 누구를 세워도 마찬가지이겠으나, 제발, 제3 골키퍼는 출전도 안 하니, 정성룡이라도 데려가라. 조현우, 가슴 떨어질라. 난 게임을 안 하지만, 이렇게 표현하자. 테트리스 레벨 3까지 만만해서 레벨 10으로 올린 느낌일 꺼다. 우수수 떨어지는 벽돌에 깔린다. 특히 우리 수비력에선... "저런 각도에서도 슛이 골대로 날아드는구나..." "저렇게 센 볼도 있구나." 이미 늦었지만 손홍민 상대로 연습 좀 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이렇다. 해외에 골키퍼 진출시켜야 한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온갖 슛 다 경험한 다음에 돌아오면 웬만한 수비코치보다 나은 실력 갖춰올 거다. 그러면 수비수들에게 현장에서 욕만 질러대도 수비 비 두 배로 강화된다.
감독은 뭐 하냐?
2. 수비
여전히 뻣뻣하기 그지없는 수비진. 볼 잡으면 후덜덜 떤다. 이건 슈틸리케 재임 후반기부터 생긴 문제이긴 한데, 신태용이 하나도 손 못 봤다. 볼 잡고 공격 전환할 때, 수비수 전원 "지척"에 상대팀 선수 보이면 "후덜덜" 다리 떨며 돌아서서 백패스할 때 찾는다. 이들이 백패스 외에 할 수 있는 건 딱 두 가지, 기성룡을 찾아서 패스하던지 아니면 똥볼 롱패스. 여기서 현재 국대의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 국내에서 축구 배워서 "패스"만 안다. 수비수도 몰고 갈 때는 몰고 가서 패스를 잘 넘겨줘야 한다.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 축구에서 흔히 보는 수비수로부터 이어지는 단 두세 번의 패스가 골로 연결되는 게 바로 수비수들의 개인기 덕분이다. 우리나라 감독들은 오로지 "패스"와 "터치"를 강조한다. 말 안 들으면 빳다 때리던 시절에 축구 배운 선수들이 감독하고 있다.
뻣뻣한 수비수로 구성된 축구팀, 이거 가장 심각한 문제다. 이거 하나만 고쳐도 팀이 달라진다. 체격 조건만 보고 뽑아서인지, 아니면 정말 선수가 없어서인지 어떻게 저런 선수들이 국대가 되었는지 총체적 난국이다. 스리백이 어쩌구 저쩌구 논하기 전에 선수나 제대로 가져다 놓아야지 덩치만 보고 뽑아놓고 하나도 못 가르친다. 대체 기성룡이 벌벌떠는 수비수로부터 볼 받아 끌고 나올 때만 국대의 경기는 골격을 갖춘 축구의 형태를 띄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동네 축구"다. 오늘 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감독은 뭐 하나?
충고: 이건 대안이 없다. 몇 년째 이어온 문제이니. 장현수가 돌아오면 좀 나아지겠지. 그라도 돌아와서 제발 기성룡 수비수로 만들지 말아라. 가뜩이나 수비에서 갖고 나오는 볼 일일이 관여해서 기성룡 체력 탕진시키지 말아라. 예전의 팔팔하던 기성룡도 아니다. 문제는 장현수조차도 볼 키핑력 극히 제한적이다. 이거 기성룡 선수 생활 내내 그 어떤 감독도 못한, 아니 해보려 하지도 않았다. 슈틸리케는 잠시 시도는 해봤으나, 예선전 성적이 안 좋아서 완성 못하고 쫓겨났다. 신태용 들어오고 나니, 수비력 보강도 못한 터여서 도루묵 됐다. 여기 한물 간 구자철 몫이 있을지 모른다. 구자철이 이젠 섀도 스트라이커 버리고 나라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구자철 청소년 시절엔 기성룡처럼 뛰었다. 체력과 체격 조건이 안 되니 공격수에 가까운 미드필더로 전환한 케이스다. 경기 절반을 뛸 체력은 남아있지 않을까? 볼 끌고 나오다 벌벌 떠는 수비수들한테서 볼을 잡아 기성룡이에게 연결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사실 구자철한테는 월드컵 3경기에서 한 골이 나올 수 있다(안정환 타입이다). 하지만 기성룡이 매번 수비로부터 골 끌고 나올 수 없는 만큼, 그를 도울 필요가 있는데 그 일을 감당할 선수, 현재로서는 구자철 밖에 없다. 참으로 한심한 케이스다.
