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일기 5월호 (1)
지난주는 한 2년 전으로 돌아간 기분임. 우연이겠으나 남북정상 회담의 효과인지 뭔가 준동하는 느낌이 듬. 소비자 IT의 양대 산맥인 IT 회사가 큰 프로젝트 들어가신다고 두 에이전시에서 의뢰가 와서 온보딩했다. 제법 큰 포로젝트 진행하신단다. 잠잠하던 금융 쪽에서도 새 프로젝트 꿈틀 하는지, 한글 없던 펀드운용사 제안 들어간단다.
사실 이번 주의 작업 현황은 오랜 만에 제대로 돌아가는 공장 번역가의 일상이어서 그간 긴 작업에서 짜증날 때마다다 올렸던 짜투리 글을 정리할 겸 제법 긴 글 올린다. 공장 번역가의 측면을 골고루 볼 수 있는 내용이 될 것이니, 관심 있으시면 한번 보시라. 공장 번역에서 처하는 많은 일들이 집중적으로 일어난 1주였다.
1. 영국 에이전시의 굴지 IT 기업 건80% EXACT MATCH로 날아왔으나 트라도스 TM에서 안 잡혀 에이전시에 장문의 따지는 글 보낸 건... 결국 120달러에서 330달러로 낙찰 보았음. 다행히 낙찰봤으나, 약간 찝찝한 것이 마감 시한 쫓겨 보내고 난 후, 한 이틀인가 있다가 짬이 나서 트라도스의 워드 카운트 열심히 돌려보았음. FUZZY MATCH 때문에 시비가 붙은 적은 짧지 않은 공장 번역가 생활에도 처음이이서, 두어 시간에 걸쳐 내린 결론... 두어 시간 보게 된 계기는 내가 돌려도 분명 워드 카운트 보고서를 보면 PM이 원래 보내줬던 카운트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서,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가 확인하였음. 사실 PM에게 장문의 따지는 이멜 보낼 땐 나도 두 번 점검한, 다시 TM 붙여서 확인해 봄, 에디터에 이른바 90% 이상 매치는 반드시 표시되어야 함. 따지기 전에 두세 차례 분명히 TM 갖고 매칭 찾아봤으나 안 나왔음.아무튼 납품 마치고 매번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기에 나름 시험을 해봄, 내 테스트 결과 PM이 보내준 카운트와 유사함, 트라도스의 전형적인 한계가 다르나는데 리포트를 작성하려면 성가심. 뭐 파일 닫고 온갖 생쇼 다해야 하고 자세히 보려면 다른 섹션으로 들어가야 하고 한심함. 그 결과 카운트는 계속 이상하게 나타남. 작업할 때 분명 올바른 TM 걸고 했었으나 매칭 안 나타남. 워드카운트 보고서 작성하는 법 배우느라 두세 시간 쓰면 부아 치밈. 자, 이거 트라도스 안 써본 분한테는 전혀 감이 안 오는 이야기이나 트라도스로 파일 작업할 때 두 가지 방법 있음. 개별 파일로 열거나 정기적으로 하는 고객 파일이면 파일 올 때마다 프로젝트에 넣어 잘 정리해서 하는 것임. 중구난방으로 트라도스 배운지라 프로젝트 파일 상당히 걸리적 거림. 뭐 한 수 천 회사(수마일지도) 번역했을 터인데, 나의 선택은 파일별, 대신 TM 관리를 잘하면 됨. 아무튼 시험 결과 이상해서, 애초 원점으로 돌아가 PM한테 받은 파일 새로 세팅해서 TM까지 다시 다른 이름으로 청정 환경에서 시도해 봄. 게다가 이번엔 프로젝트로 잡았음. 그 이유는 나의 프로젝트 방식이 아닌 파일 방식 작업의 문제점이 의심스러워서 그런 것은 아님. 단지 파일 방식에서 워드 카운드하려면 파일 닫고 뭐 작업 지저분해서 기왕 새로 원점에서 시험해보는 김에 시험이라도 좀 편하게 하기 위해 프로젝트 파일을 만든 것임. 같은 워드카운트 보고서 작성하는데 프로젝트 방식에선 원활하고 파일 방식에서는 원활하지 않다? 이게 바로 트라도스의 한계임. 코드 엄청 쓴 것임, 첨부터 잘못 써서 이거 안 되면 다른 코드 덧붙이고. 저거 안 되면 코드 덧붙이고... 이러다가 누더기 되는 거임. 덕지덕지 코드가 쌓여 툭하면 뻑 나고 2017년 버전에서도 내가 2009년에 겪었던 현상 재현되고 있는 거이.
