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호
7월은 매우 바쁜 달이었다.
한 10년만 젊었어도 대박 달이 되었을 텐데... 월드컵 때 너무 달렸다. 6월의 분량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그 많은 블로그 글(아마 번역 총 문건보다 많은 걸로 안다)을 올렸으니... 나중에 6월 정산하고서 꽤 놀랐다. 너무 달렸다.. 그래서 어슬어슬... 건강이 걱정될 정도였다. 아마 팔팔했다면 10만 단어 넘는 달이 되었을 거다. 원래 분기마다 1회 씩 10만 단어를 쳐줘야 1백만 단어가 가능하다. 그런데 체력상 못 했다. 월드컵 때 달려도 너무 달렸다. ㅋㅋㅋ
자, 앞의 6, 7월호 (1)에서 이어간다.
7월은 클라우드 에이전시가 혁혁한 공로를 세워줬다.
암호통화 덕분이었다.
위의 2번(저가 번역의 폐혜)과 관련하여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다.
언젠가 등록해뒀던 회사이고 옛날에 언젠가 한 번 일해주고 거의 잊었던 업체 하나가 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올해 초부터 간간이 의뢰가 들어온 회사다. 언젠가 번역 의뢰가 있었는데 가격이 맞지 않아 안 했다..사고 난 건이었고 1시간 봐주는 조건으로(혹시나 재번역 건질까해서) 그 품질이 저급스럽기 그지 없어(절대 그 상태로는 인쇄되어서는 안 될 번역물이었다). 간략하게 한 시간인가 리뷰해서 보냈고, 사실 재번역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두 페이지 브로셔였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원 번역자가 툴툴 거리길래(난 믿거나 말거나 관대한 편이다. 씹을 땐 심하게 씹지만, 나의 잣대는 FLUENCY, 글 솜씨 이게 아니라 오로지 이게 전체적으로 상업용 문건, 즉 인쇄할 수준이 되느냐이다), 아무튼 원 번역가가 잘못 쓰지 않았다고 툴툴거린다길래 난 모르겠으니 제3자한테 물어봐라고 상대도 안 했다. 아무튼 그 후로 간간이 언락해 와서 몇 십 달러짜리 두어 번 해줬다. 그런데 지난 10여일 간 한 여러 건의 의뢰가 들어왔다.
그 내용이 이 블로그에서 내가 주구장창 주장하는 번역가로서의 덕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자위하는 만큼 그것으로 7월호를 손쉽께 때우자.
의뢰건 1
Word Count: 6900
Specifics: The highlighted sections were not translated, per client instructions.
Please be sure that all headers/footers, watermarks, stamps & seals, etc., are translated.
Please edit files per attached GUIDELINES.
Spellings: XXXXXX
Budget: $280
흠 감수인데 단어 당 4센트다(제발 여러분 40원 받고 번역하지 마시라)
일단 내 취향에 감수 7천 단어 너무 많다. 내가 쓴 것도 복기 제대로 안하는데...
아무튼 $280의 "절대값"에 현혹돼 원문만 왔길래 번역문 보내달라고 해서 받았다. 훌러덩 대충해서 처리할 수 있나 본다. 그렇다면 횡재가 될 수도 있으니... 한 15초 정도 서너 페이지 본다. 대략 60페이지 된 것 같다. 보아하니 내가 본 부분은 아주 많이 고쳐 써야 하는 수준이다. 15초 정도 보면 대충 글 스타일과 번역가 수준 나온다.
이거 혹시 사고 난 거 아냐? 가뜩이나 체력 안 돼서 받은 일도 못하고 있는데 "아서라", "내 니아가 어때서?"가 아니리 "내 나이 때문에" 안 한다. 실은 무조건 안 했을 것이다. 과거 같았으면... 일감 넘치는데...