3. 미드필더
위에 대충 설명했다. 예전처럼 경기의 흐름과 박자를 혼자서 이끌어가던 기성룡이 아니니, 이 부분 역시 대책은 별로 없다. 그나마 이젠 전성기의 절반이 된 기성룡과 이청룡은 그 다른 어떤 미드필더 조합보다 우수할 거다. 역시 이청룡도 와일드카드가 되어야겠지. 구자철도 조합에 포함될 거고. 많은 사람이 퇴물이라고 여기는 이청룡, 구자철을 여전히 고집하는 이유. 단 하나다. 전진 패스를 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다.
즉, 손홍민한테 볼을 "피드"해 줄 수 있는 개인기를 가진 선수들을 말한다. 내가 계속 뻣뻣하고 서서 하는 막대기 축구라고 하는데, 선수들이 달려갈 지점을 예측하고 찔러주는 패스를 "줄기차게" 뿜어줄 줄 아는 선수는 국내 선수 중에 못 봤다. "피드"를 번역하자면 "먹여주는 패스"다. 공격수가 툭 차면 들어가는 골.
전형적인 미드필더, 즉 손홍민과 다른 공격수에게 먹여주는 패스를 할 수 있는 선수로서는 기성룡, 이청룡, 구자철이다. 한국 공격이 제대로 클릭될 때를 봐라, 그건 아예 후반 중반 되어서야 기성룡이 공격적으로 나서서 볼 뿌려줄 때이다. 초반에는 보통 감독의 지시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서 막대기 같은 수비수들 볼 다 받아서 끌고 나온다. 이 짓 이제 그만해야 한다. 16강의 실낱보다 못한 가능성을 살리려면... 어차피 골 많이 먹을 거니 골을 많이 넣어야 한다.
왜 손홍민이 국대에 오면 별로 골을 못 넣느냐는 얘기를 자주 한다. 예전에는 심지어 "볼을 오래 갖고 있는다"는 지극히 한국 축구 상식 선에서 무식한 얘기도 했다. 이거 역시 축구는 무조건 "패스"다란 미개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축구 상식에서 비롯된 무지다. 패스도 개인기가 좋아야 패스다운 패스한다. 오늘도 봤듯이 손홍민이 터뜨린 골 봐라. 패스만 제대로 해주면 손홍민은 골 쳐넣는다. 전진패스가 없는 국대에서 아무도 패스를 일관되게 찔러주지 못하니 손홍민의 속도도 무용지물이다. 결국 페널티 에리어에서 흘러나오거나 페널티 외곽에서 본인이 만들어서 넣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홍민의 파괴력은 국대에 오면 반감된다. 다들 그를 집중적으로 마크하고 그 집중 마크를 덜고 그나마 골을 넣어주는 선수는 구자철뿐이었으니까. 자, 이렇게 표현해보자. 토튼햄과 국대가 10번 경기를 한다 치자. 손홍민은 양쪽에서 뛴다. 아마 7승2무1패 정도로 토튼햄이 압도할 거다. 해리 케인 빼고 하면 한 두세 경기 이길까. 그 정도로 국대가 못한다. 국대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시즌 경기 한다면 잘해야 강등권이고, 강등이다. 어차피 대표팀에서 위협이 될 만한 공격수는 손홍민이므로 월드컵에서는 집중 마크 이뤄진다. 주워 먹을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 그나마 이젠 박주영도 없다. 구자철, 이청룡도 전성기 넘겼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 완전한 리빌딩 모드로 월드컵에 임할 순 없을 테니 이들이라도 전후반을 나눠 뛰는 형식으로라도 경기에 투입되어야 손홍민을 그나마 살릴 수 있다. 예전에 차두리의 공격수 시절, 그가 경기에 투입되면 골은 못 넣어도 헤집고 다녀서 판이 달라지곤 했는데... 그리고 이천수(내가 굉장히 낮게 평가하는)도 헤집고 다니기는 했다. 지금은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헤집고 다니는 선수조차 보이지 않는다. 국내 감독들의 선수 보는 안목이다. (조광래 감독은 그나마 선수들을 꽤 등용시켰다. 그 이후론 꽝이다).