아무튼 프로젝트로 첫 환경에서 돌려봤더니... 아뿔사!! 매칭 나온다! 잘 나온다! 젠장... 이게 프로젝트로 굴려서 그런가? 아니다. 왜냐 하면 이전에도 파일 작업 방식으로 매칭 많은 파일 해봤고 매칭 잘됏다.
그러니 이번에 내가 퍼지 매치 갖고 처음 싸운 거다. 개쪽 팔릴 뻔했다. 아무튼 따지는 이멜 보낼 때 매칭되면 "SHOW ME THE 100% MATCHES BECAUSE I DON'T SEE IT" 그러면서 되면 파일에 아예 퍼지 박아서 보내달라고 했다. PM측도 공장번역 회사라선지 한 번 돌려보면 어차피 알았을 일, 안 돌려본 것 같다. 아무튼 납품 끝나고 내가 일한 시간 돈 다 받았으니 손해는 없는 건데... 이메일 심하게 보내서 약간은 미안 했다. 착하다. 근데 뭐 어차피 내가 인수하기 전 기존 TM 쓰레기 많았다. 그거 덮어썼으니 됐다.망할 트라도스, 새로 깔아야 하나? 내가 건드린 것도 없는데 요즘 파일 열면 한국어 꼭 지정해야 한다. 몇 달 됐는데 그걸 내가 바꾸는 방법도 모르니 내가 한 짓은 아닐 터...(이런 거 고치려면 10단계 들어가야 고칠 수 있는 게 TRADOS UI니 내가 실수로 뭐 잘 못 누를 일도 없을 텐데).
결론: 담에 퍼지 매치 많은 파일 오는데 안 나오면 몇 번이고 해서 나오게 만들어야겠다. 까딱하면 쪽 팔뻔했다.
2. Smartling이건 나의 중요한 고객인 한 금융기관(직거래다)을 통해 한 3, 4년전부터 사용하게 된 툴이며 역시 캣툴 소개 섹션에서 엄청 씹은 회사다. 작년 10월엔가 내 고객이 스마트링 문제 없냐? 고 물어와서 엄청 많다고 답했더니 동영상 캡쳐 좀 해서 보내줄 수 있느냐고 해고 미루다가 한가할 때 잡아서 보내줬다. 스마트링 다른 건 괜찮은데 터무니 없게도 실상 작업하는 에디터에 문제가 심각하다. 툭하면 날아가고 문장 중간에 단어 삽입하려면 맨 앞에 들러붙고 개수작이다. 이런 문제 스마트링이 유일하다. 첨에 스마트링 측에서 브라우저 문제라는 말도 안 되는 답이 와서 "야, 나 온라인 캣툴 한 10개는 쓰는데 왜 너희만 브라우저 문제냐?"고 내 고객한테 cc해서 보냈다. 1월 말엔가 고쳤다고 왔는데 내가 지적질한 거 중에 2개인가 맨 끝자 커서로 이동 안 하면 날아가는 문제 해결했다. 그런데 이거 5월 되니 이 문제 다시 돌아왔다. 마침 며칠 전 pm이 먼저 스마트링 불평 좀 했던 터여서 내 이메일 제발 좀 스마트링에 전해달라고 했다. 10월에 나눈 이메일 트레일과 당시 보냈던 동영상, 그리고 고 이번에 잡은 사진 캡처랑 다 보냈다. 나의 고객, 스마트링한테 엄청난 고객일 거니 망신스러워서라도 빨리 고치겠지. 느낌엔 사라졌던 문제가 다시 돌아온 것 보면 업그레이드하고 한글 손 봤던 빠뜨린 거다. 아직 아이폰 1차 출시국인 아닌 나라, 그게 딱 우리인 거다. 시장이 작다, 거기서 한국 번역가도 피해 본다. 피해? 엄청 피해다. 삼성 작당인지, 정부 방침인지 아이폰 처음 국내에 수입되는 거 이 핑계 저 핑계 못 나오게 할 때 국내 소재 한국어 번역가들 해외 소재 한국어 번역가들한테 일 엄청 뺏겼다. 이메일 늦게 받아서. 당시 처음 번역 시작할 땐데, 내가 폰으로 이멜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방법은 다음메일을 문자로 받게 설정하는 거였다. 그 방법 찾는데 한 이틀 사흘 걸렸다. 더 웃기는 건 말이다. 그 서비스를 설정할 때 다음 메일에서 보면 늘 이런 문구가 달려 있었다. 본 서비스는 몇월 몇일까지만 제공됩니다. 더 웃기는 게 뭔지 아는가? 서비스 종료 날짜 3개월에 한 번씩 3개월 후로 바뀐다. 그 후로 2년 정도 후에야 이 서비스 폐지됐다. 어, 진짜? 왜 그런 줄 아는가? 그때 아이폰 국내에 수입됐다. (이 스토리 전형적인 대기업, 통신사, 제조자 담합으로 보인다. 이거 별도의 글로 다루겠다. 아시는 분 아시겠지만, 삼성 첫 스마트폰 옵티마의 흑역사다. 이게 나의 합리적인 의심이다. 당시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으나 다음에서 전 직원한테 국내 첫 출시된 아인폰 다 사줬다고 한다. 다음도 열받았겠지 어렴풋이 추측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이멜 보냈다.