충분히 보지는 않았고 다른 번역가 욕은 안 하고 그냥 이렇게 써서 보냈다. '내가 일이 좀 바쁘고 손댈 부분이 많아서 안 하는 게 낫겠다"고 거절하였다. 크나큰 오역은 15초 사이 확인이 안 되었으나 단어 선택이 심히 부족저렴하였다. 요즘은 내가 2분 전에 번역했던 것도 기억 안 나서 CONCORDANCE에 의지하는 판이니... . 아무튼 당시 기억 나는 건 "기" 법원이 잔뜩 들어가 있었고 그 외에 틀리지는 않았으나 거슬리는 용어가 많았다. 어차피 월말까지 단어 깔아놓은 것도 제대로 못 집어먹는 터여서 "패싱".
의뢰건 2:
자 다음날 또 왔다. 어제 것은 못 했으니 이거 좀 해주겠나?
Word Count: 3172
Specifics: Please track your changes.
Spellings: XXXXXX
Budget: $100
일단 안 한다. 감수 안 한다. RATE는 감수 치고는 개값은 아니지만, 바쁘다. 피곤하다.
파일 열어 보지도 않았다. 지금 보니 무슨 임상시험 건이다. 안 받기를 잘했다. 나 긴 문건은 감수 안 한다고 회신했다.
외뢰건 3:
대략 하루이틀 지나서 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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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let me know if you are available to translate.
If you’re available, I will send you the PO.
Languages: English into POLISH
Word Count: 71
Specifics: Old translation of similar is included in file for reference.
Spellings: XXXXXX
Budget: $35
간단하다. 한국어인지 확인하고 파일 받아 보고 이건 받아 먹는다. 한 시간도 안 걸린다. 아무리 실력이 없는 번역가라도 71단어인데 망쳐야 얼마나 망쳤겠을 것인가?
외뢰건 4:
드디어 제대로 원하던 건 나왔다.
Languages: English into Korean
Due Date: July 28, 2018 – 4:00 PM (Eastern Standard Time) or earlier, if possible.
Word Count: 2814 Total No. of Fil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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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xt will not proofed, so please be sure that the final translation matches the pdf (including translation of all
headers/footers, watermarks, stamps & seals, etc.).
Please follow attached GUIDELINES.
Spellings: XXXXXX
Budget: $394
가격 좋네? 웬일? 감수 안 하고 바로 보낼 생각으로 나한테 보내온 거다. 이러면 받지.
역시 소장이다(앞의 건과 같은 거냐 물었더니 아니란다). PDF인데 OCR까지 떠서 워드로 예쁘게 잡아왔다. 세그먼테이션에 약간 문제가 있으나... 뭐 찢어서 쓰면 된다. 예상대로 스마트캣에 에쁘게 들어온다.
자, 왜 이게 나한테 왔을까?
몇 번 까칠하게 일감 골라 받으니 저쪽에서 리스펙트 생긴다. 그쪽 번역가 앞에서 봤듯이 퀄리티 별루다. 그러나 조건 안 맞아 번역은 싼 사람한테 맡기고 나한테 감수시키려 했는데 안 한다니까. 이 건 급하기도 하고(이틀 줬다) 나한테 아에 다 던져버린 거라고 합리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그래서 어제는 그간 몸이 안 좋아서 일 받아놓고도 동시 번역하는 사람들한테 뺐기는 일 2천5백 단어 남았길래 마무리하고 오늘 끝내버렸다). 조그만 개인 기업 간의 소장이어서 내용 쉽다.
사실 이 와중에 여러 건 클라우드 에이전시 입찰 건 놓쳤다. 제 가격 고수해서이다. 그 와중에도 대략 15만원 집어 먹었다.
자, 억울하게 40원까지 밀린 실력자가 있다면... 이건 저가 포스트에딧의 수준이다. 올리시라, 가내 수공업 번역인데 55원으로 올리시라. 40% 증가다.
40원에 연간 1백만 단어 한다 치자. 많이 하는 거지만 4천만원이다.
55원으로 올리면 (60과 50을 적절히 섞어서) 약 72만 단어다.
물량은 1/4 이상이 줄어도 소득이 같다.