그나마 오늘 경기에서 이승우가 구자철, 이청룡 정도의 가능성은 보여준 것 같다. 그런데 체격의 결함이 심하게 보이기도 했다. 팽이다. 헤집다가도 한 번 부딪치면 흐름이 끊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줄 순 있다. 아니면 스페인 리그에서도 못 뛴다.
역시, 감독은 뭐 하냐?
충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장현수든, 다른 거친 선수들, 파울 영악하게 하는 맷집, 정신력 좋은 선수로 대체해라. 이거 어려운 얘기이나, 무조건 기성룡의 수비 부담 덜어라. 아마 기성룡이 회춘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갑갑한 것이 안 보인다. 7:0으로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기성룡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써라.
구자철, 이청룡, 이승우의 조합으로 어떻게든 기성룡을 보좌시켜라. 이번 월드컵의 미드필드는 기성룡 빼고는 로테이션이다.
3. 공격수
어차피 손홍민 1인이다. 이근호 등 여러 선수 다쳤다지만, 별로 영양가 없다. 나머지 선수들은 거기가 거기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차라리 이동국 데려가도 된다.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나 이동국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다(믿거나 말거나 한국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다, 왜 그런지 설명하려면 이 글보다 더 긴 글이 필요하지만). 어차피 진정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상황에서는 김신욱이나, 이근호나, 기타 등등 누가 뛰어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스트라이커는 손홍민뿐이고, 스트라이커 한 명만 있어도 되니까... 패스 일관되게 찔러주는 미드필더만 있으면 된다. 쌍두마차는 한국 축구에서는 어차피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자, 황희찬에 대해 말해보자. 팬들이 거는 기대가 제법인 듯하다. 그러나 난 황희찬에게서 여지껏 아무것도 못 봤다. 군데군데 골은 넣은 것 같은데 의미 없는 대회였다. 포지션이 포지션이다 보니 기회를 많이 얻는 거다. 아무래도 최전방에 있다 보니 패스가 많이 가게 돼 있다. 그런데 한 번도 눈부신 뭔가를 보여준 적이 없다. 지금은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지만, 차라리 이정협은 몇 번 짜릿한 골과 어시스트를 보여줘서 깊은 인상을 줬었다. 그것도 오래 전이었으니 지금은 무의미하지만... 아무튼 황희찬으로 돌아가서 그 포지션에서 그 정도 기회를 얻었으면 지금쯤 각인되는 골을 몇 번은 보여줬어야 마땅하다. 폴란드전인가 충분히 넣어야 했을 골, 20% (월드컵 나가면 상대 선수 실력이 20% 업된다) 긴 팔의 골키퍼에게 걸려서 못 넣었다. 아시아권에선 그 슛 골로 들어갔을 거다. 월드컵 예선 1, 2번 시드 골키퍼라면 실수 아니면 막았을 것이다. 어느 기사 댓글 보면서 석윤찬 왜 안 뽑았느냐는 사람도 있더라. 난 1주 전만 해도 황희찬을 석현준으로 착각했다. 그만큼 황희찬이 돋보이는 플레이가 없었단 얘기시겠다. 아무튼 석현준보단 황희찬이 낫다. 석현준의 가장 큰 문제점... 모든 슛을 똑같은 강도로 찬다. 골키퍼와 1:1 대결에서나 30m 중거리 슛을 때릴 때나, 온 힘을 다해서 찬다. 혀를 절로 차게 만든다. 신태용 감독이 지금까지 제일 잘한 게 석현준 엔트리에 안 넣은 거다.
충고: 무식하지만, 아예 손홍민 원톱 박고, 패싱력 있는 미드필더 많이 박아라. 볼이나 많이 터치하게. 뭐 오스트리아에서 뛴다니 황희찬이 나가도 그만이지만... 어차피 다른 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남태희가 그나마 헤집고 다니는 선수인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그도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천수처럼 먼지만 나는 경우가 많지만, 그나마 경기장을 헤집고 다니는 능력은 있다. 공격에서 날릴 선수 있으면 남태희가 경기 안 뛰더라도 엔트리에 넣어라.
종합:
평가전 같지 않은 평가전. 뭘 평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2:0 승리라지만, 온두라스 한국에 관광 온 것 같다. 투지도 없고, 실력도 없고, 우리랑 랭킹이 비슷하니 그들의 오늘 플레이가 우리 축구팀 수준의 플레이라고 보면 딱 맞을 거다. 디따 못 하더라. 유감스럽게도 오늘 그들의 플레이 수준이 월드컵에서 우리가 세계에 보여줄 실력이다.