Smartling is again malfunctioning. Here is the email that I sent to xxxx (전임 PM) after he inquired me whether I was having any problem with Smartling bugs (obviously other translators were complaining). I don't think you need to read the entire email trail because it will be waste of time for you as we had this discussion before. Please simply pass this entire mail onto the Smartling support. It is best coming from a translator.
I reported many bugs and even sent this video capture below. It took like 3 months to get some of the bugs cleared away. But this input problem has returned. I wonder if they updated to a newer version and the fixes have gone away in the new version. I had been using Smartling like 4 years, I guess and I use Smartling with another agency as well, so I am not a novice in Smartling. It is shame that Smartling is not improving much since we started using the software. Maybe it's just Korean but even the editor input portion of the program with these kind of bugs after 3-4 years is just outrageous 팁: 흔히 번역카페에 보면 번역가 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떻게 일감 찾느냐고들 묻는다. 프로즈 가르쳐주고 원서 제출하라, 이 정도이며 또 한 가지 자주 나오는 응답은 전문 영역을 찾아라다. 이거 그리 쉽지는 않다. 의약, 자동차, 기계가 그 좋은 예이다. 이제 MS 정도는 엑셀 초기에는 전문 영역이었겠으나 다 번역됐다. 캣툴만 잘 쓰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캣툴을 잘 쓰면 전문가 30% 정도는 간 거다. 법률, 금융도 그래서인지 엉성한 번역가들이 도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물론 낭패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으나... 앞서 1월에 올렸던 지수 회사 구글번역기에 의지해 낭패봤던 번역가처럼....위에 언급한 고객은 포춘 500 기업이다. 외부에 주다가 전 세계적으로 해야 하니까 계약직 고용해서 내부 팀 꾸몄고 내가 거래한 지 한 5년 된 것 같다. 돈 당근 잘 준다. 그런데 문제는 말이 좋아 전문 영역을 갖는 것이지, 전문영역이 사실 번역에서 쉽게 습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나는 주종목이 법률과 금융이지만, 번역에 들어와서 닦은 게 아니라 2, 30년의 원래 커리어에서 닦은 거다. 