물론 물론 국내 상황은 잘 모르겠으니.그냥 항부로 말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지만...
특히 해외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람의 니드는 저마다 다르겠으나, 그래도 번역을 하겠다고 덤비는 사람이라면 50-60원(환율 1천원 기준으로, 쿠션이 필요하니) 사이를 마지노 선으로 잡고 줄을 타야 한다.
7월은 매우 바쁜 달이었다.
한 10년만 젊었어도 대박 달이 되었을 텐데... 월드컵 때 너무 달렸다. 6월의 분량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그 많은 블로그 글(아마 번역 총 문건보다 많은 걸로 안다)을 올렸으니... 나중에 6월 정산하고서 꽤 놀랐다. 너무 달렸다.. 그래서 어슬어슬... 건강이 걱정될 정도였다. 아마 팔팔했다면 10만 단어 넘는 달이 되었을 거다. 원래 분기마다 1회 씩 10만 단어를 쳐줘야 1백만 단어가 가능하다. 그런데 체력상 못 했다. 월드컵 때 달려도 너무 달렸다. ㅋㅋㅋ
자, 앞의 6, 7월호 (1)에서 이어간다.
7월은 클라우드 에이전시가 혁혁한 공로를 세워줬다.
암호통화 덕분이었다.
위의 2번(저가 번역의 폐혜)과 관련하여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다.
언젠가 등록해뒀던 회사이고 옛날에 언젠가 한 번 일해주고 거의 잊었던 업체 하나가 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올해 초부터 간간이 의뢰가 들어온 회사다. 언젠가 번역 의뢰가 있었는데 가격이 맞지 않아 안 했다..사고 난 건이었고 1시간 봐주는 조건으로(혹시나 재번역 건질까해서) 그 품질이 저급스럽기 그지 없어(절대 그 상태로는 인쇄되어서는 안 될 번역물이었다). 간략하게 한 시간인가 리뷰해서 보냈고, 사실 재번역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두 페이지 브로셔였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원 번역자가 툴툴 거리길래(난 믿거나 말거나 관대한 편이다. 씹을 땐 심하게 씹지만, 나의 잣대는 FLUENCY, 글 솜씨 이게 아니라 오로지 이게 전체적으로 상업용 문건, 즉 인쇄할 수준이 되느냐이다), 아무튼 원 번역가가 잘못 쓰지 않았다고 툴툴거린다길래 난 모르겠으니 제3자한테 물어봐라고 상대도 안 했다. 아무튼 그 후로 간간이 언락해 와서 몇 십 달러짜리 두어 번 해줬다. 그런데 지난 10여일 간 한 여러 건의 의뢰가 들어왔다.
그 내용이 이 블로그에서 내가 주구장창 주장하는 번역가로서의 덕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자위하는 만큼 그것으로 7월호를 손쉽께 때우자.
의뢰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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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내 취향에 감수 7천 단어 너무 많다. 내가 쓴 것도 복기 제대로 안하는데...
아무튼 $280의 "절대값"에 현혹돼 원문만 왔길래 번역문 보내달라고 해서 받았다. 훌러덩 대충해서 처리할 수 있나 본다. 그렇다면 횡재가 될 수도 있으니... 한 15초 정도 서너 페이지 본다. 대략 60페이지 된 것 같다. 보아하니 내가 본 부분은 아주 많이 고쳐 써야 하는 수준이다. 15초 정도 보면 대충 글 스타일과 번역가 수준 나온다.
이거 혹시 사고 난 거 아냐? 가뜩이나 체력 안 돼서 받은 일도 못하고 있는데 "아서라", "내 니아가 어때서?"가 아니리 "내 나이 때문에" 안 한다. 실은 무조건 안 했을 것이다. 과거 같았으면... 일감 넘치는데...