두 골 좋았다. 폄하하는 건 아니다. 아마 오늘 손홍민이 터뜨린 골, 시드 받은 팀 골키퍼라면 10중 7,8은 막았을 거다. 두 번째 골? 그렇게 페널티 내곽에서 그렇제 맘껏 패스하다니, 월드컵에서 일어날 가능성 없는 일이다. 온두라스라서 가능했다.
어차피 스타 플레이어서 그렇지, 누더기 된 한국 축구, 너무 헤져서 짜깁기하기도 늦었다. 손홍민 한 명 남겨 놓고 완전한 리빌딩 들어가야 하는데... 혹시 기성룡은 한 번 더 출전 가능할까? 싹 바꿔야 한다. 감독을 필두로... 그런데 유망주도 안 보인다.
박지성이 절대 할 리 없겠지만, 어쩌면 이영표? 둘 다 안 한다고 하면 유럽 가서 얼른 감독 집어와라!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 "골키퍼에 필요 없는 백 패스 절대 하지 말아라."
근데 말이다... 개인기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는 수비수한텐 늘 백 패스가 필요하다는 게 문제다.
그냥 60위권 팀들의 경기 수준이었다. 이게 월드컵을 3주 남긴 대표팀의 수준이라니.조직력 무. 어차피 기성룡과 손홍민이 전부인 팀이니...
1. 골키퍼요즘 국대 실력이 하도 한심해서 경기를 안 봐서 그런지, 저 골키퍼는 누구인가? 저 친구가 주전인가? 흠, 아무튼... 이렇게 말하자. 새 골키퍼 월드컵 주전으로 데려가는 거 아니다. 스페인전 김진현 꼴 나기 딱 좋다. 이영표의 해설이 정곡을 찌른다. 골키퍼한테 급하지 않으면 백패스하지 말아라. ㅋㅋㅋ
충고: 골키퍼 조현우구나. 막판에 보니 펀칭하러 나왔는데 그대로 빠져서 아웃되더군. 골키퍼의 제1 덕목 펀칭하러 나오면 죽든살든 볼은 건드려야 한다. 그래 좋다. 어차피 국대 rebuilding해야 하니 좋은 경험될 거다, 미리 배워놓자. 부탁이 하나 있다. 지금 시점에서 누구를 세워도 마찬가지이겠으나, 제발, 제3 골키퍼는 출전도 안 하니, 정성룡이라도 데려가라. 조현우, 가슴 떨어질라. 난 게임을 안 하지만, 이렇게 표현하자. 테트리스 레벨 3까지 만만해서 레벨 10으로 올린 느낌일 꺼다. 우수수 떨어지는 벽돌에 깔린다. 특히 우리 수비력에선... "저런 각도에서도 슛이 골대로 날아드는구나..." "저렇게 센 볼도 있구나." 이미 늦었지만 손홍민 상대로 연습 좀 시키고.. .장기적으로는 이렇다. 해외에 골키퍼 진출시켜야 한다. 프리미어 리그에서 온갖 슛 다 경험한 다음에 돌아오면 웬만한 수비코치보다 나은 실력 갖춰올 거다. 그러면 수비수들에게 현장에서 욕만 질러대도 수비 비 두 배로 강화된다.
감독은 뭐 하냐?
2. 수비
여전히 뻣뻣하기 그지없는 수비진. 볼 잡으면 후덜덜 떤다. 이건 슈틸리케 재임 후반기부터 생긴 문제이긴 한데, 신태용이 하나도 손 못 봤다. 볼 잡고 공격 전환할 때, 수비수 전원 "지척"에 상대팀 선수 보이면 "후덜덜" 다리 떨며 돌아서서 백패스할 때 찾는다. 이들이 백패스 외에 할 수 있는 건 딱 두 가지, 기성룡을 찾아서 패스하던지 아니면 똥볼 롱패스. 여기서 현재 국대의 모든 문제가 발생한다. 국내에서 축구 배워서 "패스"만 안다. 수비수도 몰고 갈 때는 몰고 가서 패스를 잘 넘겨줘야 한다. 이태리를 비롯한 유럽 축구에서 흔히 보는 수비수로부터 이어지는 단 두세 번의 패스가 골로 연결되는 게 바로 수비수들의 개인기 덕분이다. 우리나라 감독들은 오로지 "패스"와 "터치"를 강조한다. 말 안 들으면 빳다 때리던 시절에 축구 배운 선수들이 감독하고 있다.
