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데기
밥 먹고 돌아오는 길에 이멜이 들어왔다. 또 사고 번역물이다. 이건 또 다른 회사인데 내 요율 부르면 다른 번역가 한테 가므로 주로 30달러짜리 미만의 급한 일이 나한테 온다. 이거 서로 좋다. 2월 초엔가 약 3만 단어 나눠하는 한영 건이 있었는데 요율 안 맞고 며칠 매달려 고생만 잔뜩할 급한 번역 건이라서 안 했다. 당시 PM이 자기도 과거에 번역하다 PM 됐다며 "현실을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하지 않겠냐"며 가격 네고하자고 어쩌구 저쩌구 자꾸 들러붙어서 No tx 두 번으로 마무리지었다. 싸구려 번역회사니 뭐... 그거 사고 안 난 게 희한하다. ㅋㅋ
아무튼 오늘은 1시간 보고 코멘트 달아 달라나? 와서 보니 1만2천 단어 짜리다. 암호화폐... 쑝 훑어보니 작업물 "역작"이다. ㅍㅎㅎ. 오늘 일 많았고 피곤하고 급하다는 데 한 시간 그 사람이 볼 씹는 글 쓰느니 차라리 블로그 글 쓰는 게 낫다. . 세그먼트 3개 정도 잡으면 그냥 재번역하자는 코멘트 나오는 수준이다. 여기다 팍 올려버렸으면 좋겠으나 그래선 안 되니 참고...
일단 번역일을 시작하는 분이라면 몇 가지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초짜 티 면하는 몇 가지 팁 전한다.건방 떠는 게 아니라 사실 이런 걸 적어야 한다니 요즘 번역가 풀의 처참한 상태가 드러난다. 1. 원문에 있다고 문장 중간에 대시(-) 쓰지 말아라. 예: 그리고 이제 xxx의 기술을 활용하기를 원하는 다른 업계 - 창의력을 요하는 업계와 일반 사업 환경 모두 포함 -와 협의가 활발하게 진행할 때가 왔습니다. 예 2: '노드'는 그 블록체인 - 모든 거래의 발생 순서에 따른 목록 - 의 복사본을 가지고 있습니다 - 어떤 거래가 블록체인에 추가되면 그것은 편집되거나 삭제될 수 없습니다.
이거 한글 아니다. 잘 정리하여 쓰든지, 문장 찢어 쓰든지, 정 골치 아프면 차라리 괄호 안에 넣어라.
2. 괄호 사용법 예: 그 핵심에 인증된 블록체인 커뮤니티 (넷리더스)를 보유한 xxxx은 회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입니다. 주: 이거 문장도 한글 아니다.
예 2: "상호 분배 원장 (MDL)에 대한 국제 감사 기준의 제정에 대한 진지한 고려"를 촉진하는 프로젝트를 발족하였습니다괄호는 안 띄어쓴다(예외적인 경우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문장 중간에 괄호 열기 전에 띄어쓰지 말아라.
이거 띄어쓰기, 괄호 쓰기 둘 다 위반이다. 물론 번역물이 짧아서 한 두번 나오면 오타로 넘어가겠으나 1만 단어 나오는 이 번역물에서는 아주 consistent하게 나오셨다. 물론 나이 든 독자의 입장에서야 보기는 편하겠으나 번역가가 할 짓은 아니다.