충분히 보지는 않았고 다른 번역가 욕은 안 하고 그냥 이렇게 써서 보냈다. '내가 일이 좀 바쁘고 손댈 부분이 많아서 안 하는 게 낫겠다"고 거절하였다. 크나큰 오역은 15초 사이 확인이 안 되었으나 단어 선택이 심히 부족저렴하였다. 요즘은 내가 2분 전에 번역했던 것도 기억 안 나서 CONCORDANCE에 의지하는 판이니... . 아무튼 당시 기억 나는 건 "기" 법원이 잔뜩 들어가 있었고 그 외에 틀리지는 않았으나 거슬리는 용어가 많았다. 어차피 월말까지 단어 깔아놓은 것도 제대로 못 집어먹는 터여서 "패싱".
의뢰건 2:
자 다음날 또 왔다. 어제 것은 못 했으니 이거 좀 해주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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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안 한다. 감수 안 한다. RATE는 감수 치고는 개값은 아니지만, 바쁘다. 피곤하다.
파일 열어 보지도 않았다. 지금 보니 무슨 임상시험 건이다. 안 받기를 잘했다. 나 긴 문건은 감수 안 한다고 회신했다.
외뢰건 3:
대략 하루이틀 지나서 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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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다. 한국어인지 확인하고 파일 받아 보고 이건 받아 먹는다. 한 시간도 안 걸린다. 아무리 실력이 없는 번역가라도 71단어인데 망쳐야 얼마나 망쳤겠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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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제대로 원하던 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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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좋네? 웬일? 감수 안 하고 바로 보낼 생각으로 나한테 보내온 거다. 이러면 받지.
역시 소장이다(앞의 건과 같은 거냐 물었더니 아니란다). PDF인데 OCR까지 떠서 워드로 예쁘게 잡아왔다. 세그먼테이션에 약간 문제가 있으나... 뭐 찢어서 쓰면 된다. 예상대로 스마트캣에 에쁘게 들어온다.
자, 왜 이게 나한테 왔을까?
몇 번 까칠하게 일감 골라 받으니 저쪽에서 리스펙트 생긴다. 그쪽 번역가 앞에서 봤듯이 퀄리티 별루다. 그러나 조건 안 맞아 번역은 싼 사람한테 맡기고 나한테 감수시키려 했는데 안 한다니까. 이 건 급하기도 하고(이틀 줬다) 나한테 아에 다 던져버린 거라고 합리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그래서 어제는 그간 몸이 안 좋아서 일 받아놓고도 동시 번역하는 사람들한테 뺐기는 일 2천5백 단어 남았길래 마무리하고 오늘 끝내버렸다). 조그만 개인 기업 간의 소장이어서 내용 쉽다.
사실 이 와중에 여러 건 클라우드 에이전시 입찰 건 놓쳤다. 제 가격 고수해서이다. 그 와중에도 대략 15만원 집어 먹었다.
자, 억울하게 40원까지 밀린 실력자가 있다면... 이건 저가 포스트에딧의 수준이다. 올리시라, 가내 수공업 번역인데 55원으로 올리시라. 40% 증가다.
40원에 연간 1백만 단어 한다 치자. 많이 하는 거지만 4천만원이다.
55원으로 올리면 (60과 50을 적절히 섞어서) 약 72만 단어다.
물량은 1/4 이상이 줄어도 소득이 같다.
물론 물론 국내 상황은 잘 모르겠으니.그냥 항부로 말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지만...
특히 해외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람의 니드는 저마다 다르겠으나, 그래도 번역을 하겠다고 덤비는 사람이라면 50-60원(환율 1천원 기준으로, 쿠션이 필요하니) 사이를 마지노 선으로 잡고 줄을 타야 한다.
한 10년만 젊었어도 대박 달이 되었을 텐데... 월드컵 때 너무 달렸다. 6월의 분량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그 많은 블로그 글(아마 번역 총 문건보다 많은 걸로 안다)을 올렸으니... 나중에 6월 정산하고서 꽤 놀랐다. 너무 달렸다.. 그래서 어슬어슬... 건강이 걱정될 정도였다. 아마 팔팔했다면 10만 단어 넘는 달이 되었을 거다. 원래 분기마다 1회 씩 10만 단어를 쳐줘야 1백만 단어가 가능하다. 그런데 체력상 못 했다. 월드컵 때 달려도 너무 달렸다. ㅋㅋㅋ
자, 앞의 6, 7월호 (1)에서 이어간다.