결코 나의 전문 영역이 아닌 걸 번역만 하면서 닦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신문기사에 올라 내가 블로그에서도 다뤘던 어느 훌륭하신 약사 출신 번역가처럼 나도 나의 주종목인 법률 재무 쪽에서 닦은 지식을 밑천으로 황혼기에 번역에 입문한 거다. 나의 대충 커리어 그림은 경제학 전공, 15년에 걸친 프리랜서 기자, 재무, 벤처, 외국회사 등을 거치며 쌓은 거다. 고로 막 번역업계에 진입한 사람이 특화된 전문영역을 번역가로서 개척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마저도 기계번역이 치고 들어오는 형국에서 해외연수 정도에서 닦은 회화 실력으로 번역계에 진출해 번역을 통해 전문성을 쌓는다? 심하게 말하자면 목수가 자기도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을 수 있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논리일 뿐이다. 번역가에게 전문 영역이 없으면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회화 되고 컴 잘 다루면 일단은 기업에서 경험 쌓아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공장번역의 꽃이랄 수 있는 기업 문건(내외부) 번역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 글재주는 둘째 치고 기업 문건 한 번 안 본 번역가가 과연 기업 문건을 제대로 번역할 수 있을까? 물론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리고 여러 번 언급했듯이 IT 이해력이 우선이다. 물론 진정한 컴맹은 요즘 없겠으나 "나 컴 엄청 잘해"(문과 기준으로) 이런 수준 아니면 공장 번역가 인생 더 사나워진다. 글재주가 있다면 시간이 걸려도 차라리 자기 글을 쓰거나, 서적 번역을 하는 것이 낫다(이것 또한 진입이 워낙 힘들다지만), 뭔가 축적할 수 있고 보람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젊은이들이 공장번역에 뛰어든다면 최저 생계비로 생각하고 원하는 일, 지식 축적이 가능한 일을 해야 한다. 물론 쉬어가는 전업주부, 부수입, 은퇴자로는 할 만하다(그것도 어느 정도 단가 제대로 받을 때).
며칠 전 번역카페에 이미도 씨의 근황 묻는 글 올라왔다. 이미도 씨 당대 최고의 개봉영화 번역가였다. 요즘 "자기 글 쓰신다"가 댓글이었다. 조상구 씨던가(조폭 드라마 야인시대의 시라소니 역), 그분 이미도 씨와 영화번역 양대 산맥이었다고 들었다. 그분 역시 번역 버리고 탈렌트, 뭐 등등 다른 분야 일 하시는 걸로 안다. 내가 말한 "보람"과 어딘지 일맥상통한단 생각 든다. 사실 나 외화 수입하는데 투자해서 직접 제대로 개봉작 자막 달아본 적 있다. 어차피 후져서 쪽박 찬 영화, 그냥 맡길 걸, 재미 삼아 했는데 2주 꼬박했다. 어차피 영화 개봉 번역 작가도 공장번역이다. 한 달에 4편 하면 사고 난다.
에궁 지친다. 늘 말이 길어서... 나눠 써야겠다.
사실 이번 주의 작업 현황은 오랜 만에 제대로 돌아가는 공장 번역가의 일상이어서 그간 긴 작업에서 짜증날 때마다다 올렸던 짜투리 글을 정리할 겸 제법 긴 글 올린다. 공장 번역가의 측면을 골고루 볼 수 있는 내용이 될 것이니, 관심 있으시면 한번 보시라. 공장 번역에서 처하는 많은 일들이 집중적으로 일어난 1주였다.