뻣뻣한 수비수로 구성된 축구팀, 이거 가장 심각한 문제다. 이거 하나만 고쳐도 팀이 달라진다. 체격 조건만 보고 뽑아서인지, 아니면 정말 선수가 없어서인지 어떻게 저런 선수들이 국대가 되었는지 총체적 난국이다. 스리백이 어쩌구 저쩌구 논하기 전에 선수나 제대로 가져다 놓아야지 덩치만 보고 뽑아놓고 하나도 못 가르친다. 대체 기성룡이 벌벌떠는 수비수로부터 볼 받아 끌고 나올 때만 국대의 경기는 골격을 갖춘 축구의 형태를 띄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동네 축구"다. 오늘 꼴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감독은 뭐 하나?
충고: 이건 대안이 없다. 몇 년째 이어온 문제이니. 장현수가 돌아오면 좀 나아지겠지. 그라도 돌아와서 제발 기성룡 수비수로 만들지 말아라. 가뜩이나 수비에서 갖고 나오는 볼 일일이 관여해서 기성룡 체력 탕진시키지 말아라. 예전의 팔팔하던 기성룡도 아니다. 문제는 장현수조차도 볼 키핑력 극히 제한적이다. 이거 기성룡 선수 생활 내내 그 어떤 감독도 못한, 아니 해보려 하지도 않았다. 슈틸리케는 잠시 시도는 해봤으나, 예선전 성적이 안 좋아서 완성 못하고 쫓겨났다. 신태용 들어오고 나니, 수비력 보강도 못한 터여서 도루묵 됐다. 여기 한물 간 구자철 몫이 있을지 모른다. 구자철이 이젠 섀도 스트라이커 버리고 나라에 기여했으면 좋겠다. 구자철 청소년 시절엔 기성룡처럼 뛰었다. 체력과 체격 조건이 안 되니 공격수에 가까운 미드필더로 전환한 케이스다. 경기 절반을 뛸 체력은 남아있지 않을까? 볼 끌고 나오다 벌벌 떠는 수비수들한테서 볼을 잡아 기성룡이에게 연결해줄 선수가 필요하다. 사실 구자철한테는 월드컵 3경기에서 한 골이 나올 수 있다(안정환 타입이다). 하지만 기성룡이 매번 수비로부터 골 끌고 나올 수 없는 만큼, 그를 도울 필요가 있는데 그 일을 감당할 선수, 현재로서는 구자철 밖에 없다. 참으로 한심한 케이스다.
3. 미드필더
위에 대충 설명했다. 예전처럼 경기의 흐름과 박자를 혼자서 이끌어가던 기성룡이 아니니, 이 부분 역시 대책은 별로 없다. 그나마 이젠 전성기의 절반이 된 기성룡과 이청룡은 그 다른 어떤 미드필더 조합보다 우수할 거다. 역시 이청룡도 와일드카드가 되어야겠지. 구자철도 조합에 포함될 거고. 많은 사람이 퇴물이라고 여기는 이청룡, 구자철을 여전히 고집하는 이유. 단 하나다. 전진 패스를 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다.
즉, 손홍민한테 볼을 "피드"해 줄 수 있는 개인기를 가진 선수들을 말한다. 내가 계속 뻣뻣하고 서서 하는 막대기 축구라고 하는데, 선수들이 달려갈 지점을 예측하고 찔러주는 패스를 "줄기차게" 뿜어줄 줄 아는 선수는 국내 선수 중에 못 봤다. "피드"를 번역하자면 "먹여주는 패스"다. 공격수가 툭 차면 들어가는 골.
전형적인 미드필더, 즉 손홍민과 다른 공격수에게 먹여주는 패스를 할 수 있는 선수로서는 기성룡, 이청룡, 구자철이다. 한국 공격이 제대로 클릭될 때를 봐라, 그건 아예 후반 중반 되어서야 기성룡이 공격적으로 나서서 볼 뿌려줄 때이다. 초반에는 보통 감독의 지시에 따라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서서 막대기 같은 수비수들 볼 다 받아서 끌고 나온다. 이 짓 이제 그만해야 한다. 16강의 실낱보다 못한 가능성을 살리려면... 어차피 골 많이 먹을 거니 골을 많이 넣어야 한다.