7월은 클라우드 에이전시가 혁혁한 공로를 세워줬다.
암호통화 덕분이었다.
위의 2번(저가 번역의 폐혜)과 관련하여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다.
언젠가 등록해뒀던 회사이고 옛날에 언젠가 한 번 일해주고 거의 잊었던 업체 하나가 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올해 초부터 간간이 의뢰가 들어온 회사다. 언젠가 번역 의뢰가 있었는데 가격이 맞지 않아 안 했다..사고 난 건이었고 1시간 봐주는 조건으로(혹시나 재번역 건질까해서) 그 품질이 저급스럽기 그지 없어(절대 그 상태로는 인쇄되어서는 안 될 번역물이었다). 간략하게 한 시간인가 리뷰해서 보냈고, 사실 재번역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두 페이지 브로셔였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원 번역자가 툴툴 거리길래(난 믿거나 말거나 관대한 편이다. 씹을 땐 심하게 씹지만, 나의 잣대는 FLUENCY, 글 솜씨 이게 아니라 오로지 이게 전체적으로 상업용 문건, 즉 인쇄할 수준이 되느냐이다), 아무튼 원 번역가가 잘못 쓰지 않았다고 툴툴거린다길래 난 모르겠으니 제3자한테 물어봐라고 상대도 안 했다. 아무튼 그 후로 간간이 언락해 와서 몇 십 달러짜리 두어 번 해줬다. 그런데 지난 10여일 간 한 여러 건의 의뢰가 들어왔다.
그 내용이 이 블로그에서 내가 주구장창 주장하는 번역가로서의 덕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자위하는 만큼 그것으로 7월호를 손쉽께 때우자.
의뢰건 1
Word Count: 6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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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be sure that all headers/footers, watermarks, stamps & seals, etc., are trans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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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감수인데 단어 당 4센트다(제발 여러분 40원 받고 번역하지 마시라)
일단 내 취향에 감수 7천 단어 너무 많다. 내가 쓴 것도 복기 제대로 안하는데...
아무튼 $280의 "절대값"에 현혹돼 원문만 왔길래 번역문 보내달라고 해서 받았다. 훌러덩 대충해서 처리할 수 있나 본다. 그렇다면 횡재가 될 수도 있으니... 한 15초 정도 서너 페이지 본다. 대략 60페이지 된 것 같다. 보아하니 내가 본 부분은 아주 많이 고쳐 써야 하는 수준이다. 15초 정도 보면 대충 글 스타일과 번역가 수준 나온다.
이거 혹시 사고 난 거 아냐? 가뜩이나 체력 안 돼서 받은 일도 못하고 있는데 "아서라", "내 니아가 어때서?"가 아니리 "내 나이 때문에" 안 한다. 실은 무조건 안 했을 것이다. 과거 같았으면... 일감 넘치는데...
충분히 보지는 않았고 다른 번역가 욕은 안 하고 그냥 이렇게 써서 보냈다. '내가 일이 좀 바쁘고 손댈 부분이 많아서 안 하는 게 낫겠다"고 거절하였다. 크나큰 오역은 15초 사이 확인이 안 되었으나 단어 선택이 심히 부족저렴하였다. 요즘은 내가 2분 전에 번역했던 것도 기억 안 나서 CONCORDANCE에 의지하는 판이니... . 아무튼 당시 기억 나는 건 "기" 법원이 잔뜩 들어가 있었고 그 외에 틀리지는 않았으나 거슬리는 용어가 많았다. 어차피 월말까지 단어 깔아놓은 것도 제대로 못 집어먹는 터여서 "패싱".
의뢰건 2:
자 다음날 또 왔다. 어제 것은 못 했으니 이거 좀 해주겠나?
Word Count: 3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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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get: $100
일단 안 한다. 감수 안 한다. RATE는 감수 치고는 개값은 아니지만, 바쁘다. 피곤하다.