1. 영국 에이전시의 굴지 IT 기업 건80% EXACT MATCH로 날아왔으나 트라도스 TM에서 안 잡혀 에이전시에 장문의 따지는 글 보낸 건... 결국 120달러에서 330달러로 낙찰 보았음. 다행히 낙찰봤으나, 약간 찝찝한 것이 마감 시한 쫓겨 보내고 난 후, 한 이틀인가 있다가 짬이 나서 트라도스의 워드 카운트 열심히 돌려보았음. FUZZY MATCH 때문에 시비가 붙은 적은 짧지 않은 공장 번역가 생활에도 처음이이서, 두어 시간에 걸쳐 내린 결론... 두어 시간 보게 된 계기는 내가 돌려도 분명 워드 카운트 보고서를 보면 PM이 원래 보내줬던 카운트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서,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가 확인하였음. 사실 PM에게 장문의 따지는 이멜 보낼 땐 나도 두 번 점검한, 다시 TM 붙여서 확인해 봄, 에디터에 이른바 90% 이상 매치는 반드시 표시되어야 함. 따지기 전에 두세 차례 분명히 TM 갖고 매칭 찾아봤으나 안 나왔음.아무튼 납품 마치고 매번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기에 나름 시험을 해봄, 내 테스트 결과 PM이 보내준 카운트와 유사함, 트라도스의 전형적인 한계가 다르나는데 리포트를 작성하려면 성가심. 뭐 파일 닫고 온갖 생쇼 다해야 하고 자세히 보려면 다른 섹션으로 들어가야 하고 한심함. 그 결과 카운트는 계속 이상하게 나타남. 작업할 때 분명 올바른 TM 걸고 했었으나 매칭 안 나타남. 워드카운트 보고서 작성하는 법 배우느라 두세 시간 쓰면 부아 치밈. 자, 이거 트라도스 안 써본 분한테는 전혀 감이 안 오는 이야기이나 트라도스로 파일 작업할 때 두 가지 방법 있음. 개별 파일로 열거나 정기적으로 하는 고객 파일이면 파일 올 때마다 프로젝트에 넣어 잘 정리해서 하는 것임. 중구난방으로 트라도스 배운지라 프로젝트 파일 상당히 걸리적 거림. 뭐 한 수 천 회사(수마일지도) 번역했을 터인데, 나의 선택은 파일별, 대신 TM 관리를 잘하면 됨. 아무튼 시험 결과 이상해서, 애초 원점으로 돌아가 PM한테 받은 파일 새로 세팅해서 TM까지 다시 다른 이름으로 청정 환경에서 시도해 봄. 게다가 이번엔 프로젝트로 잡았음. 그 이유는 나의 프로젝트 방식이 아닌 파일 방식 작업의 문제점이 의심스러워서 그런 것은 아님. 단지 파일 방식에서 워드 카운드하려면 파일 닫고 뭐 작업 지저분해서 기왕 새로 원점에서 시험해보는 김에 시험이라도 좀 편하게 하기 위해 프로젝트 파일을 만든 것임. 같은 워드카운트 보고서 작성하는데 프로젝트 방식에선 원활하고 파일 방식에서는 원활하지 않다? 이게 바로 트라도스의 한계임. 코드 엄청 쓴 것임, 첨부터 잘못 써서 이거 안 되면 다른 코드 덧붙이고. 저거 안 되면 코드 덧붙이고... 이러다가 누더기 되는 거임. 덕지덕지 코드가 쌓여 툭하면 뻑 나고 2017년 버전에서도 내가 2009년에 겪었던 현상 재현되고 있는 거이.
아무튼 프로젝트로 첫 환경에서 돌려봤더니... 아뿔사!! 매칭 나온다! 잘 나온다! 젠장... 이게 프로젝트로 굴려서 그런가? 아니다. 왜냐 하면 이전에도 파일 작업 방식으로 매칭 많은 파일 해봤고 매칭 잘됏다.
그러니 이번에 내가 퍼지 매치 갖고 처음 싸운 거다. 개쪽 팔릴 뻔했다. 아무튼 따지는 이멜 보낼 때 매칭되면 "SHOW ME THE 100% MATCHES BECAUSE I DON'T SEE IT" 그러면서 되면 파일에 아예 퍼지 박아서 보내달라고 했다. PM측도 공장번역 회사라선지 한 번 돌려보면 어차피 알았을 일, 안 돌려본 것 같다. 아무튼 납품 끝나고 내가 일한 시간 돈 다 받았으니 손해는 없는 건데... 이메일 심하게 보내서 약간은 미안 했다. 착하다. 근데 뭐 어차피 내가 인수하기 전 기존 TM 쓰레기 많았다. 그거 덮어썼으니 됐다.망할 트라도스, 새로 깔아야 하나? 내가 건드린 것도 없는데 요즘 파일 열면 한국어 꼭 지정해야 한다. 몇 달 됐는데 그걸 내가 바꾸는 방법도 모르니 내가 한 짓은 아닐 터...(이런 거 고치려면 10단계 들어가야 고칠 수 있는 게 TRADOS UI니 내가 실수로 뭐 잘 못 누를 일도 없을 텐데).
결론: 담에 퍼지 매치 많은 파일 오는데 안 나오면 몇 번이고 해서 나오게 만들어야겠다. 까딱하면 쪽 팔뻔했다.