왜 손홍민이 국대에 오면 별로 골을 못 넣느냐는 얘기를 자주 한다. 예전에는 심지어 "볼을 오래 갖고 있는다"는 지극히 한국 축구 상식 선에서 무식한 얘기도 했다. 이거 역시 축구는 무조건 "패스"다란 미개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축구 상식에서 비롯된 무지다. 패스도 개인기가 좋아야 패스다운 패스한다. 오늘도 봤듯이 손홍민이 터뜨린 골 봐라. 패스만 제대로 해주면 손홍민은 골 쳐넣는다. 전진패스가 없는 국대에서 아무도 패스를 일관되게 찔러주지 못하니 손홍민의 속도도 무용지물이다. 결국 페널티 에리어에서 흘러나오거나 페널티 외곽에서 본인이 만들어서 넣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홍민의 파괴력은 국대에 오면 반감된다. 다들 그를 집중적으로 마크하고 그 집중 마크를 덜고 그나마 골을 넣어주는 선수는 구자철뿐이었으니까. 자, 이렇게 표현해보자. 토튼햄과 국대가 10번 경기를 한다 치자. 손홍민은 양쪽에서 뛴다. 아마 7승2무1패 정도로 토튼햄이 압도할 거다. 해리 케인 빼고 하면 한 두세 경기 이길까. 그 정도로 국대가 못한다. 국대가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시즌 경기 한다면 잘해야 강등권이고, 강등이다. 어차피 대표팀에서 위협이 될 만한 공격수는 손홍민이므로 월드컵에서는 집중 마크 이뤄진다. 주워 먹을 선수가 있어야 하는데 없다. 그나마 이젠 박주영도 없다. 구자철, 이청룡도 전성기 넘겼다. 고기도 먹어 본 놈이 먹는다. 완전한 리빌딩 모드로 월드컵에 임할 순 없을 테니 이들이라도 전후반을 나눠 뛰는 형식으로라도 경기에 투입되어야 손홍민을 그나마 살릴 수 있다. 예전에 차두리의 공격수 시절, 그가 경기에 투입되면 골은 못 넣어도 헤집고 다녀서 판이 달라지곤 했는데... 그리고 이천수(내가 굉장히 낮게 평가하는)도 헤집고 다니기는 했다. 지금은 그렇게 비효율적으로 헤집고 다니는 선수조차 보이지 않는다. 국내 감독들의 선수 보는 안목이다. (조광래 감독은 그나마 선수들을 꽤 등용시켰다. 그 이후론 꽝이다).
그나마 오늘 경기에서 이승우가 구자철, 이청룡 정도의 가능성은 보여준 것 같다. 그런데 체격의 결함이 심하게 보이기도 했다. 팽이다. 헤집다가도 한 번 부딪치면 흐름이 끊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줄 순 있다. 아니면 스페인 리그에서도 못 뛴다.
역시, 감독은 뭐 하냐?
충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장현수든, 다른 거친 선수들, 파울 영악하게 하는 맷집, 정신력 좋은 선수로 대체해라. 이거 어려운 얘기이나, 무조건 기성룡의 수비 부담 덜어라. 아마 기성룡이 회춘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갑갑한 것이 안 보인다. 7:0으로 깨지는 한이 있더라도 기성룡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써라.
구자철, 이청룡, 이승우의 조합으로 어떻게든 기성룡을 보좌시켜라. 이번 월드컵의 미드필드는 기성룡 빼고는 로테이션이다.