파일 열어 보지도 않았다. 지금 보니 무슨 임상시험 건이다. 안 받기를 잘했다. 나 긴 문건은 감수 안 한다고 회신했다.
외뢰건 3:
대략 하루이틀 지나서 또 들어온다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 Attached is an assignment for you to review.
Please let me know if you are available to translate.
If you’re available, I will send you the PO.
Languages: English into POLISH
Word Count: 71
Specifics: Old translation of similar is included in file for reference.
Spellings: XXXXXX
Budget: $35
간단하다. 한국어인지 확인하고 파일 받아 보고 이건 받아 먹는다. 한 시간도 안 걸린다. 아무리 실력이 없는 번역가라도 71단어인데 망쳐야 얼마나 망쳤겠을 것인가?
외뢰건 4:
드디어 제대로 원하던 건 나왔다.
Languages: English into Korean
Due Date: July 28, 2018 – 4:00 PM (Eastern Standard Time) or earlier, if possible.
Word Count: 2814 Total No. of Files: 2
Specifics: I will provide you the Word files (attached).
The text will not proofed, so please be sure that the final translation matches the pdf (including translation of all
headers/footers, watermarks, stamps & seals, etc.).
Please follow attached GUIDELI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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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좋네? 웬일? 감수 안 하고 바로 보낼 생각으로 나한테 보내온 거다. 이러면 받지.
역시 소장이다(앞의 건과 같은 거냐 물었더니 아니란다). PDF인데 OCR까지 떠서 워드로 예쁘게 잡아왔다. 세그먼테이션에 약간 문제가 있으나... 뭐 찢어서 쓰면 된다. 예상대로 스마트캣에 에쁘게 들어온다.
자, 왜 이게 나한테 왔을까?
몇 번 까칠하게 일감 골라 받으니 저쪽에서 리스펙트 생긴다. 그쪽 번역가 앞에서 봤듯이 퀄리티 별루다. 그러나 조건 안 맞아 번역은 싼 사람한테 맡기고 나한테 감수시키려 했는데 안 한다니까. 이 건 급하기도 하고(이틀 줬다) 나한테 아에 다 던져버린 거라고 합리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그래서 어제는 그간 몸이 안 좋아서 일 받아놓고도 동시 번역하는 사람들한테 뺐기는 일 2천5백 단어 남았길래 마무리하고 오늘 끝내버렸다). 조그만 개인 기업 간의 소장이어서 내용 쉽다.
사실 이 와중에 여러 건 클라우드 에이전시 입찰 건 놓쳤다. 제 가격 고수해서이다. 그 와중에도 대략 15만원 집어 먹었다.
자, 억울하게 40원까지 밀린 실력자가 있다면... 이건 저가 포스트에딧의 수준이다. 올리시라, 가내 수공업 번역인데 55원으로 올리시라. 40% 증가다.
40원에 연간 1백만 단어 한다 치자. 많이 하는 거지만 4천만원이다.
55원으로 올리면 (60과 50을 적절히 섞어서) 약 72만 단어다.
물량은 1/4 이상이 줄어도 소득이 같다.
물론 물론 국내 상황은 잘 모르겠으니.그냥 항부로 말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지만...
특히 해외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람의 니드는 저마다 다르겠으나, 그래도 번역을 하겠다고 덤비는 사람이라면 50-60원(환율 1천원 기준으로, 쿠션이 필요하니) 사이를 마지노 선으로 잡고 줄을 타야 한다.
7월은 매우 바쁜 달이었다.
한 10년만 젊었어도 대박 달이 되었을 텐데... 월드컵 때 너무 달렸다. 6월의 분량도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그 많은 블로그 글(아마 번역 총 문건보다 많은 걸로 안다)을 올렸으니... 나중에 6월 정산하고서 꽤 놀랐다. 너무 달렸다.. 그래서 어슬어슬... 건강이 걱정될 정도였다. 아마 팔팔했다면 10만 단어 넘는 달이 되었을 거다. 원래 분기마다 1회 씩 10만 단어를 쳐줘야 1백만 단어가 가능하다. 그런데 체력상 못 했다. 월드컵 때 달려도 너무 달렸다. ㅋㅋㅋ
자, 앞의 6, 7월호 (1)에서 이어간다.