2. Smartling이건 나의 중요한 고객인 한 금융기관(직거래다)을 통해 한 3, 4년전부터 사용하게 된 툴이며 역시 캣툴 소개 섹션에서 엄청 씹은 회사다. 작년 10월엔가 내 고객이 스마트링 문제 없냐? 고 물어와서 엄청 많다고 답했더니 동영상 캡쳐 좀 해서 보내줄 수 있느냐고 해고 미루다가 한가할 때 잡아서 보내줬다. 스마트링 다른 건 괜찮은데 터무니 없게도 실상 작업하는 에디터에 문제가 심각하다. 툭하면 날아가고 문장 중간에 단어 삽입하려면 맨 앞에 들러붙고 개수작이다. 이런 문제 스마트링이 유일하다. 첨에 스마트링 측에서 브라우저 문제라는 말도 안 되는 답이 와서 "야, 나 온라인 캣툴 한 10개는 쓰는데 왜 너희만 브라우저 문제냐?"고 내 고객한테 cc해서 보냈다. 1월 말엔가 고쳤다고 왔는데 내가 지적질한 거 중에 2개인가 맨 끝자 커서로 이동 안 하면 날아가는 문제 해결했다. 그런데 이거 5월 되니 이 문제 다시 돌아왔다. 마침 며칠 전 pm이 먼저 스마트링 불평 좀 했던 터여서 내 이메일 제발 좀 스마트링에 전해달라고 했다. 10월에 나눈 이메일 트레일과 당시 보냈던 동영상, 그리고 고 이번에 잡은 사진 캡처랑 다 보냈다. 나의 고객, 스마트링한테 엄청난 고객일 거니 망신스러워서라도 빨리 고치겠지. 느낌엔 사라졌던 문제가 다시 돌아온 것 보면 업그레이드하고 한글 손 봤던 빠뜨린 거다. 아직 아이폰 1차 출시국인 아닌 나라, 그게 딱 우리인 거다. 시장이 작다, 거기서 한국 번역가도 피해 본다. 피해? 엄청 피해다. 삼성 작당인지, 정부 방침인지 아이폰 처음 국내에 수입되는 거 이 핑계 저 핑계 못 나오게 할 때 국내 소재 한국어 번역가들 해외 소재 한국어 번역가들한테 일 엄청 뺏겼다. 이메일 늦게 받아서. 당시 처음 번역 시작할 땐데, 내가 폰으로 이멜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는 방법은 다음메일을 문자로 받게 설정하는 거였다. 그 방법 찾는데 한 이틀 사흘 걸렸다. 더 웃기는 건 말이다. 그 서비스를 설정할 때 다음 메일에서 보면 늘 이런 문구가 달려 있었다. 본 서비스는 몇월 몇일까지만 제공됩니다. 더 웃기는 게 뭔지 아는가? 서비스 종료 날짜 3개월에 한 번씩 3개월 후로 바뀐다. 그 후로 2년 정도 후에야 이 서비스 폐지됐다. 어, 진짜? 왜 그런 줄 아는가? 그때 아이폰 국내에 수입됐다. (이 스토리 전형적인 대기업, 통신사, 제조자 담합으로 보인다. 이거 별도의 글로 다루겠다. 아시는 분 아시겠지만, 삼성 첫 스마트폰 옵티마의 흑역사다. 이게 나의 합리적인 의심이다. 당시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으나 다음에서 전 직원한테 국내 첫 출시된 아인폰 다 사줬다고 한다. 다음도 열받았겠지 어렴풋이 추측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이멜 보냈다.
Smartling is again malfunctioning. Here is the email that I sent to xxxx (전임 PM) after he inquired me whether I was having any problem with Smartling bugs (obviously other translators were complaining). I don't think you need to read the entire email trail because it will be waste of time for you as we had this discussion before. Please simply pass this entire mail onto the Smartling support. It is best coming from a translator.