3. 공격수
어차피 손홍민 1인이다. 이근호 등 여러 선수 다쳤다지만, 별로 영양가 없다. 나머지 선수들은 거기가 거기다. 우스운 이야기지만, 차라리 이동국 데려가도 된다.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나 이동국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이다(믿거나 말거나 한국에서 가장 저평가된 선수다, 왜 그런지 설명하려면 이 글보다 더 긴 글이 필요하지만). 어차피 진정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상황에서는 김신욱이나, 이근호나, 기타 등등 누가 뛰어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스트라이커는 손홍민뿐이고, 스트라이커 한 명만 있어도 되니까... 패스 일관되게 찔러주는 미드필더만 있으면 된다. 쌍두마차는 한국 축구에서는 어차피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자, 황희찬에 대해 말해보자. 팬들이 거는 기대가 제법인 듯하다. 그러나 난 황희찬에게서 여지껏 아무것도 못 봤다. 군데군데 골은 넣은 것 같은데 의미 없는 대회였다. 포지션이 포지션이다 보니 기회를 많이 얻는 거다. 아무래도 최전방에 있다 보니 패스가 많이 가게 돼 있다. 그런데 한 번도 눈부신 뭔가를 보여준 적이 없다. 지금은 소리 소문없이 사라졌지만, 차라리 이정협은 몇 번 짜릿한 골과 어시스트를 보여줘서 깊은 인상을 줬었다. 그것도 오래 전이었으니 지금은 무의미하지만... 아무튼 황희찬으로 돌아가서 그 포지션에서 그 정도 기회를 얻었으면 지금쯤 각인되는 골을 몇 번은 보여줬어야 마땅하다. 폴란드전인가 충분히 넣어야 했을 골, 20% (월드컵 나가면 상대 선수 실력이 20% 업된다) 긴 팔의 골키퍼에게 걸려서 못 넣었다. 아시아권에선 그 슛 골로 들어갔을 거다. 월드컵 예선 1, 2번 시드 골키퍼라면 실수 아니면 막았을 것이다. 어느 기사 댓글 보면서 석윤찬 왜 안 뽑았느냐는 사람도 있더라. 난 1주 전만 해도 황희찬을 석현준으로 착각했다. 그만큼 황희찬이 돋보이는 플레이가 없었단 얘기시겠다. 아무튼 석현준보단 황희찬이 낫다. 석현준의 가장 큰 문제점... 모든 슛을 똑같은 강도로 찬다. 골키퍼와 1:1 대결에서나 30m 중거리 슛을 때릴 때나, 온 힘을 다해서 찬다. 혀를 절로 차게 만든다. 신태용 감독이 지금까지 제일 잘한 게 석현준 엔트리에 안 넣은 거다.
충고: 무식하지만, 아예 손홍민 원톱 박고, 패싱력 있는 미드필더 많이 박아라. 볼이나 많이 터치하게. 뭐 오스트리아에서 뛴다니 황희찬이 나가도 그만이지만... 어차피 다른 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남태희가 그나마 헤집고 다니는 선수인데... 무슨 연유에서인지 그도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천수처럼 먼지만 나는 경우가 많지만, 그나마 경기장을 헤집고 다니는 능력은 있다. 공격에서 날릴 선수 있으면 남태희가 경기 안 뛰더라도 엔트리에 넣어라.
종합:
평가전 같지 않은 평가전. 뭘 평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2:0 승리라지만, 온두라스 한국에 관광 온 것 같다. 투지도 없고, 실력도 없고, 우리랑 랭킹이 비슷하니 그들의 오늘 플레이가 우리 축구팀 수준의 플레이라고 보면 딱 맞을 거다. 디따 못 하더라. 유감스럽게도 오늘 그들의 플레이 수준이 월드컵에서 우리가 세계에 보여줄 실력이다.
두 골 좋았다. 폄하하는 건 아니다. 아마 오늘 손홍민이 터뜨린 골, 시드 받은 팀 골키퍼라면 10중 7,8은 막았을 거다. 두 번째 골? 그렇게 페널티 내곽에서 그렇제 맘껏 패스하다니, 월드컵에서 일어날 가능성 없는 일이다. 온두라스라서 가능했다.
어차피 스타 플레이어서 그렇지, 누더기 된 한국 축구, 너무 헤져서 짜깁기하기도 늦었다. 손홍민 한 명 남겨 놓고 완전한 리빌딩 들어가야 하는데... 혹시 기성룡은 한 번 더 출전 가능할까? 싹 바꿔야 한다. 감독을 필두로... 그런데 유망주도 안 보인다.
박지성이 절대 할 리 없겠지만, 어쩌면 이영표? 둘 다 안 한다고 하면 유럽 가서 얼른 감독 집어와라!
오늘 경기의 하이라이트, "골키퍼에 필요 없는 백 패스 절대 하지 말아라."
근데 말이다... 개인기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는 수비수한텐 늘 백 패스가 필요하다는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