7월은 클라우드 에이전시가 혁혁한 공로를 세워줬다.
암호통화 덕분이었다.
위의 2번(저가 번역의 폐혜)과 관련하여 어제는 이런 일이 있었다.
언젠가 등록해뒀던 회사이고 옛날에 언젠가 한 번 일해주고 거의 잊었던 업체 하나가 있다. 무슨 연유에서인지 올해 초부터 간간이 의뢰가 들어온 회사다. 언젠가 번역 의뢰가 있었는데 가격이 맞지 않아 안 했다..사고 난 건이었고 1시간 봐주는 조건으로(혹시나 재번역 건질까해서) 그 품질이 저급스럽기 그지 없어(절대 그 상태로는 인쇄되어서는 안 될 번역물이었다). 간략하게 한 시간인가 리뷰해서 보냈고, 사실 재번역을 받았던 걸로 기억한다(두 페이지 브로셔였던 걸로 기억한다). 아무튼 원 번역자가 툴툴 거리길래(난 믿거나 말거나 관대한 편이다. 씹을 땐 심하게 씹지만, 나의 잣대는 FLUENCY, 글 솜씨 이게 아니라 오로지 이게 전체적으로 상업용 문건, 즉 인쇄할 수준이 되느냐이다), 아무튼 원 번역가가 잘못 쓰지 않았다고 툴툴거린다길래 난 모르겠으니 제3자한테 물어봐라고 상대도 안 했다. 아무튼 그 후로 간간이 언락해 와서 몇 십 달러짜리 두어 번 해줬다. 그런데 지난 10여일 간 한 여러 건의 의뢰가 들어왔다.
그 내용이 이 블로그에서 내가 주구장창 주장하는 번역가로서의 덕목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자위하는 만큼 그것으로 7월호를 손쉽께 때우자.
의뢰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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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ease be sure that all headers/footers, watermarks, stamps & seals, etc., are transla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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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dget: $280
흠 감수인데 단어 당 4센트다(제발 여러분 40원 받고 번역하지 마시라)
일단 내 취향에 감수 7천 단어 너무 많다. 내가 쓴 것도 복기 제대로 안하는데...
아무튼 $280의 "절대값"에 현혹돼 원문만 왔길래 번역문 보내달라고 해서 받았다. 훌러덩 대충해서 처리할 수 있나 본다. 그렇다면 횡재가 될 수도 있으니... 한 15초 정도 서너 페이지 본다. 대략 60페이지 된 것 같다. 보아하니 내가 본 부분은 아주 많이 고쳐 써야 하는 수준이다. 15초 정도 보면 대충 글 스타일과 번역가 수준 나온다.
이거 혹시 사고 난 거 아냐? 가뜩이나 체력 안 돼서 받은 일도 못하고 있는데 "아서라", "내 니아가 어때서?"가 아니리 "내 나이 때문에" 안 한다. 실은 무조건 안 했을 것이다. 과거 같았으면... 일감 넘치는데...
충분히 보지는 않았고 다른 번역가 욕은 안 하고 그냥 이렇게 써서 보냈다. '내가 일이 좀 바쁘고 손댈 부분이 많아서 안 하는 게 낫겠다"고 거절하였다. 크나큰 오역은 15초 사이 확인이 안 되었으나 단어 선택이 심히 부족저렴하였다. 요즘은 내가 2분 전에 번역했던 것도 기억 안 나서 CONCORDANCE에 의지하는 판이니... . 아무튼 당시 기억 나는 건 "기" 법원이 잔뜩 들어가 있었고 그 외에 틀리지는 않았으나 거슬리는 용어가 많았다. 어차피 월말까지 단어 깔아놓은 것도 제대로 못 집어먹는 터여서 "패싱".