I reported many bugs and even sent this video capture below. It took like 3 months to get some of the bugs cleared away. But this input problem has returned. I wonder if they updated to a newer version and the fixes have gone away in the new version. I had been using Smartling like 4 years, I guess and I use Smartling with another agency as well, so I am not a novice in Smartling. It is shame that Smartling is not improving much since we started using the software. Maybe it's just Korean but even the editor input portion of the program with these kind of bugs after 3-4 years is just outrageous 팁: 흔히 번역카페에 보면 번역가 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어떻게 일감 찾느냐고들 묻는다. 프로즈 가르쳐주고 원서 제출하라, 이 정도이며 또 한 가지 자주 나오는 응답은 전문 영역을 찾아라다. 이거 그리 쉽지는 않다. 의약, 자동차, 기계가 그 좋은 예이다. 이제 MS 정도는 엑셀 초기에는 전문 영역이었겠으나 다 번역됐다. 캣툴만 잘 쓰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캣툴을 잘 쓰면 전문가 30% 정도는 간 거다. 법률, 금융도 그래서인지 엉성한 번역가들이 도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물론 낭패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겠으나... 앞서 1월에 올렸던 지수 회사 구글번역기에 의지해 낭패봤던 번역가처럼....위에 언급한 고객은 포춘 500 기업이다. 외부에 주다가 전 세계적으로 해야 하니까 계약직 고용해서 내부 팀 꾸몄고 내가 거래한 지 한 5년 된 것 같다. 돈 당근 잘 준다. 그런데 문제는 말이 좋아 전문 영역을 갖는 것이지, 전문영역이 사실 번역에서 쉽게 습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령 나는 주종목이 법률과 금융이지만, 번역에 들어와서 닦은 게 아니라 2, 30년의 원래 커리어에서 닦은 거다. 결코 나의 전문 영역이 아닌 걸 번역만 하면서 닦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신문기사에 올라 내가 블로그에서도 다뤘던 어느 훌륭하신 약사 출신 번역가처럼 나도 나의 주종목인 법률 재무 쪽에서 닦은 지식을 밑천으로 황혼기에 번역에 입문한 거다. 나의 대충 커리어 그림은 경제학 전공, 15년에 걸친 프리랜서 기자, 재무, 벤처, 외국회사 등을 거치며 쌓은 거다. 고로 막 번역업계에 진입한 사람이 특화된 전문영역을 번역가로서 개척한다는 것은 매우 힘들다. 그마저도 기계번역이 치고 들어오는 형국에서 해외연수 정도에서 닦은 회화 실력으로 번역계에 진출해 번역을 통해 전문성을 쌓는다? 심하게 말하자면 목수가 자기도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을 수 있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논리일 뿐이다. 번역가에게 전문 영역이 없으면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회화 되고 컴 잘 다루면 일단은 기업에서 경험 쌓아야 한다. 그래야 그나마 공장번역의 꽃이랄 수 있는 기업 문건(내외부) 번역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다. 글재주는 둘째 치고 기업 문건 한 번 안 본 번역가가 과연 기업 문건을 제대로 번역할 수 있을까? 물론 불가능하지는 않다. 그리고 여러 번 언급했듯이 IT 이해력이 우선이다. 물론 진정한 컴맹은 요즘 없겠으나 "나 컴 엄청 잘해"(문과 기준으로) 이런 수준 아니면 공장 번역가 인생 더 사나워진다. 글재주가 있다면 시간이 걸려도 차라리 자기 글을 쓰거나, 서적 번역을 하는 것이 낫다(이것 또한 진입이 워낙 힘들다지만), 뭔가 축적할 수 있고 보람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젊은이들이 공장번역에 뛰어든다면 최저 생계비로 생각하고 원하는 일, 지식 축적이 가능한 일을 해야 한다. 물론 쉬어가는 전업주부, 부수입, 은퇴자로는 할 만하다(그것도 어느 정도 단가 제대로 받을 때).
며칠 전 번역카페에 이미도 씨의 근황 묻는 글 올라왔다. 이미도 씨 당대 최고의 개봉영화 번역가였다. 요즘 "자기 글 쓰신다"가 댓글이었다. 조상구 씨던가(조폭 드라마 야인시대의 시라소니 역), 그분 이미도 씨와 영화번역 양대 산맥이었다고 들었다. 그분 역시 번역 버리고 탈렌트, 뭐 등등 다른 분야 일 하시는 걸로 안다. 내가 말한 "보람"과 어딘지 일맥상통한단 생각 든다. 사실 나 외화 수입하는데 투자해서 직접 제대로 개봉작 자막 달아본 적 있다. 어차피 후져서 쪽박 찬 영화, 그냥 맡길 걸, 재미 삼아 했는데 2주 꼬박했다. 어차피 영화 개봉 번역 작가도 공장번역이다. 한 달에 4편 하면 사고 난다.
에궁 지친다. 늘 말이 길어서... 나눠 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