3. 함부로 회사, 사람 이름 마구 transliterate 하지 말아라.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개나 소나 다 아는 회사 이름이야 모르겠으나 심지어 유명한 회사도 브랜딩을 이유로 영어로 유지하는 경우 많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회사와 기술, 이름 무성히 깔렸는데 오늘 사고 친 이 분 깡그리 다 transliterate했다. 난 사람 이름도 유명하지 않거나 발음 까리하면 영어로 놔둔다. 이명박이란 이름을 리명빽이라고 적으면 기분 좋겠는가? 난 솔직히 직함 번역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한다. 젠장 General Manager만 해도 내가 아는 실제 한국 직함 부장에서 본부장까지 가늠하기 어렵다. 고객 측이 요구 안 했는데 managing director 전무이사 쯤 맘대로 번역해주시면 게림칙하다(아무리 어딘가에 검색 나온다고 해도). 특히 문서의 독자가 영어 되는 기업 직원이면 overtranslate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독자를 모독하는 꼴 된다. 이름이나 대학명이나 이런 것들 거의 80,90%의 번역가들이 번역하는데(그리고 성실한 이들은 괄호에 영어 넣어준다) 이것 또한 문서에 따라 독자 모독이다. 대학명을 번역 안 하는 이유는 우선 간단히 거론하자면 하버드, 스탠퍼드(왜 스탠포드가 아닌진 모르겠으나) 이 정도 아니면 그냥 원문으로 놔둬라. 괜히 잘못 건드리면 버클리대/버클리 음대 또는 펜스테이트/유펜(이거 유펜 다닌 사람 들으면 엄청 열받을 거다) 차이 되시겠다. 나는 가급적이면 이름은 tranliterate 안 한다. 물론 브래드 피트, 도널드 트럼프는 예외다. 외국 에이전시는 그렇다. 국내 에이전시 스탠다드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직함 이런 거 번역 안 해서 문제된 적 없다. 아, 오늘 금융 번역건에 직함 번역해 달라고 해서 "안 하는 게 낫다"고 답했다. 가끔가다 직급이 나오는데 사장, 부사장 정도만 나오고 다른 직책 없으면 그냥 그건 번역한다.
4. 본인이 이해 못하는 것 번역하지 말아라. 다빈치가 아닌 한, 한두 문장 이해 안 되는 건 흔히 있을 수 있는 법이나, 20-30%에 이르면 문제 심각해진다. 그것 번역해 놓으면 낫 놓고 ㄱ자 모른다고 자기가 번역해 놓고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오늘 사고 건이 그렇고 최근 부쩍 늘은 사고 건 서너 개 다시 번역한 것도 그랬다.
위의 4가지 샘플을 보면 과연 이른바 '번역가'란 사람이 그럴 수 있나 생각들 수도 있다. 의외로 많다. 사고 난 샘플에는 거의 공통되게 나타나는 "증세"다. 기레기? 번역가니까 '번데기'쯤 되시겠다. 원래 그랬지만 요즘 번역판 번데기들이 쫘악 깔렸다.
아쉬운 대로 Solution: 번역물 먹은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혹시 초보를 위해 링크 건다. 이것만 봐도 1, 2의 문제는 해결된다. http://speller.cs.pusan.ac.kr/PnuWebSpeller/ 워드 맞춤법으론 어림없다.
아무튼 오늘은 1시간 보고 코멘트 달아 달라나? 와서 보니 1만2천 단어 짜리다. 암호화폐... 쑝 훑어보니 작업물 "역작"이다. ㅍㅎㅎ. 오늘 일 많았고 피곤하고 급하다는 데 한 시간 그 사람이 볼 씹는 글 쓰느니 차라리 블로그 글 쓰는 게 낫다. . 세그먼트 3개 정도 잡으면 그냥 재번역하자는 코멘트 나오는 수준이다. 여기다 팍 올려버렸으면 좋겠으나 그래선 안 되니 참고...
일단 번역일을 시작하는 분이라면 몇 가지 해서는 안 될 일이 있다. 초짜 티 면하는 몇 가지 팁 전한다.건방 떠는 게 아니라 사실 이런 걸 적어야 한다니 요즘 번역가 풀의 처참한 상태가 드러난다. 1. 원문에 있다고 문장 중간에 대시(-) 쓰지 말아라. 예: 그리고 이제 xxx의 기술을 활용하기를 원하는 다른 업계 - 창의력을 요하는 업계와 일반 사업 환경 모두 포함 -와 협의가 활발하게 진행할 때가 왔습니다. 예 2: '노드'는 그 블록체인 - 모든 거래의 발생 순서에 따른 목록 - 의 복사본을 가지고 있습니다 - 어떤 거래가 블록체인에 추가되면 그것은 편집되거나 삭제될 수 없습니다.
이거 한글 아니다. 잘 정리하여 쓰든지, 문장 찢어 쓰든지, 정 골치 아프면 차라리 괄호 안에 넣어라.
2. 괄호 사용법 예: 그 핵심에 인증된 블록체인 커뮤니티 (넷리더스)를 보유한 xxxx은 회사들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입니다. 주: 이거 문장도 한글 아니다.