의뢰건 2:
자 다음날 또 왔다. 어제 것은 못 했으니 이거 좀 해주겠나?
Word Count: 3172
Specifics: Please track your changes.
Spellings: XXXXXX
Budget: $100
일단 안 한다. 감수 안 한다. RATE는 감수 치고는 개값은 아니지만, 바쁘다. 피곤하다.
파일 열어 보지도 않았다. 지금 보니 무슨 임상시험 건이다. 안 받기를 잘했다. 나 긴 문건은 감수 안 한다고 회신했다.
외뢰건 3:
대략 하루이틀 지나서 또 들어온다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 Attached is an assignment for you to review.
Please let me know if you are available to translate.
If you’re available, I will send you the PO.
Languages: English into POLISH
Word Count: 71
Specifics: Old translation of similar is included in file for reference.
Spellings: XXXXXX
Budget: $35
간단하다. 한국어인지 확인하고 파일 받아 보고 이건 받아 먹는다. 한 시간도 안 걸린다. 아무리 실력이 없는 번역가라도 71단어인데 망쳐야 얼마나 망쳤겠을 것인가?
외뢰건 4:
드디어 제대로 원하던 건 나왔다.
Languages: English into Korean
Due Date: July 28, 2018 – 4:00 PM (Eastern Standard Time) or earlier, if possible.
Word Count: 2814 Total No. of Files: 2
Specifics: I will provide you the Word files (attached).
The text will not proofed, so please be sure that the final translation matches the pdf (including translation of all
headers/footers, watermarks, stamps & seals, etc.).
Please follow attached GUIDELINES.
Spellings: XXXXXX
Budget: $394
가격 좋네? 웬일? 감수 안 하고 바로 보낼 생각으로 나한테 보내온 거다. 이러면 받지.
역시 소장이다(앞의 건과 같은 거냐 물었더니 아니란다). PDF인데 OCR까지 떠서 워드로 예쁘게 잡아왔다. 세그먼테이션에 약간 문제가 있으나... 뭐 찢어서 쓰면 된다. 예상대로 스마트캣에 에쁘게 들어온다.
자, 왜 이게 나한테 왔을까?
몇 번 까칠하게 일감 골라 받으니 저쪽에서 리스펙트 생긴다. 그쪽 번역가 앞에서 봤듯이 퀄리티 별루다. 그러나 조건 안 맞아 번역은 싼 사람한테 맡기고 나한테 감수시키려 했는데 안 한다니까. 이 건 급하기도 하고(이틀 줬다) 나한테 아에 다 던져버린 거라고 합리적인 추정이 가능하다. 그래서 어제는 그간 몸이 안 좋아서 일 받아놓고도 동시 번역하는 사람들한테 뺐기는 일 2천5백 단어 남았길래 마무리하고 오늘 끝내버렸다). 조그만 개인 기업 간의 소장이어서 내용 쉽다.
사실 이 와중에 여러 건 클라우드 에이전시 입찰 건 놓쳤다. 제 가격 고수해서이다. 그 와중에도 대략 15만원 집어 먹었다.
자, 억울하게 40원까지 밀린 실력자가 있다면... 이건 저가 포스트에딧의 수준이다. 올리시라, 가내 수공업 번역인데 55원으로 올리시라. 40% 증가다.
40원에 연간 1백만 단어 한다 치자. 많이 하는 거지만 4천만원이다.
55원으로 올리면 (60과 50을 적절히 섞어서) 약 72만 단어다.
물량은 1/4 이상이 줄어도 소득이 같다.
물론 물론 국내 상황은 잘 모르겠으니.그냥 항부로 말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되지만...
특히 해외에서는 더욱 그렇다.
사람의 니드는 저마다 다르겠으나, 그래도 번역을 하겠다고 덤비는 사람이라면 50-60원(환율 1천원 기준으로, 쿠션이 필요하니) 사이를 마지노 선으로 잡고 줄을 타야 한다.