예 2: "상호 분배 원장 (MDL)에 대한 국제 감사 기준의 제정에 대한 진지한 고려"를 촉진하는 프로젝트를 발족하였습니다괄호는 안 띄어쓴다(예외적인 경우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문장 중간에 괄호 열기 전에 띄어쓰지 말아라.
이거 띄어쓰기, 괄호 쓰기 둘 다 위반이다. 물론 번역물이 짧아서 한 두번 나오면 오타로 넘어가겠으나 1만 단어 나오는 이 번역물에서는 아주 consistent하게 나오셨다. 물론 나이 든 독자의 입장에서야 보기는 편하겠으나 번역가가 할 짓은 아니다.
3. 함부로 회사, 사람 이름 마구 transliterate 하지 말아라.구글, 마이크로소프트, 개나 소나 다 아는 회사 이름이야 모르겠으나 심지어 유명한 회사도 브랜딩을 이유로 영어로 유지하는 경우 많다. 나도 처음 들어보는 회사와 기술, 이름 무성히 깔렸는데 오늘 사고 친 이 분 깡그리 다 transliterate했다. 난 사람 이름도 유명하지 않거나 발음 까리하면 영어로 놔둔다. 이명박이란 이름을 리명빽이라고 적으면 기분 좋겠는가? 난 솔직히 직함 번역도 피할 수 있으면 피한다. 젠장 General Manager만 해도 내가 아는 실제 한국 직함 부장에서 본부장까지 가늠하기 어렵다. 고객 측이 요구 안 했는데 managing director 전무이사 쯤 맘대로 번역해주시면 게림칙하다(아무리 어딘가에 검색 나온다고 해도). 특히 문서의 독자가 영어 되는 기업 직원이면 overtranslate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독자를 모독하는 꼴 된다. 이름이나 대학명이나 이런 것들 거의 80,90%의 번역가들이 번역하는데(그리고 성실한 이들은 괄호에 영어 넣어준다) 이것 또한 문서에 따라 독자 모독이다. 대학명을 번역 안 하는 이유는 우선 간단히 거론하자면 하버드, 스탠퍼드(왜 스탠포드가 아닌진 모르겠으나) 이 정도 아니면 그냥 원문으로 놔둬라. 괜히 잘못 건드리면 버클리대/버클리 음대 또는 펜스테이트/유펜(이거 유펜 다닌 사람 들으면 엄청 열받을 거다) 차이 되시겠다. 나는 가급적이면 이름은 tranliterate 안 한다. 물론 브래드 피트, 도널드 트럼프는 예외다. 외국 에이전시는 그렇다. 국내 에이전시 스탠다드는 잘 모르겠으나... 아무튼 직함 이런 거 번역 안 해서 문제된 적 없다. 아, 오늘 금융 번역건에 직함 번역해 달라고 해서 "안 하는 게 낫다"고 답했다. 가끔가다 직급이 나오는데 사장, 부사장 정도만 나오고 다른 직책 없으면 그냥 그건 번역한다.
4. 본인이 이해 못하는 것 번역하지 말아라. 다빈치가 아닌 한, 한두 문장 이해 안 되는 건 흔히 있을 수 있는 법이나, 20-30%에 이르면 문제 심각해진다. 그것 번역해 놓으면 낫 놓고 ㄱ자 모른다고 자기가 번역해 놓고도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다. 오늘 사고 건이 그렇고 최근 부쩍 늘은 사고 건 서너 개 다시 번역한 것도 그랬다.
위의 4가지 샘플을 보면 과연 이른바 '번역가'란 사람이 그럴 수 있나 생각들 수도 있다. 의외로 많다. 사고 난 샘플에는 거의 공통되게 나타나는 "증세"다. 기레기? 번역가니까 '번데기'쯤 되시겠다. 원래 그랬지만 요즘 번역판 번데기들이 쫘악 깔렸다.
아쉬운 대로 Solution: 번역물 먹은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혹시 초보를 위해 링크 건다. 이것만 봐도 1, 2의 문제는 해결된다. http://speller.cs.pusan.ac.kr/PnuWebSpeller/ 워드 맞춤법으론 어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